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청소년 어울림마당에 참석한 김기현 울산시장(좌)과 정영호 울산흥사단 대표(우)

[이뉴스투데이 울산취재본부 최석환 기자] 1920년 가을 어느 날 상해 흥사단 제단에 흥사단 입단 문답을 보기위해 수십명이 모였다. 문답위원과 문답 받는 자가 조그마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위원은 단의 격식에 의해 누른빛과 붉은빛 두 쪽을 합하여 만들어진 단대를 메었다. 누른빛은 무실이니 참됨을, 붉은빛은 역행이니 힘을 상징한다.

위원이 입을 열었다. ‘흥사단에 입단하기를 원하시니, 흥사단의 주인은 누구요?’ ‘나요’, ‘흥사단이 잘되지 아니할 때에 그 책임자가 누구요?’ ‘나요’, ‘분명히 그렇소?’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하오. 내가 나 할 일,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도 흥사단이 잘 안 된다면 몰라도.’, ‘그때에는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리겠소?’ ‘제 힘을 다 쓴 이상에야 어찌하오.’, ‘있는 힘을 다하여도 흥사단이 망할 수 있겠소?’ ‘나 혼자 어찌하오. 다른 단우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흥망의 주인이 다른 단우들이지 자신은 아니란 말이구려?’ ‘(대단히 거북하게)그러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자네가 분명히 흥사단의 주인일 것 같으면 할 도리가 있지 아니하겠소?’ ‘(그제야)예, 내가 있는 동안 흥사단은 없어지지 아니할 것이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이 같은 문답을 통해 새로운 단우들을 받아 들였고, 그 전통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흥사단 입단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되었다.

1913년 민족의 자주독립과 번영을 위해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 창립101주년을 맞은 지난 2014년 12월 울산흥사단의 새 대표로 정영호(중앙철강 대표)씨가 취임했다.

정 대표의 취임 일성은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였다.

취임 후 4개월이 흐른 지금, 울산흥사단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그 누구보다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정영호 대표를 만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울산흥사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울산흥사단 대표로 취임하고 4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그 동안의 소회와 각오를 말씀해 주신다면?

정영호 대표: 초대분회장이셨던 윤응호 목사님을 비롯해 김학선 대표, 박정선 대표 등 역대 임원진과 많은 단우들이 힘을 모아 우리 울산흥사단을 잘 지켜 왔습니다.

그리고 30여 성상이 흐른 지금, 울산흥사단은 전통과 변화의 경계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흥사단 활동 중에 항상 느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더 많은 시민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습니다. 흥사단은 100년의 역사만큼이나 제식의 규칙이 나름대로 조금은 엄격한 단체입니다. 전통과 변화의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전통과 변화, 그 경계에서 작은 소동도 벌어 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전통은 변화할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립100년이 넘은 흥사단,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울산흥사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영호 대표: 울산흥사단은 1981년 9월 울산지역의 뜻있는 단우들이 의지를 규합하여 흥사단울산분회를 창립하였고, 현재 울산흥사단으로 개칭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사업으로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민족통일운동, 투명사회운동, 교육운동 등 3대 시민운동을 비롯하여 지역사회 풀뿌리 시민운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4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운영 중이며, 울산 남구 공업탑청소년문화의집을 위탁운영하고, 미래지도자인 청소년들이 우리사회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청소년캠프, 청소년 리더쉽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YKA등산대, 가족봉사단 등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울산흥사단의 문은 울산시민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찾아 주시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사회단체 활동이 예산이라든지 시민들의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울산흥사단은 어떤가요?

정영호 대표: 흥사단 뿐 아니라 많은 사회단체들이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예산문제로 곤란을 많이 겪고 있죠. 울산흥사단도 현재 월1만원씩 후원하는 후원회원이 100여분 정도 됩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많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예산의 부족은 결국 좀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없는 한계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울산흥사단 400여 단우들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적지 않은 성과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매월 1회 개최되는 월례회에서는 요즘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 또한 참 고마운 일입니다.

-말씀을 들어보니까 울산흥사단도 어려움이 있고 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과 함께 하는 울산흥사단으로 발전하기 위한 향후 계획이 있다면?

정영호 대표: 우선 단소이전을 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현 단소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기에는 대단히 협소합니다. 그래서 뜻있는 단우들과 힘을 모아 단소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넓은 장소에서 울산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흥사단은 매 모임마다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하는 울산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유일한 단체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처음 오신 분들이 조금은 불편해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씩 변화의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물론 구성원 전체의 동의와 합의가 전제 되어야겠지요. 지금도 전통과 변화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 발전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고 부딪쳐 가고 있습니다. 작은 것부터 조금씩 바꿔 보려고 합니다. 그 변화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제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울산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영호 대표: 울산흥사단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전통은 계승하고 변화에 적응함으로서 지나온 백년처럼 앞으로의 백년도 변함없는 울산흥사단이 될 것입니다.

‘흥사단은 조림이다’는 안창호 선생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는 국가를 건설하고 운영하기에 필요한 재목을 준비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모쪼록 울산흥사단의 이러한 작은 노력이 지역과 우리나라에 필요한 재목을 길러내는 또 하나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 과정에 더 많은 울산시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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