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용진 기자] 이길자 원장은 과거 항암치료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렵게 고통을 이겨내고 새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형제들은 자신들과 같이 요양병원에서 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 권유 했다 한다. 그렇게 서울도심에서 벗어나 지방에서 생활하던 이길자 원장은 문득 “그동안 받기만 하는 삶에서 이렇게 더불어 가는 삶을 살아 보자”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마음잡고 사회복지를 공부한 것이 어느덧 15년. 이길자 원장은 올해 1월, 충남 부여군 임천면 부흥로에 ‘예사랑실버웰’을 개원할 수 있었다.

▲ 예사랑실버웰 요양원 이길자 원장

요양시설에 고향을 담아내다

‘예사랑실버웰’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정겨움’이다. 그것도 그런 것이 옛 학교를 깔끔하게 리모델링하여 묘한 운치를 보이며, 학교운동장으로 쓰이던 곳은 온통 꽃과 나무가 즐비해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져 요양하시는 어르신들의 산책로로 많이 애용한다고 이길자 원장은 말했다.

“어르신은 고향과 내 집이라는 것에 안착을 많이 한다. 그래서 처음 방문하실 때, 낯설지 않고 고향에 온 기분이 드실 수 있게 폐교를 매매해서 이렇게 요양시설로 꾸미게 됐다”

이길자 원장 스스로 소외되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누구보다 어르신에게 편안함을 주고 싶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또한, 제공되는 식사들도 모두 개별맞춤이라는 것이 예사랑실버웰의 또 다른 특징이다.

“처음에는 저도 다른 요양원처럼 일률적으로 음식을 드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건 아니다’ 싶더라. 아무래도 정신건강이 약하시고 외로운 분들이신데 식사라도 잘 챙겨드려야 하지 않나, 어르신 개개인에게 먹고 싶은 것을 묻고 최대한 들어줄 수 있는 요구사항에서 음식을 제공해 드린다”

이것 말고도 각방에 샤워실과 화장실 설치는 물론, 건물이 남향에 위치한 건물 탓에 무리 없이 햇볕을 볼 수가 있다. 덧붙여 추위에 특히 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처음 건물을 매매했을 때 새 유리였던 창문들을 깨부수고 모조리 3중창으로 바꿔 겨울나기에도 끄떡없다고 이길자 원장은 말했다.

▲ 예사랑실버웰 산책로

“지금 나이 드신 분들이 젊었을 적에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시며 보냈겠나? 노후준비도 없이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어쩌면 마지막 ‘집’일 수도 있는 이 공간을 어설프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주변에서는 원리원칙주의자로 가끔은 타박도 받는다는 이길자 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늦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끝까지 예사랑실버웰을 운영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다짐하며 요양병원과 장애인 시설을 통합하여 소외된 이들을 보살피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이길자 원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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