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심리적 마지선인 38달러가 무너진 가운데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리터(L)당 1449.66원을 기록 중이다.

[이뉴스투데이 박재붕 기자]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38달러마저 무너졌지만, 휘발유  등 국내 기름값은 찔끔 내리거나, 소비자들이 거의 체감할 수 없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급락세 속에서 재주는 기업들이 부리고, 이익은 정부가 챙겨, 저유가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정부’라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 기름 값의 60% 정도가 정부에서 걷는 세금이기 때문.

8일 업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배럴당 40.73달러로 마감했으며, 두바이유는 배럴당36.67달러로 마감했다. 모두 2009년 2월 이후 6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원유값은 지난 2009~2010년 70~80달러를 유지하다가 2011년에는 100달러를 돌파하며 ‘배럴당 100달러대 시대’가 3년 넘게 지속됐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올들어서는 40~50달러대를 유지하다 최근 급기야 40달러선마저 무너진 상태이다.

그러나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리터(L)당 1449.66원으로 전날대비 0.52원 내렸다.

작년 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98원이었다. 국제 유가는 40% 넘게 폭락했는데 국내 기름 값은 고작 14% 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주유소 상표별로 가장 값이 싼 곳은 리터당 1439.95원인 현대오일뱅크였다.

그 다음은 S-OIL로 리터당 1441.52원, GS칼텍스는 리터당 1457.77원, 가장 비싼 곳은 SK에너지로 리터당 1467.16원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유가하락이 기름 값 인하로 연결되길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이처럼 비정상적 가격형성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세금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름 값의 60% 정도가 세금이기 때문.

현재 정유사 보통휘발유 판매가격(리터당 1456.7)원 중 60.3%인 878.8원이 세금이다.

이 중 교통에너지환경세(529원), 교육세(79.3원), 주행세(137.5원) 등 유류세는 국제 유가 변동과 상관없이 거의 고정으로 정해져 있다.  

이 세금은 정유사들이 일괄적으로 내기 때문에 국민들은 체감할 수 없는 상태다. 나머지는 수입원유 세전가격(약 30%)과 정유사들의 마진 9%(130.8원)이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40달러선에서 반토막이나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져도, 900원 가까운 세금은 유지되게 돼 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기름값 하락으로 국민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유류세 수입도 비례해 커진다. 2000원대 휘발유 값에 맞춰진 세금과 물가 수준은 국제유가가 떨어질수록 정부만 막대한 세수를 거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금이 떨어지지 않는 한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기름값 하락으로 직결되지 않는 가격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저유가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정부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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