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서비스가 대세다. O2O는 Online to Offline의 약어로 스마트폰 등을 통한 온라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하면 오프라인으로 이를 제공해주는 시스템을 칭하며, On-Demand(주문형) O2O 서비스인 음식배달, 콜택시, 숙박예약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산업 전반에서 O2O를 표방한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는데 대부분 가장 좋은 조건의 가격이나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해주는 역경매 방식이 대부분이다. 또한 비대면을 원하면서 전화도 귀찮은 소비자들에게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고, 불친절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만족시켜주기도 한다.

현재 국내 온라인 중고차 서비스는 광고 플랫폼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당 플랫폼에 중고차 딜러(판매자)가 판매차량(매물)을 광고하고, 소비자가 직접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해 거래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서비스 특성 상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매물의 질이 떨어지고, 사후관리가 어렵기 마련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신들은 통신판매중개자로서 판매 당사자가 아니므로, 차량상태와 거래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책임한계고지를 하고 있고, 이것이 당연시되어 왔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의 행위가 문제라는 것이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등에서 통용되는 이 고지는, 새상품이거나 소비자가 정보를 알 수 있는 중고상품(책, 음반 등)인 경우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중고차와 같이 규격화 표준화되어있지 않고 각각의 상태가 다른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물론 모든 플랫폼 사업자들이 소비자 피해를 막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판매자들의 광고 전후에 적절한 필터링 시스템과 모니터링이 필요한데,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허위매물 양산 등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허위, 미끼매물만으로 광고하는 곳은 논외로 하자.

그동안 국내에서 온라인을 연계한 중고차 서비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중고차 상품에 개입하고 책임지는 사업 모델은 성장하지 못했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존 판매자들과의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고, 그들과 상생하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가 심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고차 O2O 서비스는 기존의 온라인 중고차 광고 플랫폼 형태를 뛰어넘어, 말그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발전해야 한다. 단순히 최고가로 내차를 팔아줄 수 있고,내가 원하는 중고차 매물 광고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데 편리한 수준에 그친다면 아쉬울 것이다.

중고차 O2O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을 통해 중고차를 사고 팔 수 있는 시대를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직접 차를 보고 거래하는 것이 익숙한 우리 정서와 시장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마련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차 상품의 특성상 단순히 클릭만으로 상품이 배송되는 형태가 아닌, 정교한 온오프라인 프로세스 반영을 통해 상품을 책임지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테면 온라인에서 실존매물의 시세, 사고보험처리·소유권변경이력, 정비·리콜이력 등 판매자만 알수 있던 중고차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가감없이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차량진단평가, 품질보증, 환불제도 등을 통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로 연계해야 한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계약 출고 과정도 체계적이고 편리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 보험 등을 합리적으로 설계해주고 예치금 또는 대금 결제를 진행 할 수 있다. 원하는 옵션(가죽시트, 선루프, 타이어 교체 등)을 선택 적용할 수 있고, 이전등록을 마친 후 틴팅, 블랙박스, 하이패스가 달려 소비자의 집앞으로 탁송이 진행된다. 이 모든 과정은 소비자의 스마트폰 등 온라인을 통해 진행과정 확인이 가능하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올라잇카는 이와 같은 서비스를 근간으로 2014년 10월부터 운영 중이며, 1000건 이상의 중고차 거래 컨설팅을 무료로 진행해 왔다. 단순 중고차 광고가 아닌 내게 적합한 중고차를 분석하고 추천해 주길 바라는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중고차 O2O 서비스 주체는 중고차 시장 규모만 보고 뛰어든 투자유치 목적의 IT 사업아이템으로서의 접근이나, 매출액 볼륨을 높이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대기업 사례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중고차 산업을 이해하고 건전한 중고차 문화 발전의 소임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자금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레몬마켓'이라 불리는 중고차 시장의 본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T 기술력, 중고차 시장 상황에 적합한 전략과 온오프라인 마케팅 실행 등의 역량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동안 국내 중고차 시장 현실은 중고차 광고의 장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이 적절했는지 모른다. IT기술이 발달하고 소비자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진정한 O2O 서비스를 통해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는 날이 도래하기를 바란다.

가족, 연인과 함께 편하게 커피 한잔 하면서 아이패드로 중고차를 고르고, 나와 함께 할 애마를 집앞에서 만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짜릿하지 않은가.

올라잇카 오정민 대표

[오정민 대표 약력]
만 18세에 면허 취득 후 생애 첫차를 중고차로 구입하고, 대학시절 자동차 동호회회장을 지낸 자동차 마니아다. IT기업 기획팀, 자동차 전문기자, 중고차기업 SK엔카 전략기획팀장을 거쳐 현대캐피탈에서 자동차 금융 웹채널 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현대캐피탈 중고차 포털 오토인사이드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중고차에 프로파일링 기법을 도입한중고차 추천 매칭 App. 올라잇카를 운영 중이다. 한국중고자동차문화포럼 온라인분과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자동차영업 분야 개발위원이다. 중고차 관련 방송, 칼럼 등을 통해 소비자를 위한 정보제공과 컨설팅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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