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골프요령]스윙은 절반만해도 성공...몸은 따듯하게

[이뉴스투데이 안성찬 골프전문기자]클럽을 잡으면 손이 시리고, 잔설(殘雪)이 남아있지만 겨울골프는 나름대로 재미가 쏠쏠하다. 호주머니가 가벼운 골퍼가 즐거운 것은 그린피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또한 겨울철 라운드는 골프속성인 운칠기감(運七技三)이 아니라 운이 더 강한 것이 재미다.

그러나 아무리 겨울골프요령을 강조해도 막상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아이러니하게도 평상시와 똑같이 플레이한다는 것이다.

“그린이 톡톡 튀니까 볼을 그린 앞에 떨어뜨려서 나머지는 굴러가게 하라”고 침을 튀기면서 열을 내는 골퍼도 핀과 70야드 남겨보라. 핀을 향해 곧바로 쏜다. 그게 골프다.

그렇다하더라도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겨울골프요령’을 한번쯤 숙지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얘기다. 

∎골프웨어는 가벼운 옷으로 여러 개 껴 입는다.

겨울철 골프는 몸을 따듯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체온을 잘 유지해야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기온이 내려가면 뼈와 관절,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인체 내 열 생산보다 열 손실이 많을 때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몸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요즘에는 솜털처럼 가벼우면서도 열이 나는 옷이 많이 나와 있으니 이런 것을 먼저 이너웨어로 입으면 좋다. 여러 개의 얇은 옷을 아예 입고 출발한다. 그래야만 스윙하기가 더 편하다.
또한 핫 팩도 2개 정도 준비해 호주머니나 보온용 털장갑에 넣어둔다. 손이 따듯해야 스윙도 퍼팅도 잘 된다.

목을 보호하는 넥 워머도 필요하다. 귀는 물론 코와 입 등으로 들어오는 찬 기운을 한번 걸러주는 효과가 있다. 귀를 덮는 모자도 필수품이다.

라운드할 때는 카트에 웅크리고 앉아 있기보다는 몸을 움직여서 몸을 열나게 하는 것이 샷을 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골프장에 일찍 도착했다면 아예 온탕에서 30분쯤 몸을 뜨겁게 하고 나오는 것이 몸을 부드럽게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샷을 하기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은 충분히 한다. 워밍업이 그만큼 중요하다든 애기다.

∎컬러 볼을 준비하고 볼을 따뜻하게 하라

언제 눈발이 날리지 모르고 잔설이 있으니 컬러볼을 반드시 준비한다. 이전에 겨울용 오렌지 컬러 볼은 거리가 덜 나갔지만 최근 컬러 볼은 기술의 발달로 화이트 컬러 볼과 차이가 없다.

캘러웨이골프에서 로봇을 이용한 볼의 비거리에 대한 공기역학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32도에서 기온이 10도로 떨어지면 드라이버 샷의 비거리가 7야드 덜 나갔다. 기온이 5도 내려갈 때마다 비거리가 약 4야드씩 감소한다. 따라서 볼도 따듯하게 하면 거리 손해를 덜 본다.

카트에 타면 요즘에는 조그만 히터가 있다. 이 근처에 볼을 둔다. 혹은 핫 팩을 넣은 장갑에 볼을 미리 보관한다. 

자신에게 맞는 고무티를 준비한다. 드라이버 샷을 할 때 유용하다. 티잉 그라운드가 얼었을 경우를 대비해 골프장들은 흔히 쇠막대를 준비해 두지만, 땅을 뚫고 티를 꽂으면 균일한 티 높이 조절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디봇자국이나 발자국 벙커는 드롭한다.

골프는 건강과 재미를 위해서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겨울 골프는 골프룰보다 건강룰이 우선이다.

정규투어에서 비가 온 뒤 적용하는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s)’를 규칙을 활용한다. 젖은 페어웨이에 볼이 낙하해 볼에 흙이 묻거나 박히면 집어서 닦거나 손바닥 크기인 6인치 정도 이내에 드롭을 한다.

겨울 벙커는 모래가 얼어 있거나 발바닥 자국이 그대로 있을 가능성 많다. 또한 디봇 자리가 얼어 있을 수 있어 이 역시 드롭한다.

∎스윙은 절반(59%)만해도 된다.

겨울철 라운드는 여름철에 비해 체력소모가 증가한다. 따라서 운동량을 10-20% 줄이는 것이 좋다.기온이 뚝 떨어지면 스윙이 엉성해진다. 이 때문에 프로들의 대회는 겨울철에 하지 않는다.

다만, 아마추어 골퍼는 일단 추위를 먼저 받아들이고 플레이를 해야 즐겁다. 건강삼아, 놀이삼아 한다면 멋진 정통 스윙보다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스윙한다. 때로 스윙폭을 줄이고 팔만으로 해도 거리가 더 난다.

골프교습가들은 흔히 4분의 3 스윙을 하라고 한다. 드라이버나 우드는 땅이 얼어 있어 거리가 평소보다 더 나간다. 특히 내리막 홀에서는 자신의 생각보다 더 나가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웃 오브 바운스(OB)가 있는 쪽으로 볼이 날아가면 대부분 반드시 볼이 튀어 나간다.

아이언은 한 클럽 길게 잡돼, 그립은 조금 내려 잡는다. 그래야만 볼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땅이 얼어 있으면 찍어치기보다는 우드처럼 약간 쓸 듯이 샷을 한다. 자칫 뒤땅을 치면 부상위험이 있다.

∎코스공략이 관건이다.

운칠기삼이라면 코스를 잘 공략하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데 큰 공헌을 한다.
평소에도 티샷을 페어웨이로만 보내도 3~4타를 줄이는 게 쉽다. 겨울철은 더욱 더 그렇다. 물론 러프지역의 언덕으로 보내도 대부분 페어웨이로 내려오지만 그만큼 손해다. 이 때문에 코스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

그린이 얼어 튄다면 반드시 핀보다 앞쪽의 페어웨이에 떨어트려야 제대로 핀을 공략할 수 있다.

특히 그린주변에서는 어프로치는 대부분 100야드 이내. 이 때문에 피칭부터 등 로프트틀럽이 큰 클럽이 사용하게 된다. 볼을 당연히 뜨게 마련이고 볼을 더욱 더 크게 튀게 마련이다. 이것을 감안해 거리를 잘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린주변에서 샌드나 피팅 웨지클럽으로 띄워 치는 치핑보다는 8~9번, 혹은 퍼터로 가급적 굴리는 것이 스코어를 줄일 수 멋진 비결이다.

그린이 얼어 있으면 평소보다 잘 구르거나 덜 구르는 것이 명확해진다. 일단 첫 홀을 돌고 나서 퍼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한다.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 그린이 살짝 녹으면 물기로 인해 그린이 느리게 돼 평소보다 덜 구른다는 것을 감안한다. 때리기보다는 스크로크로 퍼팅을 하면 훨씬 퍼팅수가 줄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