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사진=크라이슬러>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IT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차로 태어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오랜 기간 자율주행차 개발에 역량을 쏟아온 구글이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와 손을 잡았으며 애플, 테슬라, 바이두 등도 자율주행차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자동차’로 일컬어지는 ‘스마트카’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말 그대로 자동차가 운전자를 보조해 부분 또는 전체적인 주행을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완성차 업계뿐 아닌 IT 업계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미래 사업의 하나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가장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200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실제 도로에서 240만km 이상을 주행하며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AI(인공지능) 기술 역량을 보유한 만큼 자율주행차에도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황인식·대처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3일 구글은 이 같은 기술력을 FCA의 2017년형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에 적용해 올 연말부터 100대의 무인차를 시험운행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소프트웨어가 크라이슬러의 완성차 하드웨어와 결합돼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가시화되는 것이다.

이 같은 IT-완성차 업계의 협업 구도 형성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양 진영 모두 핵심 미래 사업인 자율주행차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구글도 앞서 지난 1월 포드와 협력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IT 업계는 자사의 기술을 적용한 완성차 업계를 서드파티로 두고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려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막으려는 완성차 업계는 연합체 형성 또는 인수 등을 통해 IT 역량 내재화를 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은 자율주행을 위한 지도 기술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공동으로 노키아의 지도 서비스 ‘히어’를 인수했으며 올해 3월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계도 6개 부품사와 자율주행차 기술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기술 시장에서 구글 외에도 애플, 바이두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결국 완성차 업계도 IT기업들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T업계에서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은 최근 전 테슬라 차량엔지니어링 총괄을 영입하고 BMW, 아우디 등의 일부 차종 위탁생산을 해온 마그나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선보일 자율주행차 ‘애플카(가칭)’는 이미 관련 업계에서 미래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주자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한 애플의 강력한 상품 기획력이 자동차 시장에서도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관점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스페이스X로 우주 산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엘런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자율주행차 시장의 강력한 주자로 꼽힌다.

테슬라는 이미 자사의 차종에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자율주행이 가능한 대중교통 구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바이두도 BMW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BMW ‘3시리즈’ 개조 차량으로 30km 구간의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인 바 있다.

국내 IT업체 중에는 지난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부를 출범시킨 삼성전자가 자율주행 경쟁에 뛰어들 유력 주자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사업부는 아직 조직 구성과 방향 설정 단계에 있지만 최근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개발팀을 꾸리고 관련 연구인력 채용 등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삼성은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다수의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라이더’ 센서를 개발하는 미국 벤처기업 쿼너지에 45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차 구현에는 많은 기술·제도적 과제가 존재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이 같은 IT-완성차 업계의 이합집산을 통해 그 상용화 시점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의 본격 상용화 시점을 2020년 이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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