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배윤 기자] “얼른 기상. 위 학생은 가장 늦게까지 잠을 자며 체력을 잘 보충하였기에 이 상장을 수여함.”

지난 1월 22일, 가평의 한 폐분교에서 <제1회 삐딱스쿨> 졸업식이 이루어졌다. ‘얼른기상’, ‘부상’, ’끼부림상’ 등 재치 있는 상장 수여에 졸업식은 웃음꽃이 가득했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삐딱스쿨>에 참여한 17명의 청소년 모두 위기청소년 그룹홈 ‘세상을 품은 아이들’ 소속이라는 점, 그리고 이들과 함께 일하는 예비사회적기업 ‘나눌레몬’이 <삐딱스쿨>을 기획했다는 점이다.

‘나눌레몬’은 위기청소년과 함께 수제차를 제조하며 이들의 경제적․심리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세상을 품은 아이들’과 자립 훈련 협약을 맺고 지난 1년 간 함께 하며, 아이들이 학교라는 제도는 싫어하지만 학창시절 추억을 그리워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리하여 ‘나눌레몬’은 학교 밖 청소년과 함께 만드는 <제1회 삐딱스쿨>을 기획했다. 아이들을 통해 교복 착의, 우유 급식, 체육대회, 졸업앨범 등의 아이디어를 수렴했고, ‘나눌레몬’은 ‘세상을 품은 아이들’ 선생님들과 이를 구체화․체계화했다.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제1회 삐딱스쿨>은 43명의 후원자가 230만원의 개교 펀딩에 성공하며 시작되었다. 여기에 부천 YMCA 녹색가게(원미구청, 소사구청), 서울머천다이징컴퍼니를 통해 교복과 진행 물품을, 예비사회적기업 방물단, 사단법인 씨즈, 다수의 개인 후원자를 통해 소품, 식재료, 교통편 등을 후원받았다. 약 60여명의 후원자가 십시일반 도움을 준 셈이다.

<제1회 삐딱스쿨>은 2박3일 동안 입학식, 졸업식은 물론 담력훈련, 요리경연대회, 캠프파이어 등 학교 수련회나 수학여행의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중 가장 호응을 받은 프로그램은 ‘요리경연대회’로, 게임 요소를 더한 것이 큰 몫을 했다. 2일차까지 진행된 모든 프로그램은 반별 승패에 따라 포인트를 주었는데, 이 포인트를 통해 경연대회에 참가할 식재료를 구매하게 된다. 각 반에 주어진 포인트와 식재료는 ‘다트 게임’, ‘포커 게임’, ‘복불복 시크릿 박스’를 통해 배로 얻거나 잃게 되는 방식을 덧붙였다.

<제1회 삐딱스쿨>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삐딱스쿨을 다시 하면 또 오고 싶다”, “5년 만에 입은 교복에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최근 나눌레몬은 본사를 서울에서 부천으로 이전했다. 전국 약물 사범의 50%을 차지할 정도로 위기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부천에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위기청소년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2015년에는 본사뿐만 아니라 제조장도 함께 부천으로 이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또한 위기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고 지역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자립 훈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이 아이들과 함께 만든 수제차는 나눌레몬 홈페이지(http://nanullemo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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