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시간 30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오른쪽)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비전 2016'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고 ‘지능형 대화 플랫폼’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공상과학(SF) 소설 등에 종종 등장하는 소재로 ‘로봇 3원칙’이라는 개념이 있다. 1941년 SF 작가이자 과학 해설자로 유명했던 아이작 아시모프가 제시한 개념으로 영화 <아이, 로봇>에 등장하는 모든 로봇의 행동 양식을 관통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이 같은 영화 속 로봇 3원칙을 연상시키는 ‘인공지능(AI) 3대 원칙’이 등장했다.

최근 부적절한 언사로 논란이 된 인공지능 채팅 봇(bot) ‘테이’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가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Build) 2016’에서 제시한 원칙이다.

나델라의 3원칙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과 경험을 더 풍부하게 해야 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포용적이며 예의를 갖춰야 한다. 마치 인공지능에 소통이 가능한 ‘인격’이 부여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 같은 원칙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인간과 소통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인간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나델라는 이 자리에서 “모든 것에 지능을 불어넣겠다. 인공지능이 인간 언어를 이해하도록 훈련시켜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사용자와 기기가 인간의 언어를 기반으로 소통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지능화된 기술이 사람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지능형 대화 플랫폼(Conversations as a Platform)’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비서 서비스 ‘코타나(Cortana)’의 발전된 버전과 인간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지능봇’을 만들도록 고안된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툴킷 등을 소개했다.

나델라는 “지능형 대화 플랫폼을 통해 개발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피스 365’ 그리고 윈도우 플랫폼을 더 강력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리 마이어슨(Terry Myerson) 윈도우·디바이스그룹 수석 부사장은 “현재 윈도우 10이 구동되고 있는 기기는 2억7000만대에 이른다”며 “이번 신규 업데이트는 펜과 생체 인식, 음성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윈도우 10 디바이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한 ‘코타나 인텔리전스 스위트(Cortana Intelligence Suite)’에는 빅데이터, 기계학습, 인지, 분석을 비롯한 최신 연구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를 기반으로 개발자와 기업이 인간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앱 또는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지능봇·에이전트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프리뷰 버전으로 추가된 코타나 인텔리전스 스위트는 스스로 듣고, 말하고, 이행하고 통역하도록 해주는 지능형 API로 구성된 ‘마이크로소프트 코그니티브 서비스(Microsoft Cognitive Services)’와 SMS·오피스365·웹 등에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지능봇 개발 툴 ‘마이크로소프트 봇 프레임워크(Microsoft Bot Framework)’ 등 2가지 에디션으로 구성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 인텔리전스 스위트를 활용해 비즈니스와 삶의 방식에 나타날 변화도 선보였다. 난시 또는 시각 장애 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는 '비전 컴퓨팅' 기술이 구현된 인공지능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트프는 새로운 ‘스카이프 봇 포털’에 SDK, API, 워크플로우 등을 포함하는 ‘스카이프 봇 플랫폼’도 선보였다.

이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은 문자, 음성, 영상, 3D 반응형 캐릭터 등 스카이프의 다양한 소통 방식을 활용하는 봇 개발이 가능하며 개발된 ‘스카이프 봇’은 이날부터 전 세계 스카이프 사용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 같은 방향 설정은 최근 수년 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뤄진 IT업계의 경쟁이 이제 플랫폼과 기기의 장벽을 허물고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구글, 애플 등으로부터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복안으로 평가된다.

이날 나델라는 테이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인공지능에) 인간의 나쁜 면이 아닌 가장 좋은 면을 가르쳐야 한다”며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책임도 강조했다. 테이는 온라인 상에서 악의적인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접하고 학습해 이번 물의를 일으켰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코타나를 비롯해 ‘윈도우 잉크’, ‘윈도우 헬로우’, 게임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윈도우 10 빌드 등을 공개하고, 유니버셜 윈도우 플랫폼에서 홀로그램 구현이 가능한 ‘홀로렌즈 개발 에디션(Microsoft HoloLens Development Edition)’ 공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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