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수 감소를 우려한 정부는 결혼 장려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독거노인 120만 시대에 돌입하는 등 혼자 늙어가는 남여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결혼 권하는 사회에서 홀로 늙어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이뉴스투데이는 홀로 늙어가는 외로운 남녀를 지원하고자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도움을 받아 고급진 연애스킬을 대방출한다.  

<이재목 연애 코치>

現 결혼정보회사 듀오 영업지원팀 팀장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만 잤다’등 총 3권의 연애 도서 저자

13년간 400여회 미팅 이벤트 기획 및 실시

다수 기업의 연애 강연 진행 및 만남 컨설팅 자문


필자의 직업은 정확하게 ‘매칭 파티플래너’다. 1대 1로 진행되는 소개팅이 아닌, 20대 20이나 100대 100과 같은 다수 간 만남을 기획하고 현장에서 진행까지 한다. 갈수록 1:1 만남보다 미팅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사람이 생겨난다. 
다수가 만나는 미팅은 ‘응답하라 1988년’ 시절에도 존재했고, 2016년 병신년에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왜 최근에서야 유독 미팅 이벤트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일까?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대화 주제 및 방식이 상황에 맞게끔 주어진다는 것에 있다.

소개팅 현장이다. 

남: 안녕하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여: (심드렁하게) 31살인데요
남: 주말에 뭐하세요
여: 그냥 친구들 만나고, 집에서 쉬는데요
남: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여: ...다요....
남: 영화 좋아하세요?
여: 네

(이쯤이 되면 슬슬 두 사람의 비극적 결말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남자)

남: 전공이 뭐예요?
여: 수학이요
남: 아 그럼 수학 잘하시겠네요?
여: 아니요 그냥 어쩔 수 없이 전공이니까 한 거예요.

실패다. 사람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궁금증 해소 또는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 이 외에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행기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여행사에 묻는 것은 상담원과의 친분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확인이다. 지하철 막차가 언제인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는 것 역시 같은 이치다. 하지만 소개팅에서의 질문은 궁금증 해소나 정보 확인보다도 상호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목적이 크다. 이런 목적에 있어, 위 대화의 건조한 질문은 상대방에게 피로함을 넘어 불쾌감을 주기 십상이다. 소개팅에서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이며, 상대방의 직업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사전조사의 미비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상호간의 관계형성을 위한 소개팅에서의 질문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숫자를 경계하라
우리는 참 숫자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몇 살이세요? 형제가 몇 명이에요? 건대입구 산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회사에 근무한지 얼마나 되세요? 영화는 일주일에 몇 편 보세요? 몇 시에 일어나세요? 소주는 몇 병 드세요? 아~맥주 드시는 군요 그럼 맥주는 몇 병 드세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보획득을 목적으로 한 질문에서는 숫자로 묻고, 숫자로 대답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소개팅의 경우 그러한 숫자가 주를 이루는 질문방식은 상당한 부담을 주기 마련이고, 이러한 압박이 계속될 경우 상대는 ‘호구조사’ 나왔냐는 말로 반격한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하지 말고, “오~상당히 동안이세요”라는 칭찬으로 시작하라. “키가 어떻게 되세요?” 묻지 말고, “실제 뵈니까 키가 상당히 크시네요”라는 말로 묻지도 않았는데 상대가 자신의 키를 먼저 대답하게끔 배려하라.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세요?”라는 직설적인 질문보다는 “조조영화와 좋아하세요?”라는 말로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이 아침형 인간인지 말할 수 있도록 하라. “연애 몇 번 해보셨어요?”라는 어리석은 질문 대신 “매력적인 스타일이라 주변에서 소개가 많았겠어요”라는 칭찬으로 상대방의 말하고자 하는 의욕을 불태워라.

두 번째, 질문의 장르를 줄여라
영화에 대한 질문이 끝나면 곧바로 음식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고, 또 상대가 답하자마자 취미를 묻는 경우가 많다. 단답형 질의응답식 대화는 질문할 거리의 부재로 곧 끊기기 마련이다. 진행을 잘하는 사회자의 경우 다수의 질문거리로 게스트를 대하는 것이 아닌,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세부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영화라는 주제가 나오면 최근에 본 영화, 좋아하는 영화, 배우, 감독, 추천 작품, 극장주변 맛집 등 스토리가 연관성 있게 이어지는, 말 그대로 ‘대화’를 하도록 해야 한다.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라는 하나의 질문을 가지고, 추천 맛집과 좋아하는 음식,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음식, 나만의 레시피 등 상호 연관성이 있는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로써 상대방이 장황하고 어수선하게 느낄 수 있는 정신사나움(?)을 방지할 수 있다.

세 번째, 상대의 답에 감사하라
상대방은 자신의 홍보를 위해 인터뷰에 응하는 연예인이나, 정당함에 대해 해명하려고 청문회에 나온 정부부처의 장관이 아니다. 상대에게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면 안 된다. 서로 가까워지기 위한 질문이기에 “무슨 음식 좋아하세요?”라는 물음에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최현석 쉐프가 만드는 파스타를 좋아합니다”라고 상대가 꼭 답할 의무는 없다. 

또 자신에 대한 질문에 상대가 빠르게 답했으면, 질문자는 이에 상당히 감사해 해야 한다. 이러한 때에는 “맞아. 맞아” 혹은 “오, 정말 그래요?”’라는 감탄 표현과 긍정적인 동조로 호감을 먼저 보이고 다음 대화를 이어가는 게 예의이고 매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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