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종은 기자] 서로 관계 없는 남과 여가 만나 자신의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통과의례를 결혼이라고 한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한사람의 인생이 굳건할 수도 흔들릴 수 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룬 부부가 있는데, 이들은 다른 이들도 자신들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회사를 꾸리고 만남을 이어주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남남북녀 결혼정보회사 홍승우 대표가 그 주인공으로, 홍대표를 만나 탈북여성과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남남북녀 결혼정보회사 홍승우대표

탈북여성전문 결혼회사라는 생소한데 간략한 설명을 해달라
2009년 2900여명이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고, 2012년 1500여명이 넘어왔습니다. 그중 75%가 여성이고, 20-40세 사이 나이대가 많았습니다. 이들 중 약60%가 서울. 경기에서 머무르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남한에서 정착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이 바로 결혼이었습니다. 그래서 탈북여성들이 남한에서 짝을 찾아 잘 정착할 있도록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홍대표는 실제 ‘남남북녀’ 부부로 알고 있다
2012년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아내가 남한 정착 후 저희 회사를 찾아 왔었습니다. 정말 예뻤고 성품이 고운 사람이라 함께 만나 가정을 이뤘습니다.

지금은 아내도 함께 일을 하고 있으며 미팅일정 관련해서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넘어와 생활하면서 느끼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에 탈북여성들과의 공감대형성이 잘되고, 편하게 대하는 것 같습니다.

▲ 부인 주정옥씨와 홍승우대표

최근 탈북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례로 제가 대학생 몇몇에게 ‘너희들 장남에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 하다는데 시집갈 사람 손들어봐’ 라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명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요즘 시대가 그런 것 같습니다.

탈북여성들은 부모님 모시고 사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습니다. 외아들이건 홀어머니건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을 많이 보죠. 인성,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 더 신중한 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일부 여성들은 스펙, 부모봉양, 남편의 경제력 등 하나하나 다 따지다 보니 한국남성들이 결혼하기가 많이 어려운 편입니다.

그리고 한국여성들의 경제수준과 교육수준이 놓아짐에 따라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넘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중매는 잘 하면 술이 석잔 못하면 뺨이 석대’ 라는데
사람 대 사람의 만남을 주선해 주다보니 가장 중요한건 믿음이라 생각했습니다.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야 만나고 만나야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저희 회사는 회원가입하기 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심사하기 때문에 이후 탈이 없습니다.

탈북여성들이 힘들게 넘어온 곳에서 다른 이유로 더 힘든 삶을 살지 않게 최선을 다해 권익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커플이 있는지?
광주에 있었던 탈북여성과 대구에 있던 남성이 명절 다음날 무료하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때 서울로 오라고 해서 둘이 즉석 만남아닌 만남이 이루어 졌는데요. 나중에 집으로 갈 땐 남성이 여성이 있는 광주까지 데려다 주고 대구로 갔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후 둘이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둘이 12살 차이 범띠 커플이었는데 저희도 12살 차이나는 커플을 성사시키기는 어려운데 잘 이루어 져서 기억이 남습니다. 거기다 후에 아이도 범띠로 태어나서 한집안에 범띠가 셋이라고 기뻐하던 시어머니의 모습도 생생합니다.

앞으로 업계 전망과 비전, 목표가 있다면
지금도 꾸준히 탈북여성결혼을 주선해주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원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남과 여가 만나 하나가 되는 것만큼 성스럽고 아름다운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특수성은 분명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바입니다. 눈앞의 돈을 쫓을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통일까지 내다보고 서로간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작은 소통의 창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당부하고 싶은 말은
편견을 버려라 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북에서 왔다고 하면 속을 알 수 없는 눈초리와 못된 호기심을 가지고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같은 한민족임을 꼭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힘든 시간을 겪고 살려고 넘어온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혼자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는 탈북여성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이 하루 빨리 정착하여 융화된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그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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