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의 T.O.P 水다방] 작곡가 김형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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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의 T.O.P 水다방] 작곡가 김형석 ①
“ 요즘 TV프로그램들을 보면 물려받은 것을 재조명하고 재탄생시키는 것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해요.”
  • 김태희 기자
  • 승인 2016.05.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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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미를 장식했던 한 드라마의 흥행은 추억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체온을 대중이 얼마나 그리워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준 것은 아니었을까? 드라마 방영이후 감각적인 최신 곡들을 밀어내고 노래방에서 10대들의 마음까지 점령해버린 드라마 OST 속 많은 옛 노래들이 그 증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1988년을 그리워하는 것만큼 20년 후엔 2016년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 그 때만큼 그리워할 사람냄새가 남아있을까? 오랜 시간 최고의 자리에서 대중을 울리고 웃게 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그 자리를 지킬만한 자타공인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만나 그 해답을 찾아본다.

Talk? Talk!

 

 

“<슈가맨> <응답하라 1988> 등 요즘 프로그램들을 보면 물려받은 것을 재조명하고 재탄생시키는 것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해요.“

“기술적인 것을 뛰어넘어야 해요 그래야 자기 목소리를 찾을 수 있죠“

 

 

 

 

김형석은?
1989년 인순이의 <이별연습>으로 가요계에 작곡가로 데뷔. 김건모<첫인상>, <아름다운 이별>, 박정현의 <편지할게요>,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 성시경의 <처음처럼>, 신승훈의 <I Believe>, 임창정의 <결혼해줘>, <늑대와 함께 춤을>, 등 1000여곡의 많은 곡들을 작곡했다.
더 와닿게 말한다면 2011년 저작권료 1위를 차지, 음악 외에도 케이노트뮤직아카데미 대표, 케이튠이앤엠코리아 대표, 한국예술원 학장 등의 자리에서도 능력을 발하는 열정적이다. 모두가 어려운 땅으로 여기는 중국과의 합작프로그램을 성공시킨 집념의 사나이기도 한 그는 <복면가왕> 등 방송활동으로 ‘치킨할배’ 등의 별명을 얻으며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반면 최근 <노래의 탄생>을 통해서는 천재 작곡가의 역량을 과시하며 ‘역시 김형석’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등 예상불가한 매력을 지녔다. 

Q: 요즘 푹 빠진 방송이 있으시죠?
A: <노래의 탄생> 말씀하시는 거죠? 네 정말 그래요. 지금까지는 공연이 가장 즐거운 놀이터였다면 <노래의 탄생> 정말 공연이랑 누가 1등일까 고민할 만큼 재밌어요. 방송이 이렇기만 하면 방송 울렁증도 잊고 지낼 것 같아요.  

Q: 45분만에 음악을 완성시킨다는 게 보통 긴장되는 일이 아닐 것 같은데요..
A: 바빠서 평소 긴 시간 만나지 못하는 음악 동료들이랑 만나 얘기하는 것부터가 소풍이죠 뭐. 그야말로 음악은 저절로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듯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 있어야 재밌죠. (웃음)

Q: 요즘 만들어지는 방송들을 보면 새로운 시도들이 참 많이 느껴지는데 예전 방송과 비교해볼 때 어떠세요?   
A: 개인적으로 JTBC, tvN 등에서 하는 프로그램들 참 좋아해요. <노래의 탄생>도 그렇고 참신한 젊은 피디들의 시도가 좋은 것 같아요.
<응답하라 1988> 같은 경우 가족에 대한 소재가 깊게 들어갔죠. 레거시라고 하죠. 물려받는 것들에 대한 가치가 우리나라는 크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프로그램들을 보면 물려받는 것을 재조명하고 재탄생시키는 것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해요. 예전에 있는 것을 단절시키고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던 예전 방송에 비해 <슈가맨>도 그렇고 <응답하라 1988>도 그렇고 참 보기 좋습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만든 모든 위대한 것 중에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없다.
어제의 부족한 모습에 오늘의 노력과 새로움이 더해져 박수 받을 것이 탄생하고 그렇게 탄생한 것은 오늘을 빛나고 다시 내일에 올 스타의 롤 모델이 된다. 

Q: 즐거웠던 일이 3월에도 있으셨죠? ‘With Friend' 공연은 어떠셨나요?
A: 역시 즐거웠죠. 음악자체 행위도 즐겁고 관객과의 호흡도 큰 동기부여가 되고 힘이 되죠. 같이 모여 공연하면서 ‘아 예전에 우리 이랬었지...’ 만감이 교차했어요. 1년에 1번씩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해야겠다 다짐 했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너무 피아노 연습을 안했구나 반성도 했어요. (웃음)  

Q: 관객들에게 가장 호응이 좋았던 가수를 꼽으라면?
A: 누구보다 라이브에서 빛나는 사람은 김조한씨죠. 라이브에 최적화된 가수예요. 잼, 에드립, 비트박스... 아이디어가 넘치죠. 연습 없이도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어찌보면 연주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아닐까 싶어요.
나윤권씨는 절제된 보컬로 정말 질리지 않는 매력에 좋아해주셨구요. 김광진씨는 천진난만한 노래스타일이 매력이죠. 왜 그런 사람이 슬픈 노래를 부르면 더 슬프잖아요. 
대부분 30~40대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관객의 입장에서는 노래를 듣고 따라부르며 그 시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좋지 않았나 싶어요. 함께한 가수들을 모두 좋아해주셨어요.

Q: 어느 분이 제일 즐거우셨을까요?
A: 제가 제일 즐거웠을 것 같아요. 사실 색깔이 전혀 다른 감성의 가수세분을 한 자리에 모시고 피아노 앞에서 그 감성들을 넘나들며 정말 재밌었어요. 가수들은 무대에 설 일도 많지만 전 작곡가니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관객들과의 호흡도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Q: 베테랑들은 공연을 위해 얼마나 연습 하나요? 
A: 사실 노래를 밥 먹고 세수하듯 그렇게 음악이 생활에 밴 친구들이라 가수들이 맞춰보는 건 3~4회 정도면 충분하구요. 밴드연습은 4~5일 정도 하죠.

Q: 공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2002년, 2006년 이후 10년만인 건가요?
A: 사실 전주세계소리축제 때마다 매년 공연을 해왔어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우리나라에서 3위안에 드는 큰 페스티벌인데 제가 집행위원장을 하면서 양악밴드에 국악, 해금 대금 장고 꽹과리 등을 담아 판소리공연을 좀 쉽게 대중화해서 가보자 했죠. 박칼린씨와 함께 퓨전으로 대중적 재미를 주면서 3년을 흥행에 성공했죠. 우리가 맡아서 할 때 적자도 안 났었고 의미 있었어요.

Q: 2002년 <With Friend>의 Friend는 누구였나요?
A: 김조한 박진영 성시경 임창정 씨였어요.
Q: 2006년 때는요?
A: 박정현 나윤권 성시경 김조한 씨였네요.

Q: 미래의 Friend로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이 있나요?
A: <복면가왕>을 1년 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아이돌 친구들이 그렇게 노래 잘 하는지 몰랐어요. 루나, 산들, 첸 등등 떠오르는 친구들이 너무 많은데요 그 친구들이랑 함께 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Q: 예전엔 사실 녹음실에서 가수가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전등을 꺼주는 정도가 다였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할까요? 
A: 진화되었다고 봐야죠. 요즘은 가수들이 어리지만 자기 매력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교육을 받고 프로덕션 시스템이 세분화 되어 있어서 전략적으로 매력을 잘 파악하고 분석해서 가수에게 알려주죠. 

Q: 전략적 분석과 교육이 좋은 보컬을 만든다는 말씀인가요? 
A: ‘쟤 실용음악 학원에서 배웠구나’하게 느껴지는 보컬이 싫죠. 
Q: 실용음악학원에서 배웠다는 게 어떤 의미죠?
A: 입시위주의 테크니컬한 거죠. 자기 색깔이 없는 보컬이요. 기술적인 것을 뛰어넘어야 해요. 그럴 때 자기 목소리를 찾을 수 있죠. 
40억명이 있으면 40억개의 악기가 있는 거라 생각해요. 신체구조의 차이를 따라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장르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죠.   

Q: 가수 색깔이 이렇게 다르다면 이 노래 이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있으시겠어요?
A: 글쎄요. <아름다운 이별>을 김건모씨가 원래 불렀죠. 그리고 복면가왕에서 거미씨가 불렀었구요. 그리고 케이팝스타에서 이시은이란 어린 친구가 부르는 걸 봤죠. 뭐랄까 거미는 너무 슬프고 너무 잘 불러줬고 이시은양의 보이스로 듣는 <아름다운 이별>은 때 묻지 않고 담담한 게 전혀 다른 감동이었어요. 좋았죠. <늦은 후회>나 <그대 내게 다시>도 리메이크 된 노래들인데 <복면가왕>에서 만났던 젊은 친구들이 불러주면 또 다른 새로움이 있을 것 같아요.

Q: 가장 김형석의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노래는 어떤 노랠까요?
A: 아무래도 초창기 작품이겠죠. 직업이 작곡가지만 내 곡을 통해 그 가수가 히트가 되어야 하니까 그 가수에게 맞는 곡을 줄 수 밖에 없죠. 성시경에게 비가 부를 만한 노랠 줄 수 없는 거예요. 하지만 초창기 가수를 정하지 않고 내 맘대로 쓴 곡들이 있어요. <사랑이란 이유로>나 얼마전 다비치 해리양이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너에게> 그리고 <그대 내게 다시> 등이 제 감성이 가장 많이 녹아있는 것 같아요.

Q: 작품이 워낙 많으시다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곡도 있으실 것 같아요. 
A: 신승훈씨 노래 중에 <나처럼>이란 노래가 있어요. 그 곡이 떠오르네요. 개인적으로 그 노래를 써놓고 참 뿌듯해했죠.

Q: 아내분은 김형석씨의 어떤 노래를 제일 좋아하시나요?
A: 감성적인 발라드를 좋아해요. 그런데 제 노래보다는 김광진씨의 편지를 제일 좋아해요. 아쉽게도 그 다음으로 제 노래 <아름다운 이별>을 좋아해요. (웃음)

Q: 의외네요. 제 생각엔 지난 공연도 팬의 마음으로 보시지 않았을까 했거든요. 어떠셨어요? 사모님이 공연 보러 오셨죠?  
A: 넬슨만델라도 결국 인권운동하고 몇 십 년 감옥생활 후 이혼했다면서요.(웃음)
공연 보면서 아마 저 인간 아침도 안 먹고 나갔는데 배 안고픈가 했겠죠. (웃음)

Q: 아내분과는 함께 하시는 시간이 좀 있으세요?
A: 주말에는 되도록 함께 있으려고 해요. 특히 딸아이가 있는 요즘은 함께 보내는 주말이 더 행복하게 느껴져요. 아내와 내가 사랑할 같은 대상이 있다는 건 축복이죠.
Q: 아내분이 워낙 미인이시라 주위 부러움 많이 사시죠?
A: 네 그렇기도 한데 사실 전 아내를 보면 걱정이예요. 날이 갈수록 더 마르는 것 같아서요. 탄수화물을 잘 안먹어서 그런 것도 같고 게다가 육아가 힘들어서 더 마르는 것도 같아요.  

Q: 어떻게 육아에 도움을 주신 편인가요?
A: 남편이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나요? 기저귀 갈아주는 일 정도? 지금은 아니지만 기저귀는 많이 갈아줬죠. 

Q: 아기가 몇 살이죠?
A: 5살이요.
Q: 정말 사랑스러우시겠어요?
A: 자고 있으면 깨우고 싶고 깨어있으면 재우고 싶고 그래요.(웃음)
Q: 아빠랑 뭐하며 노는 걸 제일 좋아해요?
A: 피아노 치면서 작곡 놀이를 하죠.
Q: 함께 만든 곡이 있다면?
A: 응가하자 응가송이요. (웃음)

Q: 따님도 음악에 소질이 있나요?
A: 확실히 소리를 좋아해요. 환경이 그러니까. 환경이 중요하잖아요. 알게 모르게
Q: 혹시 김형석씨도 따님과 같은 환경에서 자라셨나요?
A: 네. 아버지가 음악선생님이셨고 어머니가 피아노 학원 원장님이셨어요. 매일 피아노 소리 듣고 일어나고 피아노 소리 듣고 잠 들었죠. 우리 아이도 결국 음악 할 것 같아요. 억지로 시킬 생각은 없지만요.

Q: 굉장히 가정적이시네요. 자신 있는 집안일도 한두 가지 있으실 것 같아요?
A: 어지르기? (웃음)
Q: 김형석씨를 아내분이 정말 사랑하시나 봐요?
A: 어쩌다 어지르면 콘셉트지만 계속 어지르면 스타일이 되죠. 스타일이 되고나니까 용서하더라구요.  

Q: 아이가 생기고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A: 아이가 아플 때 눈물 나던데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그리고 끔찍한 사고를 못 보겠어요. 특히 세월호 사건은 엄청난 트라우마였어요. 정말 추모 연주곡을 쓰지 않을 수 없었죠. 
그리고 또 한가지 달라진 점은 지금까지 호기심으로 했던 일들에 비즈니스 마인드가 생겼다는 거예요. 

Q: 호기심으로 했던 일들이라면?
A: 제가 해왔던 음악 이외의 모든 일들이죠. 음반 제작도 그랬고 전주세계소리축제도 그랬고 중국도 호기심 때문에 갔죠. 거기엔 뭐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데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돌아보면 작가로서의 호기심은 꽤 많았는데 사업가로서의 욕망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뒤로 중국일을 해내더라구요. 호기심에서 그치지 않고 사업을 사업으로 보게 된 거죠. 예전같으면 술 마시고 “나는 곡 쓸래.”하면서 사업을 놔버렸을 텐데 말이죠.

Q: 36살 당시에도 김형석씨는 노래빼고 음악관련 방송이나 사업 등등을 다 한다고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36살의 김형석을 열정적으로 만들었던 힘도 역시 호기심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A: 네. 호기심이 저를 작가로 살게 했고 지금까지의 저를 있게 해준 힘 같아요.

사사로운 호기심은 특별한 것을 보게 하고 예상치 못한 것을 경험하게 한다.
호기심이 바로 나를 나이게 했던 힘이라 말하는 작곡가 김형석은 오늘도 소년의 호기심으로 이 세상을 사랑하고 노래한다.  

Q: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나가려면 스트레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세요?
A: 일주일에 한두 번 술을 마셔요. 어제도 많이 마셨네요. 음악도 많이 듣는데 가장 확실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아이와 노는 거죠. 그건 무아지경의 가장 큰 기쁨이죠. 

Q: 지금까지 ‘김형석’이 대중에게 준 것은 무엇일까요?
A: 발라드 감성이 아닐까요? (웃음)

수많은 경험과 열륜에 무뎌진 감성의 날을 세워주는 것이 음악이고 사랑이다.
그래서 한 번도 어른이 된 적 없는 사람처럼 단 한 번도 상처 받아본 적 없던 것처럼 사랑은 음악은 우리를 울게 한다. 아이가 되게 한다.  

기획/글 김태희
고려대 언론대학원 방송전공 석사.
1995년 ‘페이지’ 객원싱어. 
1993년부터 작사가로 활동. 김종국<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 주영훈<노을의 연가> 포지션<BLUE DAY> 박효신<메아리> 등의 가요와 <여우와 솜사탕> <장희빈> <히어로> <역전의 여왕> <태양을 삼켜라>등의 드라마 OST 350여곡 작사. 
현재 국민대콘서바토리와 서울문화예술대학, 한국 예술원,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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