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뉴스투데이 윤중현 기자] “메르스 공포와 함께 진행중인 시장의 약세는 투자심리의 위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스 리스크와 중국의 부진은 여기에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긍정적인 상황이고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 증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하락세와 같이 출현한 메르스 정국으로 악재를 떠안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이슈라며 증시를 낙관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과 더불어 국내 경기도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KOSPI 상단은 2,300p를 유지했고 IT, 화장품, 건설, 증권 업종을 추천했다.

- 증시가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나타난 국내 증시의 약세는 투자심리 위축에 기인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스 디폴트,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원고엔저 현상과 메르스 확산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 흐름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1,870~2,300p로 제시하고 있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레벨이 점차 높아지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이유는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과거와 달리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국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연초대비 3.7%, 2.7% 상향된 143조3000억원과 109조3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주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기업의 실적이라는 점에서 한국 증시의 우상향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한편, 최근에 확산된 메르스 이슈가 증시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2003년에 나타났던 중국과 홍콩의 사스 사례에서 보듯이 질병으로 인해 일시적인 경기 위축은 나타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식시장은 기존 추세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6월 불확실성을 잘 관리한다면, 올해 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

- 저유가가 여전히 진행중에 있고, 그리스의 디폴트 임박과 미국 경제가 1분기 이후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국은 성장이 몇 년째 둔화되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를 전망한다면?

IMF의 4월 경제전망에서 보듯이 전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 3.45%, 내년 3.76%, 내후년 3.85%로 점진적인 우상향 추세다.

한국투자증권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중국의 경기 부양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원유 공급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저유가 환경도 나타나 글로벌 경제는 골디락스 환경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월평균 20만명 이상의 고용 증가가 지속돼 연준이 금리 인상을 논의할 정도로 경기가 회복된 상황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이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처음과 두 번째의 금리 인상 간격이다.

현재 정황상 단기간에 두 번의 금리 인상은 불가능하므로 미국 경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충격 없이 올해 완만하게 개선될 수 있다.

유럽과 일본은 강력한 통화완화에 힘입어 디플레이션 우려를 털어내고 있다. ECB(유럽중앙은행)는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함과 동시에 유로화 약세도 이끌어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유럽 수출기업의 사업 호조가 유럽의 경기 회복에 기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그리스 디폴트 리스크가 잠재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유럽 경제에서 그리스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고, 그리스 리스크에 대한 대책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유럽 경기는 기존의 턴어라운드 추세를 유지할 것 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의도한 대로 엔화 가치의 하락세가 나타나 일본의 수출기업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에는 악재이겠지만,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서 탈출할 수 있는 최대 기회를 지금 맞이한 것이다.

신흥국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중국도 통화완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다. 성장률 목표치 7%를 달성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대기 중이고, 중국 정부도 이러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중국의 성장 둔화는 점차 약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제에서 내수와 소비 위주의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성장률 수치가 다소 하락할 수 있으나, 이는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증시의 변수와 투자전략은?

우리의 기본적인 투자전략은 인플레이션 트레이드 이다. 채권, 배당주 투자와 같은 극단적인 패시브 전략과 중소형 성장주에 의존하는 과도한 액티브 전략의 유용성은 향후에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에 대한 접근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부양, 한국의 하반기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모두 경기 회복과 관련된 변수이다. 업종 중에서는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경기 민감 업종인 IT, 화장품, 건설, 증권을 주목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출주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과거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 초기에 경기 회복을 더 크게 반영해 상승한 적이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연준과 금융시장 사이의 소통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통화긴축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접어둘 필요가 있다.

중국은 올해 제시한 목표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추가 실시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까지 세 번의 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고, 일대일로와 제조업 2025와 같은 재정정책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할수록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자매력도 높아질 것이다.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보유한 한국의 대중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6월말에 하반기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의 마지막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기존의 부동산 부양책에 이어 발표될 수 있는 정책은 해외투자 활성화다.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외화가 국내에 쌓이는 상황에서 원고엔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외투자 활성화 카드를 꺼낼 필요가 있다.

- 가격제한폭 확대를 앞두고 있다. 시장의 변화를 예상한다면?

15일부터 변경되는 가격제한폭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증시의 가격제한폭은 기존 15%에서 30%로 확대될 예정인데, 이번 한국거래소의 조치로 중소형주의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증권사의 신용 관리가 과거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조치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까지 증권사의 신용거래 구조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설사 위험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담보유지비율을 차별적으로 설정하는 등의 대응 방안이 있기 때문이다.

또, 가격 안정화 장치가 추가되므로 투자 위험 관리도 보다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 3분기가 다가오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 전망과 주목할만한 업종 및 추천종목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는 밴드의 상단인 2300p를 향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서 주목할만한 업종은 인플레이션 트레이드에 부합하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 화장품, 건설, 증권 업종이라고 판단한다.

해당 업종 중에서는 IT(삼성전자, SK하이닉스), 화장품(아모레퍼시픽), 건설(현대산업), 증권(키움증권, 삼성증권)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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