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계좌이동제 3단계가 본격 가동됐다. 순이자마진 급감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시중은행들은 이 새로운 기회를 발판삼아 본격 고객잡기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6일 계좌이동제 3단계가 시행됐으며 내달 14일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출시가 시작돼 은행권 움직임이 분주하다.

계좌이동제의 시행으로 전국 은행의 영업점과 웹사이트에서 고객들이 간단히 주거래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됨에 따라 600조원이 넘는 자동이체 시장을 두고 '주거래 고객 잡기' 경쟁이 본격화됐다.

각 은행 창구나 인터넷뱅킹을 통해서도 주거래 은행 계좌에 딸려있는 자동이체 거래를 한 번에 다른 은행 계좌로 옮길 수 있게 된다.

또 월세나 친목회비 같은 송금 거래도 새롭게 서비스 대상에 포함 돼 고객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에 따라 연간 800조원에 달하는 은행권 자동이체 시장에 본격적인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예고되고 있다.

계좌이동서비스는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변경할 때 기존 계좌에 등록된 여러 자동이체 항목들을 새로운 계좌로 간편하게 옮겨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계좌이동서비스 전용 인터넷 사이트인 '페이인포(payinfo.or.kr)'에서 일부 업종의 자동납부 출금계좌 변경만 가능했다.

금융위는 계좌이동서비스의 원활한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1단계 서비스에서 자동납부 계좌의 조회·해지를 가능하게 했다.

이어 10월말부터는 2단계 서비스로 이동통신·보험·카드 3개 업종의 자동납부를 대상으로 한 출금계좌 변경 서비스만 부분적으로 시행했다.

1·2단계 계좌이동서비스가 사전 몸풀기 수준이었다면 3단계 서비스는 대규모 자금이동이 시작되는 본게임이 될 전망이다.

지난 26일부터는 서비스 채널과 계좌이동 항목 등이 대폭 확대됐다.

즉 기존 페이인포 뿐만 아니라 전국 은행 창구와 각 은행 인터넷뱅킹 등에서 서비스 신청을 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업체에 지급하는 자동납부 항목만 옮길 수 있었지만, 3단계부터는 적금·회비·월세와 같은 '자동송금' 내역에 대해서도 조회·해지·변경이 가능하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치 않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고객, 자동송금 변경을 원했던 고객 등이 3단계 서비스 시행을 계기로 몰려든다면 은행간 고객 쟁탈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부터는 이동통신·보험·카드 등 주요 업종 외에도 신문사·학원 등 모든 요금청구기관 약 7만개에 대한 자동납부 변경이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온라인 뿐 아니라 은행 창구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자동납부 외에 자동송금도 서비스 대상에 추가했다"며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은행간 계좌이동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본인명의로 개설된 모든 은행계좌를 조회·해지·잔고이전 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Account info)' 도입도 추진 중이다.

오는 6월 중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발표하고 4분기에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지난해 말 개인계좌 2억3000만개 중 1년 이상 사용되지 않았던 계좌는 무려 1억300만개에 달한다. 잔액 기준 14조3000억원 규모로 비활동성계좌에 성인 1명당 36만원을 넣어두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시행되면 국민들은 잊고 있던 계좌 내 자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미사용계좌가 금융사기에 악용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좌이동제를 신청하면 최대 5일 정도의 처리 시간이 필요하며 페이인포 사이트 뿐만 아니라 은행의 각 지점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부터 시작되는 3단계 계좌이동제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점과 궁금한 점에 대해 종합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계좌이동을 위해 은행을 방문할 경우, 이체를 희망하는 은행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A은행과 B은행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를 C은행으로 옮기려면 C은행을 방문하는 것이다. C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함과 동시에 변경신청도 가능하다.

인터넷뱅킹의 경우 26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며 모바일뱅킹의 경우 대구·씨티·수협·제주·전북은행 등에서는 제한된다. 이들 은행은 올해 중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 이용시간은 은행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페이인포 시간과 같다.

인터넷뱅킹에서 조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걸리는 시간은 영업일 기준 최대 5일이다.

자동이체 변경 신청 후 처리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동송금은 변경 신청 후 실시간으로, 자동납부는 변경신청일로 5영업일 이내에 처리결과 요청한 고객의 핸드폰으로 문자 통지된다.

자동납부는 고객이 카드나 보험사, 통신사 등에 서비스 이용요금을 정기적으로 이체하는 것을 뜻한다.

자동송금은 월세나 회비, 적금 등 고객이 타 계좌로 주기적인 이체를 설정한 것을 의미한다.

자동송금의 경우 제한될 수 있다.

이체주기가 1개월 이상인 자동송금은 출입금일 2영업일 이전부터 변경신청이 제한된다. 또 이체주기가 1개월 미만인 자동송금은 신청이로부터 2영업일까지는 출금이 되지 않는다.

이는 은행 간 정보교환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송금내역을 해지하거나 변경했을 경우 실시간 완료가 되기 때문에 취소는 불가능하다. 단 자동납부의 경우 신청 당일 오후 5시까지 취소가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에서 적금이나 대출을 이용할 경우 계좌를 바꾸면서 금리가 인하되거나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리 차이가 있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일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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