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주1회 연재로 쳤을때 월4회 지각이면 일반회사로치면 한달내내 지각하고 월급 9%징수로 끝난다는 건데 이게 과해? 때려치고 회사생활해봐야지 00에서 호이호이하니까 회사가 둘리인줄아나보네" 

"00이 심하다고 떠들기 전에 작가 니네들부터 똑바로 해라 그리고 인기좀 끌었다 싶으면 배가 불러가지고 어떤 작가는 10일에 한번 하는 연재를 한 달에 한 번꼴로 하고 맨날 힘들어 죽겠다는 후기만 주구장창 달아 놓고는 다른거 론칭 한거는 뭘로 설명할거냐 00도 저런 작가그따로우 할 거면 빨리 접어라"

최근 한 플랫폼에서 웹툰을 늦게 올린 작가들에게 지각료를 책정, 논란이 일자 이를 기사화한 글 밑에 달린 댓글들이다. 해당 웹툰 플랫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웹툰 소비자들의 댓글을 보면서 한참 고민을 했다. 과격하지만 이같은 댓글을 남긴 웹툰소비자들이 실제로 웹툰 발전에 일조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같은 댓글이 일부 웹툰 소비자들의 생각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웠다. 돈을 주고 웹툰을 사고 있는 소비자들이고 고객이기에 이들이 남긴 메시지는 프로를 꿈꾸는, 혹은 기존 작가들에게 준엄한 경계의 말이 될 것도 같다. 

특히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플랫폼이 아닌 웹툰 소비자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발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만화를 좋아하는 오타쿠'들이 만든 웹툰이 산업화되고 성숙시장으로 접어들면서 수익이 늘어나 생겨난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이같은 시각에서 봤을 때 지각료가 과하다 과하지 않다는 논란도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질문인 것 같다. 프로라면 당연히 시간을 맞춰야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패널티도 가능해 보인다. 

지각비 논란 및 작가 처우 문제 관련 논쟁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웹툰을 바라보는 또는 웹툰 작가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라는 분석이다. 

자신이 향유하고 즐기고 있는 웹툰이 웹툰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킬링타임용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웹툰 소비자라면 분명 이같은 불만의 토로는 정당하다.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가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체험을 토대로 위로 받고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 쓴 것이 웹툰이라고 생각한다면 위와 같은 댓글은 달기 힘들 것이다.

작품을 통해 감동을 받은 바 있었던 독자라면 자신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 준 작가에게 돈만 밝히는 XX라는 말로 웹툰 생산자를 비방하지 못할 것이다. 

'슬램덩크' '까치' 'H1' 'H2' 등 전설같은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로 한국 만화의 선봉장 웹툰의 주요 소비자들이 웹툰을 작품이 아닌 생산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잊을 수 없는, 가치 있는 작품은 작가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독자들의 적절한 개입과 관심만이 생산물을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원색적인 비판은 작가에게 시간에 맞춰 킬링타임용 제품을 찍어내라고 강요를 하고 있는 행위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같은 시스템이 '프로답게' 라는 수식어로 포장, 작가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느낌이다. 효율을 위한  시스템을 작가에게 강요하는 것이 작품의 완성도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플랫폼의 수익을 위해서 작가에게 작품의 완성도를 희생하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과연 제시간에 나오는 완성도가 낮은 작품과 조금 시간이 늦어도 완성도가 높아진 작품 중  독자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해부터 한국웹툰 해외진출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의 웹툰이 역사와 전통을 갖춘 영미권의 그래픽 노블과 일본 만화와 작품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아닌 독자로 웹툰 향유자들이 남아줘야 되지 않을까?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웹툰 작가를 작가로 대우하느냐, 웹툰 공장에서 일하는 공돌이로 치부하느냐는 일하는 작가 스스로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플랫폼에 생산물을 게시하느냐 작품을 게시하느냐는 각자의 플랫폼에게 달려 있는 선택인 셈이다. 이같은 태도의 차이는 결국 플랫폼의 발전과도 연관될 것으로 전망된다. 

웹툰산업은 좋은 작가들을 많이 확보해야만 발전 가능한 생산자 중심의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는 중개자인 플랫폼이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시장에서 웹툰 작가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웹툰 작가들에게 외면받은 플랫폼의 생명력이 길지 않을 것은 명백한 일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선봉에 서야 할 웹툰 플랫폼에서 작가와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것은 시한폭탄을 품고 전쟁터에 뛰어든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웹툰의 성숙한 발전을 위해서는 플랫폼과 작가, 그리고 독자들의 태도 변화가 요망되고 있는 시점이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