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광주전남취재본부 신영삼 기자]지난 2014년 1월 1일자 지방교육공무원 인사와 같은 해 9월 1일자 교육전문직에 대한 인사가 단행된 후 전남교육청 출입기자 4명이 모여 인사 후일담에 대한 방담을 나눠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인사비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기발하다’는 칭찬도 있었지만 ‘독자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시원스럽게 긁어주지 못하고 곁가지만 건들었다’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당시 기자들이 다시 모여 지난 8월 7일자로 단행된 2015년 9월 1일자 전남교육청 주요 보직인사를 중심으로 교장, 교감선생님들의 인사에 대한 촌평을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대담에도 김두헌(호남교육신문), 고정언(아시아뉴스통신), 신영삼(이뉴스투데이), 장철호(프라임경제) 기자가 참여했습니다.

▲ 신영삼 기자
김두헌=이번 교육공무원 인사는 다른 때보다 근 10여일 앞당겨 발표됐습니다. 일선에서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고정언=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교육부가 올해는 서둘러 임용제청을 요구했고 8월 7일 통보가 왔다고 합니다. 교육부가 인사철마다 도서 벽지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교원들의 고충을 십분 감안해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해줬으면 합니다.

김두헌=먼저 관심을 모았던 교육국장 인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장만채 교육감 취임 이후 중등·초등 순으로 순환하던 구조가 무너졌습니다. 중등 출신인 곽종월 국장에 이어 역시 중등 출신의 김재인 여수교육장이 발탁됐습니다.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긴 하지만 어떻게 장 교육감의 의중을 유추할 수 있을까요?

신영삼=초등출신으로는 오인성 나주교육장과 노형석 함평교육장 등이 국장 후보로 거론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인성 교육장이 유예되면서 후보 구도가 바뀌게 됐다고 봅니다. 오 교육장 본인이 유예를 희망했는지는 미지수지만 내심 초등 출신 국장을 바라던 초등 쪽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것 같습니다.

고정언=본청 내부에 팽배한 초등출신 국장에 대한 불편함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일반론은 아니지만 중등 국장들의 업무 스타일이 거시(巨視)적이라면 초등 국장들은 미시(微視)적이라는데 의견이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시가 잘못됐고 거시가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리더십도 시대 추세에 맞게 변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 김두헌 기자
김두헌=부임 6개월 만에 국장으로 금의환향한 김재인 교육장 인사도 의외로 받아들여지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장철호=능력이나 적임여부를 떠나 김종구 교육장 1년, 심경섭 교육장 1년, 김재인 교육장이 6개월 재직하면서 2년 6개월 동안 3명의 교육장이 교체된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일부 여수 지역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듯 싶습니다.

신영삼=하지만 김 신임 국장의 개인적인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신임 김 국장은 광양, 순천, 여수 등 전남 주요 도시에 근무하며 진학지도에 일가견을 이뤘고 특히 전라남도교육청 중등인사담당 장학관, 교원인사과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특히 도교육청 중등인사담당 장학관과 교원인사과장으로 재직하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행정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두헌=일선에서는 여수교육장에 목포 출신의 최성수 목포영산초 교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다들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동부권에 연고나 근무경험도 전혀 없는데도 말이죠.

▲ 고정언 기자
고정언=교육전문성 못지않게 임지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다고 본다면 다소 의외라고 봅니다. 장만채 교육감께서도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출신지를 고려해 교육장을 임명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도 이영만 장성교육장과 정인상 신안교육장도 고향앞으로 보냈습니다. 목포 출신으로 목포교대를 졸업한 최성수 교육장만 예외여서 그런 이야기가 동부권을 중심으로 떠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철호=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최 교육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봅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인간관계도 두루 원만해 여수교육을 무리 없이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겠죠. 또 최 신임 교육장이 전남교육에 대한 식견이 풍부해 복잡한 여수교육계의 복잡한 실타래를 푸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국장자리가 중등으로 채워졌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최성수 여수교육장 임명은 김장환 전 교육감 시절 여수출신의 이윤정 전 교육장 이후 첫 초등출신으로 기록되게 됐습니다.

신영삼=정책기획관실의 6개월 인사 전통은 이번에도 면면히 이어졌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기획관이 아니라 장학관이 발탁됐다는 점만 예외입니다. 지난 2012년 3월 1일부터 2014년 8월 31일까지 2년 6개월 동안 김기웅, 윤남순, 정기식, 노형석, 곽종월 기획관 등 5명이 각각 6개월씩 기획관으로 재직했습니다. 올 3월 1일자로 임명된 정귀남 기획관이 이번 인사에서 발탁되지 않고 6개월 임기(?)를 무사히 넘겨 근래에 가장 오랫동안 근무한 인물로 기록됐습니다.(일동 웃음)

▲ 장철호 기자
김두헌=하지만 과거와 달리 6개월짜리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이유가 분명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장 교육감 취임이후 인사에 관한한 투명성과 청렴성이 확보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겠죠.

고정언=이번 인사에서는 전문직 경력이 풍부한 박찬주 장학관이 곡성교육장으로 나간 것 이외엔 본청 출신 발탁이 저조했습니다. 기라성 같은 초·중등 장학관과 과장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 자리는 없는데 달라는 사람은 많아 인사권자의 고심이 커질 것 같습니다.

신영삼=내년 3월 1일자 인사에서는 총 여섯 자리가 공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1년 유예된 순천, 영광을 비롯해 장흥, 강진, 영암, 함평교육장의 2년 임기가 끝나게 됩니다. 2014년 5월 20일자로 임명된 문덕근 강진교육장의 경우, 2년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옹호론과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선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결국 인사권자의 결정에 달렸다고 봐야겠죠.

장철호=특히 지난 7월 20일 교육장을 비롯한 직속기관장, 보직 장학관·연구관의 임기를 현행 2년에서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 한 해’ 2년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인사관리기준이 개정돼 공고됐습니다.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누가 2년 더 연임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두헌=반면 이번 인사에서는 지역교육청 교육지원과장이 2명 발탁됐습니다. 전문직 경험이 풍부한 이영만 장성교육장의 발탁은 그렇다고 쳐도 정인상 해남교육청 교육지원과장의 신안교육장 임명은 다소 의외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신영삼=신임 정 신안교육장이 전문직 경험도 적고 대인관계도 활발하지 않아 비롯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진도실고·무안청계중 교감, 삼호중학교 교장을 역임하다 해남교육지원과장으로 발탁돼 2년 6개월 동안 근무하다 고향으로 금의환향했습니다. 문태고, 조선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선조부터 신안 증도에 터를 잡고 살아 염전도 일구는 등 지역유지라고 들었습니다.

고정언=담양 금성초 교감으로 재직 중인 이영순 화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도 이번 인사에서 깜짝 발탁됐습니다. 본청에서는 김창윤, 강숙영 장학관이 교감으로 재직하다 발탁됐습니다. 이번 이 과장의 발탁은 지난 3월 1일자 인사에서 담양교육지원과장으로 임명된 주복임 과장에 이어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김두헌=인사가 만사라고 합니다. 전문직 출신들의 주요 중심지 학교장 배치, 전직 교육장들의 전관예우 등은 아직도 관행처럼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시골 소규모 학교로 가서 남은 교직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하면 후배들의 귀감이 될텐데 여전히 아쉽습니다. 이번 인사에 대한 총평을 간단히 하고 이번 대담을 마무리 짓죠.

고정언=저는 ‘김재인 국장을 부임 6개월만에 본청 교육국장으로 데려오면서 인사권자의 고심이 컸을 것 같다’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장철호=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사에 대한 일선의 지적에 대해서는 쿨하게 수긍해야 한다’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신영삼=저는 ‘인사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모자라, 인사권자의 골머리는 내년에도 여전히 아플 것 같다’고 정리하겠습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