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허재용 기자] 충남 태안군 태안읍 동백로에 자리 잡은 ‘백석요양원 2관’은 ‘공동생활가정’으로서 개원한 지 이제 막 두 달이 되었다. 시설을 운영한 기간은 짧지만, 사회봉사를 한다는 이정이 시설장의 열정만은 누구보다 뜨겁다.

나를 돌보는 마음으로…

이정이 시설장이 처음 사회봉사에 뛰어든 것은 교회 활동에서였다. 교회 사무 출신인 그는 종교생활을 하며 자연스레 어르신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그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금 어르신은 과거 산업화 시절에 제 청춘을 다 바치고 나라의 안녕을 위해서 일하신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나이 들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 그분들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사는 만큼, 나도 어르신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결심하게 됐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늦깎이 나이에 대학을 입학해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되고, 꾸준하게 요양병원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요양시설의 운영을 맡게 된 것이 현재의 ‘백석요양원 2관’이라고 그는 말했다.

“어르신을 돌보는 것은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처음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시는 분들도 막상 어르신을 보살피면서 힘들어하는 부분들이 많다”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역시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이다.

하루에도 기저귀를 5번 이상 바꿔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르신이 변을 바닥이나 벽지에 칠하는 모습을 보고 대다수는 질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이 시설장의 생각은 달랐다.

▲ 백석요양원 2관_이정이 시설장(중앙 파랑색 옷)과 공동생활 가정 일동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어르신의 갑작스러운 행동이 마냥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당장 변이 묻어 찝찝한 상황에서 어르신들도 기분이 상하니까 우선 아무 곳이나 닦아내는 거다”

봉사하시는 분들도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어르신을 상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정이 시설장은 말했다.

이정이 시설장은 인터뷰하면서도 계속해서 본인은 내세울 것 하나 없다며 자신을 낮췄다. 하지만 누구보다 여유롭게 타인을 배려한다는 것이 그가 봉사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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