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올 겨울들어 은행권의 구조조정 된서리가 매섭다. 안정적 직장의 대명사인 은행권에도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

경기 침체와 기업 구조조정 심화에서 기인한 불똥이 은행권에도 튀고 있다. 은행 역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2016년도의 은행권에선 명예퇴직 확대로 이어질 예정인 것.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민은행을 비롯 신한, 우리 등 세 은행에서 명예 퇴직한 인원만 모두 1700명에 달한다. 명예퇴직 절차를 밟을 예정인 농협이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단행할 경우 주요 은행의 올 명예퇴직자만 2000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모두 1122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국민은행에는 모두 2만579명이 근무중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만 945명대비 366명 줄어든 것.

신한은행의 경우 300명이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떴다. 신한은행은 올3분기 기준 1만3570명이 근무케 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75명(1만3645명) 적어진 것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2014년 279명에 대해 이미 명예퇴직을 단행했다. 올해는 344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농협은행은 12월 말에 퇴직자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명퇴 희망자를 내보냈음에도 불구, 인력이 오히려 늘었다.

우리은행은 240명의 명예 퇴직자를 받았다. 하지만, 3분기 현재 근무자 수는 지난 2014년 9월 기준 1만4686명 대비 67명 늘어난 1만4753명이다.

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 행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퇴직자를 접수한다. 올 명예퇴직 규모는 2016년 3~4월께 확정한다.

은행권은 이같은 명예퇴직 증가를 요즘 직장인들이 연봉이 줄기 전 이직 하는 것이 새 직장과의 연봉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 낸다고 보는 탓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회사를 옮기는 것이 유행한 탓이라고 보고 있다.

뿐만아니라, 나이든 행원들이 마치 청년 일자리 창출을 막는 주범이라는 인식속에서 줄어드는 월급, 주변의 눈치 등을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 불편하게 남아있는 것 보다는 알아서 떠나주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정작, 명예퇴직 당사자들은 괴롭다. 한 은행 퇴직자는 "애들이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나가 봐야 요즘 같은 경제상황에 자영업도 쉽지 않다. 더 버티고 싶지만 강제로 떠미는 듯한 분위기라 할 수 없이 명예퇴직금을 받고 정리했다"며 "찬바람 부는 벌판에 나선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은행에선 이같은 구조조정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희망퇴직을 진행한 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을 수익성 악화나,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은행들, 이 와중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떠나가는 은행원들이라는 고정 관념으로만 볼게 아니다"며 "100세 시대에 은행권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상당하며, 이들 스스로 다른 인생의 길을 찾아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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