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율기 기자] 인천 부평구 번화가 한 가운데에는 매일같이 구수한 노랫가락이 들리는 요양원이 있다. 요양원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지방이나 외곽 지역에 위치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있다. 가족사랑 삼산요양원은 가족과 어르신의 면회가 있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어르신을 위한 공연과 행사를 하고 있다.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한 요양원이야말로 고립이다”라고 말하는 가족사랑 삼산요양원 김대학 원장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 <사진=정율기 기자> 가족사랑 삼산요양원 김대학 원장

요양원을 두고 ‘현대판 고려장’이라 부르는 이유

우리나라에는 예부터 전해지는 설(說)이 있다. 노부모를 산 속에 버렸다가 죽은 뒤에 장례를 지낸다는 풍습의 고려장이다. 고려장은 역사적 사실이나 기록은 없지만 효(孝)를 강조한 우리나라 정서 특성상 비인간적으로 느껴지는 풍습이다. 그러나 현대에도 고려장은 존재한다. 흔히 노인요양시설에 노부모를 모시는 것을 두고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말한다. 노부모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방안임에도 고려장(高麗葬)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무엇일까. 직장생활을 하다 어머니를 위해 요양원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하는 김대학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통 요양원이 외곽지역에 많은 이유가 어르신의 요양을 위한다고 하죠.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요양원에 입소한 순간부터 어르신은 고립되는 거예요. 자식들이 요양원에 맡긴 부모를 얼마나 자주 찾아올까요? 하물며 지방에 있는 요양원이라면 더욱 찾아가기 힘들죠. 그리고 어르신은 언제 어떠한 응급상황이 발생할지 몰라요. 그래서 응급 시 빠르게 병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돼요”

최근 노인요양시설에서 노인학대 등의 각종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보호자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김대학 원장은 이러한 요양시설의 문제점도 입지조건에서부터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요양이라는 명분으로 고립된 지역에 시설을 설립하고 그 안에 어르신을 모신다는 것 자체가 어르신을 고립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분들... 사실 참 착한 분들이에요”

노인병원이나 노인요양시설에서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바로 치매노인을 돌보는 일이다. 요양시설에서는 치매노인을 모시는 일을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하며 그만큼 치매노인은 보살핌을 받을 곳을 잃어가는 것이다.

“시설이나 요양사들 즉, 일반사람들은 치매노인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이다. 치매노인을 돌보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그들이 공격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격성은 치매 노인에게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은 많다. 치매 노인이 공격성이 있어서 대하기 힘들다는 것은 편견이다. 단지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치매 걸린 분들은 사실 다들 심성이 고운 분들이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때 그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우리 어르신들은 젊어서 나라의 발전을 위해 가장 고생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견디며 자식을 키운 사람들이다. 지금까지의 고단했던 삶을 보상해드리고 싶다. 요양원의 할 일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고 현재 요양원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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