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 운영체제 ‘윈도우 10’을 선보인지 1개월이 훌쩍 넘었다. ‘1년간 무료 업그레이드’라는 파격을 내세우며 보급에 나섰지만 업그레이드 이후 라이선스(사용권) 유지 방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 업그레이드 후 FPP 사용권 “유지 된다” VS “확답 못 한다”

A씨는 지난 7월 22일 윈도우 구 버전 FPP(Full Package Product)를 업그레이드하면 윈도우가 설치된 디바이스를 교체해도 윈도우 10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윈도우 8 FPP를 구매했다. FPP는 컴퓨터를 교체하는 등의 이유로 다른 컴퓨터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설치해도 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구 버전 FPP 사용자가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컴퓨터 수명과 관계없이 윈도우 10 사용이 가능하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A씨는 1년의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이후 사용에 대해 고객지원센터에 문의하고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제공되는 방식은 컴퓨터 메인보드에 라이선스 정보가 저장되는 DSP 방식이기 때문에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후 컴퓨터를 바꾸면 윈도우 8의 라이선스는 유지되겠지만 윈도우 10 사용은 장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A씨는 지난달 3일 윈도우 10 업그레이드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배포한 보도자료를 기사화 한 복수의 매체에 이 같은 상황을 알렸다.

이뉴스투데이가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확인한 결과, 홍보를 담당하는 부서와 고객지원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다른 정보를 전하고 있었다.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구동 화면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먼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홍보 담당 부서에서는 “기술적으로 지원 방식까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구 버전 FPP를 구매했고 10으로 업그레이드 해 사용하면 1년 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맞다. 구매한 라이선스가 윈도우 10으로 전환 되기 때문에 구 버전이 아닌 윈도우 10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고객지원센터에서 받은 안내에 대해서는 “해당 담당자들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잘못된 안내를 제공한 사실이 있으며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가이드를 다시 전달해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홍보 담당자의 설명은 A씨가 고객지원센터 기술지원 담당자에게 들은 설명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A씨는 고객 지원센터 측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잘못된 정보가 기사화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기사를 보고 잘못 구매한 소비자들에 윈도우 10 라이선스 키를 제공하는 등의 수습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뉴스투데이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객지원센터에 직접 확인한 결과도 A씨가 들은 것과 같은 내용으로 문제가 있었다.

당시 자신을 기술지원 담당자라고 밝힌 직원은 FPP 구 버전의 윈도우 10 업그레이드 후 디바이스 교체했을 경우에 대해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이후 윈도우 10 제공 여부는) 공식적으로 전달되지 않았으며 변경 가능성이 있어 확답을 줄 수 없다”며 “만약 기사를 보고 구 버전 제품을 구매했다면 (보상을 위해) 확인에 들어갈 수 있으니 구매 영수증을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어 기자가 홍보 부서에서 들은 내용과 다르다고 밝히자, 해당 직원은 그제야 자신의 안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사용권 담당자에게 연결을 돌렸다. 연결 받은 사용권 담당자는 “답변에 애매한 부분이 있어 확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홍보 담당자는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이후 윈도우 10 라이선스가 유지되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하고 “(고객센터) 담당자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해명해 양측이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 “기기 바꿀 때 전화하면 보장한다”… 홈페이지 다운로드도 가능

이후 지난달 13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로 홍보 담당자와 고객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고 일련의 상황에 대한 해명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고객지원센터에서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내에 (다른 기기로) 이동·설치하는 것은 가능하며 그 이후에도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며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고객센터로 요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홍보 담당자는 “(윈도우 10까지) FPP가 유지되는 것은 맞는데 기술적으로는 자동으로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추후 기기 변경 시 전화 연결을 통해 ‘키 값’을 새로 받아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방침을 확정하고 8월 5일부터 지침을 전달했으며 그 이후 방침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안내는 잘못된 것이다. 전체 교육을 다시 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명이 이뤄지고 1주일 이상 시간이 지난 지난달 24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객지원센터에 같은 사항을 다시 문의해 보니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이 지나면 현재 윈도우 상에서 업데이트 알림을 통해 이뤄지는 업그레이드는 중단되지만 윈도우 홈페이지에서 ISO 등의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것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이후 컴퓨터를 교체했을 경우 다시 구 버전 FPP 윈도우 상에서 홈페이지에 접속해 설치 파일을 받아 업그레이드 하면 된다는 것이다. 윈도우 10 ‘키 값’ 등에 대한 안내는 없었으며 여전히 1년 이후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입장은 구 버전 윈도우 FPP를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 했을 경우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인 1년 이후에 설치된 기기를 변경해도 윈도우 10에 대한 사용은 보장하며, 기기 변경 시 고객센터에서 이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고객센터 안내로는 이에 대해 파악할 수 없었다.

◇ 제품보다 아쉬운 대처 능력… 한국 지사도 고객 중심 변화 필요

윈도우 10은 지난 7월 20일부터 예약 업그레이드에 들어간 후 29일 공식 출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 출시 후 보름이 넘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으며 A씨를 비롯한 일부 소비자들이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이후 윈도우 10 사용에 대한 불안을 겪게 했다. A씨는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까지 문의를 했지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피해’에 대해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으며 현재 항의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 7월 ‘고객 중심의 마이크로소프트로’라는 비전을 밝힌 마이크로소프트가 무료 업그레이드라는 파격을 택하는 등 윈도우 10 보급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준 미숙한 대응은 좋은 제품과 전략을 내놓고도 스스로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하는 등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를 소비자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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