[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소비자들 사이에선 천연성분으로 세제 등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거나 천연 대체용품을 구매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화학제품을 거부하는 '노케미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관련 학계에서는 "안전과 건강 중심의 소비 트렌드와도 맞물려 천연제품 사용은 바람직하다"며 "천연제품을 직접 만드는 소비자 불편해소에 기업들이 나설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4일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따르면 최근 1~2주간 세제 등 생활용품 매출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1주 전 섬유탈취제 등은 20~30% 가량 매출이 떨어진 가운데 23일까지 2주간 베이킹소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0% 뛰었다. 

옥션에서도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매출이 125% 늘었다. 

설거지나 과일씻기에 세정제나 표백제 대신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사용하거나 얼룩제거에 과탄산소다를 쓰는 등 '노케미족'이 확대되면서다. 

이들은 가습기 대신에 아예 천연 가습효과가 있는 식물을 들여놓고 제습제는 염화칼슘을 플라스틱 그릇에 넣어 직접 만든다. 향수나 방향제 대신 꽃을 사용하거나 아로마오일로 만든 탈취제를 사용하는 식이다. 

노케미족이 늘면서 천연 및 친환경제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매장도 생겼다. 옥션에서도 10~23일 천연, 친환경주방세제(50%)도 늘고 특히 유아용 친환경세제는 184%나 증가했다. 

옥시 등 살균제 사태에서 비껴나 있는 세제 업계 한 제조사는 "분명한 것은 저희 제조사들이 지금 옥시 등에 대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매출 하락 등으로 세제 등 관련 시장은 고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천연용품을 만들어쓴다거나 저희 제조사들이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천연성분을 사용하는 것은 기존 추세였다"며 "향후엔 일부였던 프리미엄 친환경 제품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천연제품 사용 확대에 대해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대응 가운데 옥시제품을 '안 쓰는' 불매운동과 보상강화 등 법안 마련이 기업에 대한 징벌적인 차원이라면 천연제품 사용 움직임은 화학제품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건강과 안전에 기반한 소비는 최근 트렌드다. 화학제품 구매가 덜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천연성분 제품을 만들어쓰거나 천연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이번을 계기로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드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기업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업은 구매가 저조한 화학제품 대신 새로운 천연제품과 친환경제품 개발로 빠르게 대응하며 나서게 될 것"이라며 "제품 검사단계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믿고 쓸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의 기반을 닦고 정부 부처도 하나의 제품에도 안전관리에 철저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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