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승제 기자] “현재의 방송 경향은 버라이어티 능력이 우선시 되고 있고 성우 역시 이런 흐름에 따라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성우 중 한사람인 안지환 안지환보이스아카데미 대표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방송인 지망생들에게 실용 가능한 방송지식을 가르침은 물론 자기계발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최신 방송 트렌드를 연구하며 방송인으로서 갖춰야할 소양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목적을 담고 있다.

성우의 경쟁력도 이젠 버라이어티

안 대표는 “배우가 얼굴로만 캐스팅될 수 없듯이 성우도 목소리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는 방송환경이 됐다”며 “성우 역할을 연기자, 예능인들이 소화를 할 수 있을 만큼 경계가 없어졌기 때문에 성우 역시 연기력은 물론 버라이어티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안 대표는 외화나 애니메이션 등 전통적으로 성우가 담당했던 역할의 수입은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더빙이 필요한 프로그램의 수요가 줄었고 그나마 있는 프로그램도 버라이어티 능력이 있는 배우나 예능인들에게 섭외가 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성우들이 스스로 입지를 넓혀야한다는 것이 안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더빙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배우나 예능인을 캐스팅하는 것은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더빙을 하는 것이 당연히 대중의 관심을 더 불러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며 “성우도 같은 방송인으로 인지도를 높여야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라디오 방송이 나왔을 때 성우는 정말 목소리 연기만 잘하면 됐고 그 이후로도 외화나 다큐 편성이 많았기 때문에 성우가 설자리가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180도 다르다고 안 대표는 말했다. 더빙외화국도 방송사 부서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애니메이션 채널 정도에서만 성우가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안지환보이스아카데미 안지환 대표

더빙에서도 성우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

안 대표는 또 성우는 버라이어티 능력뿐만 아니라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극배우는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탤런트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고 성우는 마이크 앞에서 연기를 하지만 성우는 마이크가 치워지고 그곳이 무대가 되거나 카메라 앞이 돼도 그들과 같은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목소리로만 연기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역할에 어울리는 의상을 입고 역할에 대한 트레이닝을 하는 등 실제 연기자처럼 되어야 좋은 더빙이 나올 수 있다”며 “방송인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연기력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안 대표가 연기력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실제 연기를 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안 대표는 어려서부터 연극을 좋아해 초등학교 때 연극반에 들어갔다고 한다. 초등6년 서울시 발탁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 대한민국 청소년연기제에 참가,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유년시절부터 연기와 인연이 두터웠다.

아카데미·연구소 운영 통해 경험 나눌 것

이후 군대 제대 후 연기자의 길을 걷기 위해 MBC방송국 공채를 지원했는데 그 당시 모집했던 것이 바로 성우였다. 일단 응시를 해 합격을 했지만 연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에 성우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성우 역시 직접 연기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성우에 매력을 느끼고 현재까지 직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안 대표는 “목소리가 좋아야 성우가 될 수 있다고 오인할 수 있지만 연기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아카데미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경제적인 문제로 어렸을 적 연기학원을 다니지 못한 기억 때문이라고 한다. 열정과 꿈이 있지만 사정상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회도 줄 수 있을뿐더러 못 이룬 기억에 대한 보상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또 연극영화과를 전공하고 있는 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안 대표는 스케줄 관계로 다수의 수강생은 받지 못하고 소수 정예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반쪽짜리 아카데미보다는 방송 트렌드를 연구하는 연구소로 장소를 탈바꿈해 방송인들이 함께 연구하고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만들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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