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편도욱 기자] 미군전용 클럽등 용산 미군기지 70년의 생활풍경이 전시장에 나왔다. 

'주한미군 용산 기지 이전'을 다룬 다원예술 전시 '파크 히어(PARK HERE)전이 스페이스 오뉴월과 오뉴월 이주헌 두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명 'PARK HERE'는 외국 군대의 주둔지에서 도심 공원으로 교차되는 용산의 역사적 운명을 상기시키는 동음이의어 'PARK'에서 비롯됐다.

1945년 이래 미군이 관할해온 용산기지는 지난 2004년 체결된 '용산기지이전협정'으로 2017년까지 평택 이전을 앞두고 있다.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참전군인, 난민 등이 지닌 전쟁의 기억을 다룬 사진 작업을 해온 윤수연은 지난 1년간 총 20명의 참여자와 작가들과 함께 용산기지와 평택을 오가며 '용산기지이전 프로젝트(YRP)'를 중심으로 인터뷰 및 리서치 작업을 이끌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용산기지 내부의 풍경을 비롯해 2017년 이전을 앞둔 '세계 최대' 미군기지 평택 험프리스 이전 현장을 기록한 사진, 영상, 사운드,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원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용산기지 내 가정집, 사무실과 미군전용클럽 '프렌드리 게이트(Friendly Gate)의 바와 주크박스를 전시장에 재현하는 설치 작업은 기지 근무자, 미군 가족, 요리사, 밴드 연주자 등의 인터뷰 영상 및 사소한 수집물과 함께 용산기지의 생활사를 생생히 복원하고 있다.

용산에서 평택으로의 기지이전을 바라본 4명의 예술가들 시선도 선보인다. 김현규는 용산기지 이전의 종착지인 평택 미군 부지 앞에 펼쳐진 논과 담 너머 평택기지의 분주한 공사 현장을 중첩시켰고, 용산미군기지의 이전을 ‘분갈이’라는 상징적인 행위로서 화분을 들고 기지 주변을 맴돌다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오는 퍼포먼스와 해방촌에 살고 있는 작가 성의석이 매일 마주하는 해방촌 거리를 기록한 'HBC Wall', 이승연의 미니어처 조각품 'No Trespassing' 이 전시됐다. 

서울 한가운데 백만여 평에 이르는 용산미군기지는 100년 전 일본군의 영지(1904-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 주둔과 더 멀리 700년 전 몽고군의 점령은 생략하더라도)로 공식적인 소유권이 강제 양도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모든 권리를 이어받아 오늘날까지 주한미군의 기지로 출입제한구역이라는 타이틀과 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가이자 기획자인 윤수연씨는 "2004년 용산미군부지 한국 반환선언을 시작으로 2015년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실행에 이르기까지 용산기지이전 프로젝트는 여전히 ‘언젠가는 곧’을 전제로 한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면서 "기지이전과 용산공원조성 발표를 전후로 많은 연구와 비평들이 분분하였고 크고 작은 문화예술가와 단체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었다"고 밝혔다. 

윤씨는 "사진, 영상, 사운드, 조각, 설치, 퍼포먼스가 합쳐진 이번 전시는 1년여의 작업 기간 동안 축적된 자료들을 일차적으로 정리함과 동시에 향후 지속될 용산기지이전 프로젝트 기록연구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전시가 참여작가는 물론 계층을 초월한 관객들에게 용산기지가 함축하고 있는 다양한 층위의 역사, 사회, 문화 그리고 개인적 가치를 사유할 수 있는 능동적인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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