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뉴스투데이 방재홍 발행인
[이뉴스투데이 방재홍 발행인] 『삼국사기』에는 삼국시대의 가뭄에 대한 기록이 실려 있다.

가뭄은 '한(旱)','대한(大旱)'으로 표시하고, 그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가뭄의 정도는 굶주림의 상태로 표현돼있는데,가장 가벼울 경우 흉년이 들어 도둑이 많았으며,심한 경우 나무껍질로 연명을 했으며, 극심한 경우 자식을 팔고 심지어 서로 잡아먹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뭄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기상재해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예로부터 인류는 가뭄을 최악의 자연재해로 보고,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가뭄이 들면 왕은 궁전을 떠나 바깥에서 정무를 보고, 수라의 반찬가지 수를 줄이는 등 근신하는 게 중국 왕조시대의 전통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메르스에 정신이 팔린 사이 국토는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56.5㎜로 평년의 절반에 그쳤다. 특히 경기 북부, 강원 영동 등 중부 지방은 평균보다 더 적어 농작물이 말라 죽을 상황이다. 가뭄이 심해지자 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다.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농민도 피해가 크고, 소비자들 또한 물가가 올라 고통을 겪고 있다. 국내 최대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의 저수율은 27% 정도로 1978년 이후 최저다. 현재 소양강댐의 수위는 153.5m인데 150m 이하로 떨어지면 발전기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가뭄으로 전력 생산마저 차질을 빚을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재해를 극복하려면 민·관·군이 힘을 모아야 한다. 장마 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저수지 물을 끌어다 쓰고 지하수도 뚫어 물을 퍼올려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한 바가지의 물이라도 메마른 논밭에 뿌려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세계 평균의 1.4배쯤 되지만 여름철에 집중된다. 그래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물 부족'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까운 줄 모르고 물을 펑펑 쓴다. 가뭄이 잦으면 생활용수마저 제한 공급해야 할지 모르고 상수도 요금도 올라갈 것이다. 자연재해의 경우 사전 대비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고들 한다. 모든 국민이 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고 절약에 앞장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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