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남재선 기자] 압구정로데오에 위치한 녹음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 더빙이 한창이다. 오는 9월 개봉 예정인 <포스트 맨 펫>을 전문성우가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녹음을 하고 있다. 그런데, 듣고 있자니 감칠맛이 난다.

성우는 대사만 읊지 않는다. 인물에 몰입해서 온몸으로 연기하는 목소리 연기자인 것이다. 대부분 목소리만 좋으면 누구나 성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목소리만 좋다고 성우를 할 수 있는 걸까?

▲ 레드 카펫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 더빙이 한창이다

성우는 연기자다

성우는 타고나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지만 SBSA서울방송스피치아카데미(보이스아카데미) 김정규 대표(이하 레드카펫 사운드 스튜디오 대표 겸)는 성우는 노력하는 연기자라고 단언한다. 또한 목소리보다는 연기력이 요구되는 게 현 추세라고도 말한다. “성우는 연기를 해야 장수할 수 있다. 인물에 몰입해서 그 인물을 표현해야 하며, 인물에 부합하는 성우가 목소리를 뛰어넘는 성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는 발음, 발성은 단기간에 고칠 수 있지만 연기력은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준비된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을 발휘한다고. 매년 학원에서 배출되는 성우들이 다른 기관 출신보다 오래 활동하는 것이 그 본보기라는 것이다.

▲ 김정규 대표

대교방송 원년 멤버인 김정규 대표는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로 이 분야에서는 대표자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2002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극장판을 더빙하면서 지브리 스튜디오의 간판 작품을 줄줄이 완성했다.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더빙한 작품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현재 신사동에 있는 SBSA학원(보이스아카데미)과 레드카펫 사운드스튜디오는 그 노하우의 결집체다. SBSA학원(보이스아카데미)은 스튜디오와 연계해서 수료생의 현장경험과 취업을 지원하고, 스튜디오에서는 방송, 애니메이션, 영화 예고편 등 다수의 작품을 더빙한다.

자기표현, 목소리에 있다

SBSA학원(보이스아카데미)은 성우학과는 물론 스피치학과도 운영하고 있다. 스피치 열풍이 불던 때에 광풍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고수했던 김 대표. 학원은 고급스피치를 지향하며, 이제는 좀 더 대중화된 스피치 과정을 편성한다.

“고급 화법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남을 설득하는 일은 일상생활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 요구된다” 관공서, 금융회사, 연예기획사, 미용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젝트 스피치 과정 의뢰가 들어오고 있으며, 이 학원의 특성에 걸맞게 교육 과정 중에 성우 수업도 포함된다. “성우 수업은 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일반인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수업에서 느끼는 해방감이 수강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발음 교정을 받는 학생

나만의 목소리로 세상과 만나자

SBSA학원(보이스아카데미)은 평생교육원으로 등록돼 있어 앞으로 학생들이 국비지원을 통해 스피치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사회는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과 가치가 평가된다” 김 대표는 1인 미디어 시대에서 개인이 얼마든지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스피치나 성우와 같은 오디오 분야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SBSA학원(보이스아카데미)은 빠르면 오는 9월에 영상번역학과를 개설해서 전문 영상번역가를 양성하는 데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문 영상번역가가 부족한 현실에서 학원의 노력이 영상번역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회진출 분야로 인식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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