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 후 어느덧 입춘이다. 올해는 중고차 시장의 선진화를 향한 순풍이 기대된다.

최근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정협의회를 열어 온라인 중고차 경매제도 도입을 통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공식적으로 중고차 시장 선진화 추진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온라인 자동차 경매업체도 오프라인 업체와 마찬가지로 일정 규모 이상의 매장과 사무실 등 각종 공간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불법업체로 규정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통과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로 인해 올해 초 온라인 중고차 경매 O2O 서비스 헤이딜러가 잠정 폐업을 선언하고,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반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여론이 생겨나게 된다. 헤이딜러는 스타트업 기업이지만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만큼, 투자사의 보호 정책과 위기대응 전략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와의 형평성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현행 법규로 정한 시설기준을 갖추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시간,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에 심각한 역차별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당정 발표가 있기 며칠 전 사전 토론회에서 온라인 전용 중고차 경매제도를 반대한 현장의 한숨소리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온라인 진입을 반대하고만 있을 것인가. 온라인을 통한 정보 취득과 거래행태는 이미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기득권 유지보다 소비자 중심의 장기적인 솔루션 제시다. 소비자 중심의 시스템 개발과 현장 운영을 통해 온,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고차 특성 상 온라인만으로 거래가 진행되기 어렵다. 정보 취득도 마찬가지다. 시세, 성능점검기록, 사고이력정보 등의 데이터도 오프라인으로부터 나온다. 또한 온라인 연계 없이 오프라인 단독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보다 큰 관점에서 서로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온라인 허위매물은 최근 중고차 피해 사례의 단골소재다. 오프라인 사업자의 온라인 진입 반대 이유기도 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올라잇카에서 소비자가 의뢰한 허위매물 판별 결과에 따르면, 10대 중 7대가 허위매물이었다. 판매 매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이 대부분이었다. 이 경우 자동차 등록원부나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의 소유권 변경이력, 시세 산정 데이터 등을 활용하면 대부분 필터링이 가능하다. 대다수중고차 사이트는 시스템 연동의 어려움, 수익 저하 영향 등으로 필터링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공익적인 차원으로 해당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지정 전문단체에서 시스템을 개발 배포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허위매물만 광고하는 일명 허위매물 사이트의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을 온라인 광고비로 투자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입게 된다.

허위매물 사이트는 포털사이트에 등록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 개입하거나 정부차원에서 유해사이트로 분류해 폐쇄시키고 운영자를 처벌하는 극단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업종의 경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의 경우 광고 중개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일정기간의 사과문 팝업 공지 등의 솜방망이 처벌로 그친다.

반대로 오프라인 사업자도 중고차 성능상태 미고지 등의 문제를 일으키거나 거래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행되는 경우 면허취소,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자동차 생산국가이자 IT 세계 제일의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 중고차 산업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무조건적인 해외사례 도입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우리 정서와 실정에 맞는 아이디어와 실행이 중요하며,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공익광고, 캠페인 등을 통한 근본적인 환기도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계몽,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정민 올라잇카 대표 auto@abccorp.co.kr

■오정민 대표 약력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 후 IT기업, 자동차 기자, SK엔카 전략기획팀장, 현대캐피탈 중고차 금융 연계 업무를 담당했다.

현대캐피탈 중고차 포털 오토인사이드 대표를 지냈으며, 한국중고자동차문화포럼 온라인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고차 관련 방송, 칼럼 등을 통해 소비자를 위한 정보제공 컨설팅에 힘쓰고 있다.

중고차에프로파일링 기법을 도입한, 중고차 추천 매칭 App. 올라잇카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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