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격투기 송효경 선수. 사진제공=일진바이오(게이너클럽)

[이뉴스투데이 이종은 기자] 오는 26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 FC 16회 대회에 '싱글맘 파이터'의 별명을 가진 송효경선수가 출전한다. 김지연, 함서희 선수에 이어 국내 최고의 MMA 무대, 로드FC에 입성하게된 대한민국 세 번째 여성 파이터다.

해외에서 활동해 온 송효경은 로드FC 대회 출전을 앞두고 '김대환의 파이트캐스트(이하 김파캐)'에서 이전까지 전해지지 않았던 자신의 스토리를 밝혔다.

김파캐 진행자의 거침없는 질문에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MMA 3년 차에 접어든 파이터답게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보인 송효경 선수의 인터뷰 내용이다.

격투기를 시작한 계기는?

힘든 시기를 나름대로 극복해보고자 보디빌딩과 크로스핏 운동을 시작하고 모든 사람 마음이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생각에 허무함을 느꼈다. 그 때 강인하고 '나쁜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MMA를 접하게 됐고 그 화끈함에 반해서 첫발을 들이게 됐다

'싱글맘 파이터'란 별명 때문에 불편하진 않은지?

아들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 얻은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존재기 때문에 '싱글맘 파이터' 별명 전혀 부끄럽지 않다. 언제나 아들을 보며 힘을 얻고 아들을 위해 살고 싶다아들이 없다고 속이면서까지 성공할 생각은 없다

로드 FC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언제나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데 이번 기회도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셔서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싸비MMA 이재선 감독님과 구미MMA 이창섭 관장님, 로드 FC 밴텀급 챔피언 이길우 선수를 비롯해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과 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없었을 거다. 영광스러운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국내 무대 데뷔전이니 만큼 마음가짐도 다른지? 국내 팬들 앞에서 처음 치르는 시합인데 긴장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진 않는지?

한번도 긴장하며 시합을 치른 적은 없다. 그 동안 배운 걸 모두 써먹어보고 얼마나 더 강해졌는지 느껴본다는 마음으로 링에 오르기 때문이다.

시합 때 입는 탱크탑 안에 가슴 보호대를 끼니까 가슴이 많이 커 보여, 관계자 중 한 분이 "남성 팬들이 너의 가슴만 쳐다본다"며 "춤이라도 추면서 등장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셔서 기분 좋게 흔들며 입장하는 게 캐릭터가 됐다.

어떤이들은 왜 춤을 추며 등장할까 라며 웃어넘기지 못하는데 시합도 못하고 의기소침해 있기보다 지더라도 시합의 모든 부분을 즐기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열심히 훈련하고 약속한 체중은 꼭 맞춰야겠다는 책임감은 가지고 있지만, 승패는 제 노력 여하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 시합에 임하면 긴장하지 않는다.

지난 시합들을 모두 지켜 봤다. 스트레이트 펀치들과 미들킥을 앞세워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방어적인 걸 싫어한다. 인상을 쓰며 펀치를 날리는 나쁜 여자이고 싶으니까. 상대가 세 번을 때리면 배수로 더 때리고 싶어서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떤 상황에서도 오히려 밀고 들어가는 투지가 생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이 맞고 싶진 않다.

격투기를 하면서 힘든 점은?

첫 시합에서 주짓수를 주특기로 하는 선수에게 졌다. 상대가 팔을 꺾으려는 찰나였는데 이재선 감독님이 코너에서 수건을 던져 기권 의사를 알렸다.

▲ 이츠카선수를 상대로 뒤돌려차기를 시도하는 송효경 선수(오른쪽), 파이투라이브 화면캡쳐

당시 시합 준비 기간이 짧아 이 감독님이 그라운드 기술에 걸리면 빠져나갈 수 있는 훈련을 주로 시켜주셨는데 배운 걸 써먹어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렸 아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보호해주고 싶었던 이 감독님의 배려였던 것 같아서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여자 격투기 천재라 불리는 이노우에 미즈키와의 시합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미즈키는 타격이 생각만큼 잘 통하지 않자 나를 효과적으로 이길 수 있는 그라운드 공방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그때는 방어법도 잘 모르겠고 불리한 포지션에서 탈출하는 방법도 머릿속에 없었다.

지난 1월엔 일본의 '레벨즈'란 대회에 출전해서 무에타이 룰로 싸웠다. 상대인 이츠카에게 판정으로 지긴 했지만 화끈하게 치고 받았고 처음으로 시합에서 다운도 뺏겼다. 타격이 강한 상대에겐 절대 방심해선 안 된다는 점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시합을 뛸 때마다 점점 더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력이 강해지는 것 같다.

항상 강한 상대와만 싸워와서 "효경이는 강한 사람이랑만 싸운다. 매일 지러 간다"는 말도 듣는데 무섭지 않다. 격투가라면 더 강한 상대와 싸워서 이기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약한 상대와 싸워서 이겨봤자 의미가 없다. 그래서 시합에서 지더라도 침울해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어떻게 보완하고 있는가?

당연한 말이겠지만 레슬링과 주짓수에 더 중점을 두고 훈련하며 보완하고 있다. 보기보다 관절이 약한 것을 느꼈다. 귀도 많이 부었다. 몇 달 전 중국 시합을 준비하면서 남자 선수들과 주짓수 훈련을 격하게 하다가 무기폐증이 오기도 했다.

무기폐증은 폐조직이 손상을 입으며 공기가 잘 들어가지 않는 증상으로, 처음으로 시합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젠 많이 회복돼 시합을 준비하며 레슬링과 주짓수 수련에 집중하고 타격에 있어선 방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더 강한 타격을 날리기 위해선 주짓수와 레슬링 기반이 탄탄해야 하는데 시합 영상을 보면 꾸준히 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라운드 기술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서두르진 않는다.

매일매일 모든 기술 영역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연습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전엔 그라운드 기술은 어려우니까 복싱이나 더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재미가 없어도 조금씩 하다 보니 점점 실력이 늘고, 실력이 느니까 재미있다.

격투가로서의 목표는?

내 목표는 로드 FC 챔피언이 되는 거다. 언젠가 로드 FC 챔피언이라는 목표에 도달했을 때 이렇게 쏟은 인내와 노력이 추억이 될거라 생각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한다. 격투기가 아니어도 좋으니 이제까지 쌓아온 운동의 노하우를 활용해서 바른 운동법에 대해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 마디

김파캐 출연하고 싶다. 팬분들께는 아줌마인 나를 이렇게 응원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격투가들은 이런 응원의 힘으로 자기 마음을 재정비할 수 있어 한 분 한 분 열심히 응원해주신 덕에 비록 삶이 어렵고 몸도 아프지만 다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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