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뉴스투데이 방재홍 발행인

[이뉴스투데이 방재홍 발행인] ‘인문학 대중화'라는 정부의 정책 이면에는 정작 대학의 인문학은 죽어가는 역설적 상황이 있다. 인문학의 토대가 되는 대학과 학계는 ‘효율성 강화'라는 핑계로 위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각 대학은 지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목표인 16만 명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대학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무엇보다 ‘취업률'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공대나 경영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문계열 학과'의 취업률이 낮다 보니 결국 ‘구조조정'의 칼날이 ‘인문학'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 분야만 동원되지 않는다. 경영학적, 공학적인 소양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유전자를 보존할 때다. 따라서 학문적 소양을 쌓는 공간중 하나인 대학은 학문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할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평가에서 인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취업률을 제외하고 획일적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를 하겠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진일보한 정책방향이다. 다만 정성평가의 구체적 기준과 방향은 사회에 대한 대학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지속적 성찰과 현재의 역할에 대한 가치중립적 논의에서 나와야 한다.

무엇보다 평가는 각 대학의 상황에 맞게 역량을 강화하고 단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효과적으로 지원해주는 데 초점을 둬야지, 처벌과 응징을 위한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 평가를 통해 대학은 자신의 발전단계를 검증받고 부족한 것을 확인하며, 자체적으로 개혁 작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대학의 발전과 개혁의 성패는 속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합의와 지속적 소통을 통해 담보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대학이 정부의 일시적 정책 실험실이 되어서도, 경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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