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효규 기자] 9·11테러 14주기를 앞두고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번 전쟁 대상은 미국이 아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이다.

10일(현지시간) ABC 보도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은 미국에는 어부지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왼쪽)는 9일(현지시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음성메시지에서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오른쪽)를 비난했다.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9일(현지시간) 공개된 음성 메시지를 통해 IS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난동가" "이라크 테러리스트 은둔자"라고 칭하며 그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그를 칼리프(이슬람의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알바그다디는 14개월 전 이라크 모술 사원에서 자신을 '칼리프'라고 자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매튜 올슨 전 미국 국가대테러센터장은 "꽤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와히리가 공개적으로 IS의 최고지도자 바그다디를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며 "이것은 알카에다와 IS간의 분열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두 테러단체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IS와 알카에다가 힘을 합쳤다면 "끔찍했을 것"이라고 올슨은 설명했다. "미국은 이 두 테러집단 간의 균열을 대테러 작전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은 거짓정보를 흘려 두 테러단체가 서로 전투를 벌이거나 암살을 하도록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올슨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시리아에서 IS는 휴전을 요청하려던 알카에다의 특사를 살해하기도 했다.

알자와히리는 음성 메시지에서 "(알바그다디의 칼리프 선언에 대해)우리는 되도록 반응을 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러나 알바그다디는 충성맹세를 어기고 자신을 칼리프로 칭하고 칼리프국가(IS)를 세웠다. 우리에겐 (전쟁 외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알바그다디가 무슬림(이슬람교도)과 상의 한마디 없이 자신을 이슬람 역사 이래 4대 칼리프로 자칭해 모두 놀라 자빠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9일 공개된 알자와히리의 음성 메시지는 지난 봄에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가들은 밝혔다. 그는 음성 메시지에서 탈레반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에 대한 충성을 반복해서 맹세한 점 때문이다. 그러나 탈레반은 오마르의 사망을 지난 7월 30일 공식 확인한 바 있다.

니콜라스 팔라리노 전 미 의회 대테러 고문이자 현 조지타운 대학 교수는 "알자와히리가 바그다디를 지목하며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알카에다와 IS 두 테러 집단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 무슬림은 이들 테러집단 간의 균열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팔라리노는 덧붙였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장은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이후 이미 균열의 조짐을 보였다. 지금 알카에다와 IS간의 균열과 비슷하다. 이들 균열은 미국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마 빈 라덴 이후 알카에다의 지도자가 된 알자와히라가 이집트인이기 때문에 알카에다 내부에서 이집트인들과 다른 아랍인들 간의 균열이 일 것으로 예측했고, 역시나 예상대로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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