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하정수 기자] 子曰 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犬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공자가 이르길, “지금의 효라는 것은 몸을 잘 봉양해 드리는 것을 말한다. 개와 말도 모두 먹여 기르니, 공경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구별하겠는가?"

강정희 원장에게 효란 무엇인지 물었다. 그녀는 “효는 가정에서 성립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제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효사상은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미래 가치로 재해석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시점에 가족이 할 수 없는 기능을 사회 서비스 제도가 대신하는 새로운 풍습이 강화도에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 강정희 원장

공경이 공허해진 사회

어린 시절, 강정희 원장은 아버지의 유교사상과 조부모를 모셨던 가정환경이 요양원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 강준형 이사장은 강화군 삼성초등학교 설립자로 평소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강 원장에게 이야기했다. 그녀는 공경의 가치를 되풀이 말하면서, 복지가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도에는 젊은 인력이 없다. 농사는 70대 이상 노인이 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이 복지혜택의 수혜를 받기도 쉽지 않았다” 강 원장은 2006년부터 양로원을 하면서 지역 어르신과 유대관계를 만들어왔다. “강화도 어르신은 아직도 조선 시대의 가족제도 흐름 위에 있는 것 같지만, 공단의 홍보와 요양원을 이용한 분들의 알음알이로 요양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뿌리내린 것 같다” 그녀는 “강화도에서 살던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면서 정착한 부모들이 고령화와 무관심 속에 건강을 걱정할 처지가 되었다”고 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사람 살기 좋은 곳

요양원마다 노인들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데, 지리적 요건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삼성 너싱홈은 사람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삼성리, 현재 중앙로에 있다. 혈구산과 덕정산 사이에 있는 이곳은 지대가 높아 산 사이의 청정한 공기를 그대로 받는다. 주변 나무들이 뿜는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사람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예전에는 이곳이 인경리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사람은 떠났지만, 자연은 남아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평소 어르신이 쾌적한 환경에서 질 좋은 식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강 원장에게 이 자리는 그분들이 살기 좋은 곳이 아닐 수 없다. “도심지에 있는 요양원을 찾는 분들도 있지만 갇힌 공간, 탁한 공기보다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 부모를 모시는 게 좋다. 자주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산업화와 동떨어진 그 시대와 그 문화를 누리게 하는 것도 대안이다”

그녀는 “세끼가 중요하던 시대를 살지 않은 세대는 밥의 의미를 모른다. 없어서 못 먹던 시대에서 바빠서 못 먹는 시대로 변한 요즘. 요양원의 식사는 어르신들에게는 행복 그 자체다”

▲ 삼성 너싱홈 전경과 산책로 앞에 보이는 덕정산과 텃밭이 자연친화적이다

임종도 못 보는 시대가 돼선 안 돼

그녀는 수많은 어르신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그분들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다가 돌아가신 어르신들이 효도를 받고 떠났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변하고 있는데 의식이 아직 제자리라면 지금처럼 부모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녀는 복지가 21세기 화두가 된 시점에 요양원의 역할과 철학이 효사상과 맞물려 진보적인 인식으로 전환되기를 바랐다. “임종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늘 대비해야 한다. 삶과 죽음 사이에 서 있는 부모와 자식이 조금이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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