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2세대 퀀텀닷 'SUHD TV'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세계 TV 시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가운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양사의 제품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 선정 ‘톱(top) 10 TV’에 삼성전자가 4개, LG전자가 6개 제품을 올렸다. 공동 순위를 포함한 10위권 총 12개 제품 중 소니 2개 제품을 제외하면 양사 제품이 상위권을 ‘싹쓸이’ 한 것이다.

특히 1위도 삼성전자 ‘SUHD TV(UN65JS9500)’와 LG전자의 ‘OLED TV(65EF9500O)’가 공동으로 차지해 삼성과 LG의 양강 체제를 대변했다.

삼성전자가 2006년 이후 10년 연속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OLED TV를 앞세운 신(新)시장 개척에 여념이 없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양사의 대표 TV 제품이 전혀 다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SUHD TV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기반으로 LCD TV의 화질과 밝기를 극대화한 제품이며 LG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TV에 적용하고 있다.

양사의 TV가 전혀 다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경쟁력과 방향성에도 차이가 있다.

◆ ‘최고의 상품성’ 추구하는 ‘삼성 SUHD TV’

삼성전자 SUHD TV에 적용된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은 받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양자 특성을 활용해 기존 TV의 밝기와 색재현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적은 전력으로 높은 고휘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과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어 TV의 상품성을 높이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 같은 특징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제작한 초고화질 영상 표준인 1000nit 수준의 밝기를 구현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거실 등 밝은 환경에서 사용되는 TV 화면의 시인성을 높이며 사용기한이 5~10년 이상으로 긴 TV에 적합한 내구성을 제공한다.

또한 기존 LCD TV 공정에 추가적인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아 제조 단가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고화질을 구현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높지 않다는 점은 상품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부분이다.

OLED 방식 대비 ‘블랙’의 구현 성능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LED 백라이트를 섹션별로 완전히 끄는 등의 방식으로 OLED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한 명암비도 구현할 수 있다.

퀀텀닷 기술이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은 아니지만 유해물질인 카드뮴이 들어가지 않는 퀀텀닷 패널을 사용하는 제조사는 삼성전자뿐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술은 내구성과 가격 등을 포기하지 않은 채 화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편인 것이다.

즉 시장에서 상품의 기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우선시 하는 전략이며 추가적으로 자체 소프트웨어 OS(운영체제)인 ‘타이젠’ 등을 활용한 스마트 TV 기술 접목 등으로 상품 완성도를 날로 높여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차세대’ 시장 먼저 노리는 ‘LG OLED TV’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LG전자의 'OLED TV' <사진 제공=LG전자>

LG전자가 마케팅에 역량을 아낌없이 쏟고 있는 OLED TV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이 아닌 대형 디스플레이에 OLED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기술적 한계가 첫 번째 이유다.

LG전자는 이 같은 한계를 ‘화이트 OLED’라고 부르는 자체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OLED 소자로 색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흰 빛을 내도록 해 기존 LCD TV의 백라이트 역할을 하게 한 것이다. 색 구현은 기존과 같은 컬러필터를 통해 이뤄진다.

이 같은 이유로 LG전자의 OLED TV가 ‘온전한 OLED’ 방식은 아니라는 평가도 가능하지만 여전히 장점도 갖고 있다. 개별 화소를 완전히 끌 수 있는 OLED 방식의 특성상 ‘완전한 블랙’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같은 특성으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으며 또 OLED 방식의 빠른 반응속도 덕에 영상에 잔상이 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즉 삼성전자의 퀀텀닷 디스플레이가 선명한 색상과 밝은 화면을 내세운다면 OLED TV는 확실한 명암비와 왜곡이 적은 영상 구현이 가능한 제품인 것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만큼 아직 넘어서야 할 부분도 있다. 유기물 입자가 장시간 빛과 열에 노출될 경우 변질될 수 있는 수명 문제와 상대적으로 제조 단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지만 LG전자는 OLED TV야말로 차세대 TV 시장을 이끌 제품이라고 확신하는 모습이다. 몇 가지 기술적 한계가 해결된다면 OLED TV가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로써는 삼성전자의 퀀텀닷과 LG전자의 OLED 방식이 TV 시장을 당분간 양분하는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TV 화면 크기에 따라 대형에서 퀀텀닷이, 중형 이하에서 OLED가 경쟁력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이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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