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5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뉴스투데이 이근하 기자] KT가 황창규 회장의 퇴진 등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는 새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으며, 오늘(25일) 열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제기된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 됐다.

KT는 25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4기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의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등이 상정됐고,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다만, 주총 개최 직전까지 제기됐던 잡음이 주총 현장에서 재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새노조 관계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근하 기자>

KT는 그동안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 ▲주주들의 불만 ▲KT새노동조합의 CEO 신임투표 주장 등 다양한 쟁점들을 안고 있었다. 

이에 올해 KT 주총에서도 황창규 회장에 대한 퇴진 시위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높았다.

앞서 새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금년 말 임기만료를 앞둔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고,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외에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CEO 신임투표는 KT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KT의 실태를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이 CEO 신임투표를 통해 황 회장의 지난 3년간 경영실적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새노조가 황창규 회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이근하 기자>

이날 새노조는 과거 경영진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할 인사가 사외이사를 계속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4년 4월8일 8304명의 대량명퇴가 단행됐는데, 그 시발점은 BIT 전산 개발 실패였다”면서 “차상균 사외이사는 서울대 공대 교수이자, ICT 전문가로서 그 누구보다 BIT라는 ICT 프로젝트에 대해 잘 알고 있음에도 전산프로그램 개발이 완전 펑크날 때까지 아무 역할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외이사가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경영적 책임을 지고 있는만큼 양심이 있다면 재선임을 스스로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대표이사는 차상균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요구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도 차상균 사외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KT연구개발센터 앞에 피켓들이 나열돼 있다. <사진=이근하 기자>

한편 이날 현장 분위기는 다소 소란스러웠다. 주총이 진행된 KT연구개발센터의 정문 앞에는 황 회장의 심판을 요구하는 피켓들이 나열돼 있었으며, 배치된 수 십명의 경찰병력은 새노조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총 현장을 빠져나오던 새노조 한 관계자는 “경찰이 무슨 사조직이냐”며 큰소리를 외치기도 했다.

배치된 경찰병력과 새노조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이근하 기자>

이번 주총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도 “새벽부터 직원과 주주들이 일제히 서서 ‘저요,저요’(동의한다) 외치는 모습은 흡사 평양인민대회당에서 물개박수 치는 모양이다”며 “가장 창조적이어야 하는 게 ICT 산업인데, 이 같은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어떻게 1등을 하겠다고 외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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