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헌 정도준 선생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민들에게 한글을 시연하고 있다. 한글작품과 서예가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의 표정들이 진지해 보인다.

[이뉴스투데이 울산취재본부 백승훈 기자] 569번째 한글날을 기념해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한 대학에서 대한민국의 소헌 정도준 선생(67)을 초청해 한글전시회를 개최했다. 붓이나 뾰족한 연장으로 금석, 죽백, 종이같은 것에 무엇인가를 바르게 쓰거나 새긴다는 동사에서 어원이 시작된 서예. 집필법, 운필법 등의 제요소가 서로 어울릴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가진 결과물로 창출 된다고 하는 고도의 수양과 연마의 산물이라는 서예.

고조선 시대로 부터 약 2000년의 역사를 품은 우리나라의 서예는 나라의 기품처럼 고고하고 반듯하게 이어져 내려왔다. 그 뿌리가 중국이라 하면서 그들은 다양하고 폭넓은 인재와 기재를 자랑하면서도 중국은 서법에 그쳤고, 일본은 서도에 머물렀지만 우리나라는 서예이다. 예술이라는 뜻이다. 서예는 회화나 조각이 아니다. 그들을 아우르고 가누어 담아 내고도 남음이 있기에 고고히 승화된 예술이다. 흑과 백만으로 이루어지는 간결한 색채의 향연은 그윽한 깊이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독창적이고 수려한 천재들을 시대별로 배출하며 이어온 서예계 우리나라 현재의 계보에 '소헌 정도준선생'이 있다. 거대한 인성과 감성까지 머금은 그는 서예계의 창의적인 기재로 자리매김하며 역동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국어 사랑 또한 누구도 따를 수 없을만큼 지순하다. 한글의 가치를 뒤늦게야 인정하고 나선 세계 앞에 강직하면서도 예스러운 판본체에 조형성을 가미해 완성도 높은 한글 서예로 우뚝 선 서예의 대가 소헌 정도준.

진주 촉성루, 합천 해인사 해인총림 등 문화제 휘호를 남긴 부친 정현복 선생의 차남으로, 청출어람의 표본이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조춘'으로 대상을 차지하며 등장한 소헌. 국보 제 1호 숭례문의 복원상량문'뜬방창'휘호로 서예계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으며,경복궁 흥례문과 창덕궁 주요 건문 현판, 400년 만에 귀환한 울산 태화루 현판을 휘호로 쓴 그는 '물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한글날인 9일까지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렸다.

상형문자에 기초한 한자에 비해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 있으리라는 우려를 단숨에 잠재운 정도준 선생의 힘있고 조형미 넘치는 필치앞에 사람들은 찬탄를 금치 못한다. 간결하고 강인한 리듬이 묵직하고 날렵하게 종이 위를 달려갈 때면 사람들은 또 다른 희열을 맛보게 된다. 대한민국의 '정도준'은 탁본의 접목과 전각을 주제 안으로 끌어오는 거침없는 시도로 우리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과학적이고 예술적이며 짜임새있는 한글을 세계속에 가장 우수한 글로 입증해 나가며 쉼없는 연구와 도전을 계속한다. 그는 지치지 않는 열정의 진정한 '청년 정도준'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