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엄정권 기자] 서울대로스쿨은 11일 장시정 주함부르크 총영사를 초빙, ‘독일과 한국의 경제모델, 비교와 과제’란 주제로 전문가 초청특강을 실시했다.

장시정 총영사는 법과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진행한 특강에서 함부르크 총영사로 재직하면서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독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의 생각을 전달하였다.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두번째 큰 도시이자 대표적 경제, 산업, 언론, 출판, 문화도시다.

장시정 주함부르크총영사

장 총영사는 “독일 경제의 성공배경은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정치와 행정,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실용주의 문화와 함께 느리지만 확실한 결과를 추구하는 독일의 산업전략을 들 수 있다”면서 “기업 간 협력 시스템이나 직업 활동과 연계성이 높은 대학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도 견인차가 되었다”고 말했다.

장 총영사는 또 “독일은 ‘재판소 신앙국가’ 로 불릴 정도로 법치주의가 발달되어 있고, 행정법이 발달한 프로이센의 영향으로 지금도 고위 공직자의 60%가 법대 출신(변호사)”이라면서 “이러한 독일의 법 제도는 라인식 독일경제 모델을 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밝혔다.

장 총영사는 “한국경제 모델은 제한적 경쟁시장의 선별적 도입으로 성공한 경우”라고 분석한 뒤 “30년간 연평균 8%의 경제성장을 일구어냈으나 1995년 WTO 가입과 이후 진행된 미국, 유럽연합(European Union)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함께 21세기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이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 총영사는 “작년 10월 OECD는 ‘Better Policies 한국편’에서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OECD 최상위국가에 근접하고 있으나, 생산성이 낮고 혁신과 경쟁이 더 필요하다는 권고를 하였다”고 소개한 뒤 “올해 1월 발표된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도 한국이 톱 국가로서 혁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 주었으나 낮은 생산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장시정 총영사는 1981년 제15회 외무고시로 외교부에 입부한 뒤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와 카타르 대사를 거쳐 현재 함부르크총영사로 재직 중이다.

다음은 장시정 총영사의 강연 ‘독일과 한국의 경제모델: 비교와 과제’의 초록이다.
 
발터 오이켄(Walter Eucken) 교수가 중심이 된 프라이부르크학파의 질서적 자유주의를 사상적 기반으로 하는 <라인식 독일경제모델>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알프레드 뮐러-아르막(Alfred Muller-Armack)교수에 의해 그 이론이 정립되었다. 1950년 대 루드비히 에르하르트(Ludwig Erhardt)가 경제장관으로 재직할 때 114%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면서 ‘모두를 위한 번영’의 꽃을 피웠다.

미래학자 예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유러피언 드림(European Dream)’을 통해 21세기적 도전에 맞서 신자유주의 모델보다 라인식 모델이 더 적합함을 설파하였다. 실제로 독일은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US-News and World Report)’사가 선정한 ‘최고 국가(Best Countries)’의 순위에서나 영국 BBC의 세계국가 이미지 평가에서도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이러한 독일모델의 성공배경은 우선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정치와 행정, 사회적으로는 실용주의적 문화와 함께 느리지만 확실한 결과를 추구하는 독일의 산업전략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전 산업 분야를 망라해 강력한 기업 간 협력시스템이나 직업 활동과의 연계성이 높은 대학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독일은 ‘재판소 신앙국가’ 로 불릴 정도로 법치주의가 발달되어 있다. 행정법이 발달한 프로이센의 영향으로 지금도 고위 공직자의 60%가 법대 출신(변호사)들이다. 이러한 독일의 법 제도는 라인식 독일경제 모델을 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반이다. 독일 법조계는 해외 진출 독일기업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외국 법률시장에서 독일법 원칙 수용확대 추진 등 법률 모델 경쟁도 준비 중이다.

한편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을 금융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하여 시행해온 한국경제 모델은 제한적 경쟁시장의 선별적 도입으로 성공한 경우다. 과거 60년대부터 30년간 연평균 8%의 경제성장으로 세계경제사에 한 획을 그었던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냈다. 그러나 1995년 WTO 가입과 이후 진행된 미국, 유럽연합(European Union) 등 주요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함께 21세기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이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작년 10월 OECD는 ‘Better Policies 한국편’에서 올해로 OECD 가입 2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OECD 최상위국가에 근접하고 있는 성과를 보여 주고 있으나, 생산성이 낮고 혁신과 경쟁이 더 필요하다는 권고를 하였다. 올해 1월 발표된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도 한국이 탑국가로서 혁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 주긴 했으나 낮은 생산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디지털리제이션(Digitalization)과 제4차 산업혁명 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며 ‘GAFA’ 와 같은 혁신기업들이 새로운 경제질서를 수립할 전망이다. 산업용 3-D 프린터의 실용화에 따라 설계도 한 장만으로도 시공을 초월한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의 저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교수는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으로부터 우리가 교훈을 얻기는 힘들다. 스티브 잡스는 독창적 아이디어로 불과 몇 년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었지만 우리의 롤 모델은 아니다. 우리는 천재가 아니고 가장 똑똑하지도 않다. 그러나 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한 분야에 집중해 끈기 있는 노력으로 세계화된 기업을 만든다”며  히든챔피언의 전략을 소개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은 한국기업들의 혁신과정에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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