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보험사의 주총시즌이 3월 시작되면서 주총 개막을 앞두고, 연내 임기만료를 앞둔 보험사CEO들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을 앞두고 임기가 만료되는 보험사 CEO는 무려 8명에 이른다.

생명보험업계에선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사장을 비롯해 신한생명 이성락 사장, 하나생명 김인환 사장이 그 대상이며 손해보험쪽에선 현대해상 이철영·박찬종 대표를 필두로 한화손보 박윤식 사장, 흥국화재 조훈제 사장, 롯데손보 김현수사장등이 거론되고 있다.

생보업계선 3사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둔 만큼 이들 CEO들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반면 손보업계에선 CEO별로 사정이 다르다.

우선,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사장의 경우,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2015년 한해동안 1149억원이라는 순익을 달성해 전년대비 61.9%나 상승한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지난해 말 미래에셋생명의 3두 체제의 한축을 이뤘던 이상걸 대표가 퇴임할 당시 동반사퇴하지 않은 것도 하만덕 사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이다.

그동안, 하만덕 사장은 마케팅 부문을 세분화 하는 등 조직개편에 박차를 가해왔다. 기존 1개에 불과했던 마케팅 부문을 리테일영업, 방카슈랑스영업1‧2, 디지털비지니스, 연금마케팅, 경영혁신, 마케팅지원, 자산운용 부문 등으로 세분화해 의사결정 속도와 부문별로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성락 신한생명 대표이사<사진제공=신한생명>

신한생명 이성락 사장의 경우 지난 해 1002억원의 당기순이익(전년대비 24%↑)을 기록,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한 자구노력과 보장성 상품판매에 주력한 것이 실적으로 연결됐다.

신한생명은 지난 2월 4일 연면적 3만823㎡, 지상22층, 지하7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인 을지로2가에 소재한 '신한L타워'에 새로 입주했다.

지난 17일 열린 신사옥 입주식에서 신한생명 이성락 사장은 “신사옥은 조선시대 백성을 구휼하던 ‘혜민서’터 위에 건립된 만큼, 그 위대한 정신을 이어나가 보험 본연의 가치를 꽃피워 나가야 할 것이다”며, “가치경영 달성을 위해 함께 도전하고 새로운 장교동 시대를 열자”며 직원들과 새로운 의지를 다져 연임 전망을 밝게 했다.

하나생명 김인환 사장의 경우 그동안 하나생명 CEO들이 2년 임기를 마친 후 1년씩 연임을 했던 경우가 많다보니 1년 더 CEO직을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사장은 그동안 고비용 판매채널을 정리하는 등 하나생명의 체질개선을 통해 일정부분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손해보험업계선 임기만료를 앞둔 CEO들의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인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의 연임여부는 불투명해 지고있다.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의 경우 지난해 현대해상-하이카다이렉트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사장은 2007년부터 공동대표 3년, 자회사 이사회 의장(3년), 다시 대표이사 사장으로 3년 등 총 9년간 현대해상의 사령탑 역할을 맡아 왔다. 오히려 이점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다. 실적면에서도 전년대비 감소하고 있어 연임결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따른다. 무엇보다 지난해 경쟁사인 동부화재(7.9%증가)에 비해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0.2%증가)한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다만, 최근 실적이 대표이사직 유지의 절대적 변수로 작용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룹 내 역학관계와 경쟁자 등장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로선 이철영 사장의 연임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흥국화재의 조훈제 사장 역시 2015년말 실적 부진 등의 사유로 태광그룹으로부터 갑자기 해임통보를 받아 이미 사의를 표명한 만큼, 현재 흥국화재의 사장자리는 공석이다.

조 사장의 해임통보로 흥국화재는 10년간 8명의 전문경영인(CEO)이 교체된 불명예를 안고 있다. 흥국화재의 실적은 같은 계열사인 흥국생명과 비교했을 때 너무 많이 저조한 탓이다. 흥국생명은 201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643억원으로 전년동기(436억원) 대비 46.4% 급증했지만, 흥국화재는 2014년 345억원에서 2015년 162억원으로 1년새 반토막이 났다.

후임 사장으로는 문병천 현 흥국생명보험 부사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 부사장은 3월 주주총회 자리에서 사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이미 사임한 조훈제 대표까지 포함하면 흥국화재의 사장자리에는 지난 10년간 모두 8명이 거쳐 갔다. 흥국화재 수장자리의 평균임기는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흥국화재가 쌍용화재를 인수한 이후 초대 대표였던 오용일 전 태광그룹 부회장이 임기 1년 여만에 사임한데 이어 후임이었던 황서광 전 대표와 이종문 전 대표 모두 4개월 만에 중도 하차했다.

이후 김종연 전무가 한시적으로 대표를 맡다가 변종윤 전무가 흥국화재 대표 자리에 올랐으나, 2010년 6월 흥국생명으로 또 다시 자리를 옮겼다.

김용권 전 대표에 이어 2013년 6월부터 흥국화재를 이끌어 온 윤순구 전 대표도 임기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윤 전 대표의 후임이 조훈제 현 사장이었지만 그 역시 임기 1년 7개월여 만에 물러난 것이다.

최근 10년간 흥국화재 사장들 중 김용권 전 대표를 제외하곤 임기 2년을 넘긴 흥국화재 수장이 아무도 없는것으로 보험사 대표의 임기가 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흥국화재 사장 자리는 상당히 빈번히 교체되고 있다.

흥국화재와 마찬가지로 손해 보험업계내 단명 하는 CEO 자리로 손꼽히는 곳이 한화손해보험의 수장 자리다. 한화손보의 CEO 역시 지난 2009년부터 지난 4년간 네 번이나 교체됐다. 그만큼 한화손보의 수장 자리는 임기를 미처 채우지 못하고 단명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한화손해보험호의 현재 선장인 박윤식호는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 박윤식 대표는 오는 6월에 공식 임기를 마치는 데, 오히려 연임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재임 기간의 경영 성과가 좋아 한화손해보험 입장에서 늘 골칫덩이인 장기손해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된 것은 물론 수익성마저 대폭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물론, 박대표도 취임 첫해인 2013년 돌발 악재를 만나 경영 성적표가 좋지 못했다. 베스트리 재보험금 미지급 사태 등의 악재로 411억원의 당기순손실도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위기 뒤 기회’라고 강도 높은 경영혁신으로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박대표는 경영혁신차원에서 혁신 프로그램인 '웨이브(WAVE)'를 도입해 보장성 매출 강화와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 등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한화손보는 실적 개선에 효과를 보여 지난 2014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한데 이어 지난 2015년엔 깜짝 호실적까지 냈다. 취임이후, 중점과제로 제시한 혁신경영이 독보적인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순익이 958억원으로 전년 129억원대비 무려 644.7% 신장했다. 이런 탓에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의 유임이 유력시 되고있다.

롯데손보 김현수 사장도 유임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이 2014년 3월 김현수 사장 취임 후 하반기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간데 따른 것이다.  2015년 상반기 롯데손보의 당기순이익은 8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1회계연도 상반기(4~9월) 77억원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낸 것.

김 사장이 취임 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롯데손보가 고정지출 비용을 줄인 탓이다. 김 사장은 취임 후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사업비 절감에 적극 나섰던 것이다. 김 사장은 취임당시 “내실 경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소통 경영으로 회사의 '엑설런트 컴퍼니(Excellent Compan y) 2018'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는 속에서 연임에 무게를 둔 생보업계와 변화에 초점을 맞춘 손보업계의 각각의 수장들이 펼쳐나갈 위기극복 향연이 주목된다"며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 전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