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BMW 'i3' <사진=BMW>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전기차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테슬라가 2017년 출시 예정인 ‘모델3’를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대중화’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다수의 전기차가 시판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델3가 사전 예약 40만건을 넘어서며 관심을 끈 이유는 가격, 주행거리,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모델3는 약 4000만~6900만원대의 차량가에 1회 충전 주행거리 346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 6초의 성능을 갖추고 출시될 예정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를 예고하면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국내 배터리 생산 업체들도 시장 선점에 잰걸음을 시작했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 ‘기가 팩토리’를 구축하는 등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GM, BMW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어 향후 급성장할 시장을 두고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활발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55억달러에서 2020년 183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품이며 그 용량과 집적도에 따라 최대 주행거리가 결정된다. 동시에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가장 큰 부분도 배터리다. 완성차의 공기역학과 동력 전달 효율 등도 중요하지만 배터리 성능이 가장 결정적인 것이다.

즉 배터리 공급 업체는 보다 싼 가격에 가볍고 부피가 작으면서도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기존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전기차들은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120~150km 수준에 머물고 있어 테슬라 모델3 이상의 주행거리 확보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시장을 가장 빠르게 선점하고 있는 LG화학은 GM, 르노 등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GM에서 올해 말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전기차 ‘볼트’는 1회 충전 최대주행거리가 321km에 달한다.

역시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도 동일 배터리 공간에 에너지 저장 용량을 늘린 배터리로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 130km 수준이던 최대 주행거리를 250km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LG화학은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삼성SDI도 ‘배수의 진’을 치고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화학 부문을 매각하고 전기차 배터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SDI는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급속충전 셀, 표준형 모듈, 원통형 셀 등을 전시하고 기술력을 뽐냈다.

삼성SDI는 특히 테슬라 모델3에 적용된 원통형 배터리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3에 적용된 배터리는 소형 원통형 배터리 7000개를 엮은 구조로 삼성SDI는 기존 18650 셀보다 에너지 용량을 최대 35%까지 늘린 21700 셀 배터리를 선보였다.

또 삼성과 협력관계를 이어온 BMW의 전기차 ‘i3’ 신모델은 업그레이드 된 삼성SDI의 배터리를 적용하고 기존 190km 수준이던 최대 주행거리를 유럽 복합연비 기준 300km까지 높인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총 3조원을 투자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다임러 그룹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지난해 연산 1만5000대에서 3만대 규모로 2배 늘린 데 이어 4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폭발·발화 등을 방지해 전지 안전성과 성능을 높이는 리튬이온전지분리막(이하 분리막) 사업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습식 분리막 세계 시장에서 일본 아사히카세이에 이은 2위 업체다.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로 급격히 떠오르는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두 일본을 따라잡고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면 향후 10년 이상의 성장 기반 확보도 무리가 아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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