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붕 기자] SK그룹이 미래의 지속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종단에는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내년도 경영화두로 제시한 것은 ‘파괴적 혁신’이었다.

‘파괴’와 ‘혁신’은 도전이고 모험이다.

최 회장은 과거 2000년도 초반에 카이스트(KAIST)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최 회장의 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은 최태원 회장이 강의에서 했던 말 중에 인상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앞으로 시대가 삐삐(무선호출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바뀔 것”이란 얘기였다고 전했다.

지난 8월15일 광복 70주년 특사로 사면·복권된 SK 최태원 회장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우선 가장 최근인 지난 24일 SK가 국내 최대 카세어링업체 쏘카에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현재 쏘카는 차량 3200대, 이용 거점 1800곳, 가입 고객 130만명을 확보 중이다.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7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를 전격 인수했다.

그룹 지주사인 SK(주)를 통해 OCI가 보유한 OCI 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원(주당 9만3000원)에 인수한 것.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 LCD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 가스를 만드는 회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고객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세정용 NF3(삼불화질소)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NF3는 반도체와 LCD, 태양전지를 세정할 때 쓴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가 오랫동안 눈 여겨 봐 온 특수가스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재계 평가다.

최태원 회장은 이달 초에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CJ 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통신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달 2일 SK텔레콤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내년 4월에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의 빅딜(Big- deal)과 대규모 투자는 앞으로도 거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SK그룹의 미래가 달린 분야에서 만큼은 더욱 그럴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내년도 경영화두로 던진 파괴적 혁신 방향으로는 그룹 사활을 걸 가능성도 높다.

특히, 그동안 에너지, 반도체, 통신 등 3대 핵심사업을 축으로 걸어온 SK그룹이 파괴적 혁신의  종착점으로 결국에는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SK그룹이 갖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인프라들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우선 SK그룹은 현재 전국적으로 2900여개에 달하는 주유소 인프라를 갖고 있고, 전기차 시대가 되면 주유소는 자동차가 휘발유 내연기관일 때와 전혀 다른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며, 그 가치도 달라지게 된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공장

또한 SK그룹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SK하이닉스). 통신(SK텔레콤)분야를 보유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까지 갖고 있다.

이는 국내 최대 자동차 메이커이자 글로벌 기업인 현대.기아차도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다.

SK그룹의 캐치프레이즈인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사업으로 전기자동차가 떠올 수 있는 대목이다.

카라이프(Car Life) 사업에 주력중인 SK네트웍스는 전국에 깔려 있는 500개 이상의 직영주유소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확장하고, 전기차 대여(SK렌터카) 및 유지보수(스피드메이트)분야까지 선점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미 제주도에서 전기차 렌트사업도 하고 있다.

SK렌터카는 제주도청 및 정부기관과 협력해 전기차 렌터카 차량 추가 및 인프라 개선을 통해 제주도의 친환경 이미지 구축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향후 최태원 회장의 SK그룹은 SK텔레콤의 ICT(정보통신기술) 네트워크,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 SK하이닉스의 첨단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전기차 사업에 그룹의 미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중국 내 전기차 관련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3년 중국 베이징자동차 및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설립한 '베이징 BESK 테크놀러지'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SK그룹이 중국 전기차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중국 전기차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와 자동차 기술 진보 및 대기환경 개선 때문에 'New Energy Autos'라는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통해 주요 도시에 충전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하고 있다.

내년까지 중국 정부 및 공공기관 신차의 30% 이상을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500만대 규모의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