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새해들어 은행권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화된 국내시장의 대안으로 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을 눈독들이는 것.

은행들이 해외 영업점이나 출장소 개점을 넘어선 ‘해외 지분투자’ 및 ‘현지 소매금융 강화’ 등 해외 사업 전략도 다양화 시키고 있다. 나아가 늘어나는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본점과의 연계 마케팅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중국 동남아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 은행권 수익기반에 기여한다는 의지를 보이는 양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해외진출이 돋보인다. 신한은행은 현재 19개 나라에 현지법인, 영업점, 출장소, 사무소 등 글로벌 네트워크가 무려 140개에 달한다. 지난해 초 16개국 70개였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1년새 2배 가량 늘린 셈이다.

신한은행은 2010년 이후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해당 지역별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와 센트라타마내셔널뱅크(CNB)를 인수해 올해안 BME와 CNB양행을 통합한 ‘신한인도네시아은행(가칭)’을 출범시킨다.

이미 진출한 베트남, 캄보디아 및 중국에 추가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두바이와 필리핀에도 새로운 채널을 만들었으며 멕시코에서도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현지영업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해외시장에서 전통적 성장 방식인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과 함께 고성장·고수익이 예상되는 이머징 시장과 장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한다.

신한은행은 회사내 전체 당기순이익 중 글로벌 부분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15%로 확대할 방침이다. 2010년 2.9%에 불과했던 신한은행의 해외수익 비중은 2014년 말 8.7%로 높아졌고 지난해 11월 말엔 약 11%대로 올라선 탓에 자신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 19개국 140개 채널로 1년 전의 3개국 71개 채널보다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며 "향후 핵심 전략시장 내에서 선도적 위치를 당성하고 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으로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신한은행의 해외사장 진출은 그룹 전체의 중장기 계획아래 나라별로 진출형태를 세분화 시키고 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구했다.

2007년 11월 캄보디아에 신한크메르은행을 설립해 IB기능과 홀 세일 뱅크 기능을 합쳐 커머셜 뱅킹의 역할을 더하는 복합점포를 운영했다. 현지인 대상의 리테일 뱅킹이 장기적으론 안정적인 수익을 주겠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당장의 수익은 기대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캄보디아는 공항,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각종 프로젝트금융 수요가 큰 만큼 IB와의 연계로 수익을 먼저 창출해 왔다.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부관계자는 “자통법 도입으로 은행의 비즈니스도 리테일, 투자업무 등 전문화·세분화 되는 만큼 해외 진출에 관련 사업을 연계시키는 등 현지 은행이 자체 수익을 내도록 주력한다. 특히,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본부 또는 영업점간 시너지 강화에 집중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신한은행은 2014년 연계 영업시 실적을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영업점 모두에 적용 평가 해 양쪽 모두에 평가 가점을 부여케 하는 제도를 운영중이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해외 거점을 500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전략아래 올해까지 300개 이상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17% 수준인 해외 수익 비중도 올해엔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

우리은행은 현재 18개국에 205개의 해외 영업망을 보유 중이다. 우리은행측은 "베트남,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법인신설 및 M&A로 네트워크 확대에 나서 기존의 지점 수만 늘리던 해외네트워크 전략과 차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와 함께 자회사인 우리카드도 동반 진출시키겠다는 것.

우리은행은 글로벌 핀테크 및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 구축해 현지화에 나서며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를위해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본부 및 영업점 간 연계영업 핵심성과지표(KPI) 점수를 상향시켰다. 해외 진출 기업이 현지에 위치한 우리은행 해외 네트워크와 거래 시 국내 본부 또는 지점도 거래 기업 본사와 거래를 추진케 하겠다는 것.

반대로 국내 지점 또는 본부가 얻은 정보를 해외 네트워크에 전달해 해외에 신규 진출한 기업의 자본 유치도 추진한다.

연계 영업으로 발생한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 등은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영업점 KPI에 각각 반영하며 연계 영업 점수도 별도 부여한다. 실제, 우리은행은 최근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기업과 호찌민지점의 거래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국내 본사와 은행 지점간 거래도 성사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연계 영업 시 과거엔 KPI 점수를 기업지점장과 해외 네트워크에만 부여했지만 올해부터 국내 일반 영업점에도 함께 부여해 금융 시장 포화로 국내 영업이 쉽지 않은 영업점들이 해외 네트워크와의 연계 영업으로 돌파구를 마련케 했다.

KEB하나은행은 진출하는 나라마다 진출 방식이나 영업 방식 등에서 획일화 대신 다양화를 선택했다. 철저히 투입자본대비 안정적 수익이 나는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진출한 탓이다.

먼저, 교포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경우, 철저히 미국에 국한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200만이 살고 있는 미국 이외에는 교포의 수가 많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교포 사회의 성장률 또한 크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방식 또한 다른 은행들처럼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방법보다 현지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분인수의 비율 역시 파트너십 활용을 위해 100% 인수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인도네시아 빈탕 마눙갈 은행 인수도 하나은행은 61% 지분만 인수해 현지 주주 20%, 국제투자공사(IFC) 19%의 지분비율로 현지 시장정보의 한계를 극복하고 파트너십도 활용하고 있다.

매니저 역시 인도네시아인을 현지에서 채용해 현지의 금융전문가들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영업토록 하는 철저한 ‘현지화’로 간다는 전략이다.

KEB하나은행 글로벌전략 관계자는 “라이센스를 확보한 만큼 네트워크 확장에 대한 제재가 없다”며 “선진화된 여신 심사 시스템과 체계를 도입해 하나은행만의 경영 스타일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5년 내에 지점망을 200여개 늘리고 자본금을 투자하는 등 총 130개의 은행 중 20위로 도약한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이관계자는 “당장 1~2년내 성과 내기보다 중장기적으로 투자자본대비 20%이상의 수익률을 계속 낼수있도록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데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KEB하나은행의 중국시장에서의 전략도 마찬가지다. KEB하나은행은 중국에 진출해 처음엔 낙후된 동북3성을 중심으로 조선족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했었다. 말이 통하는 조선족 대상의 리테일 영업에만 주력했던 것,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상해나 북경까지 영업력을 확대했다.

KEB하나은행은 헤외영업망을 총 24개국에 126개에 걸쳐 확보하고 있다. 현재 해외수익 비중은 20% 안팎이지만 오는 2025년에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중국 서부 내륙지역의 소액대출 시장과 인도, 캄보디아 등의 지역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MFI) 시장 진출 등을 모색중이다. 특히, 올해 해외 진출 강화를 선포하면서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본부 또는 영업점과의 시너지 강화에 힘쓰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2014년 연계 영업을 시작하면서 실적을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영업점 모두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며 “이로 인해 각 지점들도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해외 사업 이익 비중이 늘게 되면서 자연히 이익을 늘리기 위해 해외 네트워크 확대와 연계에 적극 관심을 가져 국내영업점이나 해외지점 모두 윈윈케 됐다”고 강조했다.

이들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KB국민은행도 올해부터 해외 영업망 확충에 적극 나설 태세다. 특히 기존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재정비에 나서며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등 메콩강 주변의 동남아 국가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것.

현재 KB국민은행은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1개 국가에 19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성숙단계에 이른 국내 은행산업을 고려할때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가 돼간다”며 “포화된 국내시장의 대체 수익원을 확보하고 고객의 해외금융수요를 충족해 안정적인 외화조달기반을 확보키 위해선 지속적인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B국민은행은 국내에서 경쟁력을 가진 인프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을 아시아 시장에서 선별적으로 참여해 해외 기업투자금융(CIB) 사업으로 확대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포화되면서 안정적 수익 기반이 시급한 은행권이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이들 은행들은 저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인재 채용 기반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주먹구구식 면에서 탈피해 저마다 투자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따져 나라·마다 각기 다른 전략으로 진출하는 양상을 보이는 게 특이하다”며 “은행권의 해외 진출나라는 비교적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미국 등 대동소이하지만 같은 나라에 진출했어도 주요 거점 지역과 영업 대상 고객면에선 현저히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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