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6년부터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보고서(Ⅵ·Ⅶ)'를 발간했다. 사진은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보고서 6권(왼쪽)과 7권 표지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이뉴스투데이 대전충청취재본부 박희송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지난 2006년부터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로 올해는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보고서(Ⅵ·Ⅶ)’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권으로 발간된 보고서에는 총 7기의 왕릉과 왕후릉에 대한 내용을 실었다.

제Ⅵ권에는 ▲명릉(숙종, 인현·인원왕후) ▲익릉(인경왕후) ▲의릉(경종, 선의왕후) 등 3기가, 제Ⅶ권에는 ▲혜릉(단의왕후) ▲원릉(영조, 정순왕후) ▲홍릉(정성왕후) ▲영릉(추존 진종, 효순왕후) 등 4기에 관한 내용이 수록됐다.

이번 보고서에 실린 7기의 능은 17세기 왕릉 양식을 마지막으로 계승한 익릉(1681년)을 제외하고 모두 18세기에 조성됐다.

익릉을 제외한 나머지 6기의 능 조성 배경에는 치열한 당쟁(黨爭) 속에서도 제도와 문물, 사상 면에서 ‘조선 르네상스’의 기틀을 이룬 숙종·영조 임금의 국가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숙종(肅宗·1661~1720년)은 어려운 나라 살림을 줄이기 위해 소박한 규모의 석물 제도를 정립했다.

영조(英祖·1694~1776년)는 부왕의 뜻을 이어 조선 초기부터 행해진 상장례의 관행을 현실에 맞게 고친 ‘국조상례보편(國朝喪禮補編·1752·1758년)’을 편찬, 왕릉 제도를 간소화·체계화시킨 전환점을 이뤘다.

그 결과 봉분 크기와 석물, 건축물, 비석 등의 형식과 규모가 통일돼 석인상은 종전의 약 9척(약 2.8m)에서 약 5척 5촌(약 1.7m) 이하의 등신대(사람의 실제 크기와 같은 크기)로 축소됐고 8칸 정자각은 5칸으로 정리됐다.

‘국조상례보편’은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의 상장례에 관한 부분을 보충·개편, 완성한 책으로, 1752년(영조 28)과 1758년(영조 34) 두 차례에 걸쳐 편찬됐다.

아울러 혜릉과 의릉을 통해, 산릉 공사에 참여한 석공들이 계보를 이루며 유사한 조각 기법과 문양을 전수한 경향이 뚜렷해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6년부터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보고서(Ⅵ·Ⅶ)'를 발간했다. 사진은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보고서 7권에 수록된 영조비 정성왕후 홍릉의 능침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특히 18세기 문화 전반에 걸쳐 조선의 고유색이 짙은 작품이 등장했듯이, 명릉과 홍릉에 조선식 갑옷을 갖춘 현실적인 무석인이 세워졌고 원릉에 이르러 섬세하고 사실적인 조각이 꽃피우게 된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대상별 비교자료와 문헌조사 결과 등을 통해 조선 후기 왕릉 조영에 나타난 다양한 현상과 공사에 참여한 장인들의 활동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 보고서는 능지(陵誌)와 항공사진, 일제강점기 사진 등 풍부한 시각자료와 실측도면을 활용, 각 능의 조성 과정을 시간순으로 복원, 막연히 알려져 왔던 18세기 왕릉의 역사와 위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홍릉 곁에 영조가 묻히지 못하고 17세기 흉지(凶地)로 알려졌던 지역에 원릉을 조성하게 된 경위를 ‘산릉도감의궤(山陵都監儀軌)’의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산릉도감의궤’는 조선 시대에 왕이나 왕비의 능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의식사람의 실제 크기와 같은 크기절차와 행사의 경위, 전말 등을 기록한 책이다.

이와 함께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시각자료 등을 발굴, 과거에 훼손됐던 의릉 능역 현황을 지면을 통해 처음 공개, 앞으로 능제 복원에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조선왕릉 종합학술조사보고서는 2015년에 순종의 무덤인 유릉(裕陵)을 끝으로 해 총 9권으로 마무리될 계획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그 동안 축적된 자료와 성과를 온라인 공간에 개방,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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