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하정수 기자]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다. 2012년 5월, 성동원 강당에 결혼을 축하하는 선후배들이 두 사람을 둘러쌌다. 양가 부모는 없었지만, 비록 장애가 있지만, 이지훈 씨와 권영아 씨는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었다.

“자식 같은 두 사람을 결혼시킨 것이 내 인생에 가장 큰 보람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정헌 원장은 두 사람을 독립시키면서 성동원에서 함께 한 날들을 회상했다고 한다. 보호작업장에서 직업훈련을 하던 두 사람이 성동원 내에서 사랑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했다. 성동원은 그들이 독립하는 법을 배운 학교이면서 친가였다.

▲ 성동원 출신 이지훈 씨와 권영아 씨의 결혼식이 목사 주례로 진행됐다

장애인 경제적 자립까지 도와야

61년 동안 장애인 생활시설로 청각장애인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성동원. 이제는 청각·언어·지적·중복장애인의 교육·보호·재활을 통해 그들의 사회참여와 자립을 돕고 있다. “성동원의 존재 목적은 장애인의 양육도 있겠지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 장애인의 자립은 국민의 세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그는 장애인의 힘으로 사회·경제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일본에 성동원과 비슷한 장애인 시설을 견학한 적이 있다. 장애인이 만든 비닐 슬리퍼가 단순 작업을 거쳐 완제품으로 생산되는 것을 봤습니다. 의문은 이 제품이 과연 팔릴 것인가? 그런데 우려와 달리 잘 팔렸다. 원인은 지역사회와 정부가 연계해서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돕기 때문이다. 우리와는 대조적이었다” 정 원장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진정한 공동체라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

장애인의 안정적인 생활 사회가 책임져야

세상 속의 작은 세상, 작은 세상에서 시작하는 큰 세상. 장애인 부부인 이 씨와 권 씨의 사례를 보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장애인이 배울 수 있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이러한 기본적인 조건이 성동원 안과 밖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정부와 사회는 장애인 가정이 온전한 가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장애인 부부 이 씨와 권 씨는 성동원 선생들의 가정방문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가정방문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공과금이나 행정 편의를 봐주는 이유도 있다. 그들의 성실함과 순수함만으로는 사회 적응이 더디기 때문이다.

▲ 정헌 원장

성동원의 성장 아름답게 바라봐주세요

성동원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다양한 사회적응 훈련을 한다. 그 가운데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봉사활동은 장애인을 살아있는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 원장은 “완전한 사회통합을 목표로 하는 이곳에서 장애인이 더 성숙한 인격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베푸는 훈련을 해야 한다. 받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나눠줘야 한다”고 말하며, “이러한 과정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성동원 내에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체계를 외부에서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확대 해석되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 같은 경우, 교육철학마저 흔들릴 정도로 왜곡된 시선을 보내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애인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처럼 그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이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한다” 정헌 원장의 말대로, 우리의 시선이 왜곡되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 장애인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우리의 새로운 의무가 된 시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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