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해천 기자]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에 가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전 직원들이 아침에 나와 일렬로 줄을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처음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에 오시는 분들은 이런 진풍경을 보게 된다. 이쯤 되면 무엇을 기다리며 줄을 서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어서 장애인 이용자 버스가 들어오면 버스 주변으로 관장을 비롯해 전 직원이 복지관 이용자 한분 한분 버스에서 내릴 때 마다 인사를 주고받는다. 

장상원 관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직원들과 이용자들의 아침 인사는 이렇게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많은 직원들 앞에서 인사를 받기가 어색해 하던 이용자분들도 이제는 자연스런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분명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은 그들을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선행되고 그것이 세밀하게 접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런 환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 일환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을 대하고 있는 직원들부터 실천에 옮기자는 목적에서 아침인사가 시작된 것이다.

▲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 장상원 관장

가톨릭사회복지와 전문적 운영시스템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999년 4월 1일 설립됐고. 2000년 7월부터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위탁받아 15년째 운영 중이며 두 개의 큰 축의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가톨릭사회복지(카리타스-caritas) 정신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모든 사업에서 그 사명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고,
둘째, 현대 장애인복지의 흐름에 따라서 복지관에 오시는 한 분 한 분을 배려하는 전문성과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이 두 가지 방향성이 참여자 중심으로 기관의 미션과 비전에 맞게 지역사회라는 관계성 안에서 공감과 소통으로 지역사회통합과 정상화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 방향성에 알맞게 복지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진행된다. 예를 들어 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먼저 그 프로그램이 기관의 사명과 부합하는지 확인한다. 이 정합성이란 가톨릭운영이념과 윤리에 준하는 것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가난한 사람 중심으로 인격에 대한 존엄성을 본질로 한다.
둘째, 윤리적 요구와 정의를 바탕으로 사랑의 공동체를 건설한다.
셋째, 그리스도의 가치에 따라 사랑의 실천으로 긴급한 욕구에 응답하여 공동선을 지향, 즉 사랑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것뿐만 아니라 왜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로운 디딤돌과 지팡이가 되는 것이다.

손꼽을만한 사업으로는 6년째 군산 탑플란트 치과와 협약을 맺어 무료치과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과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진료 및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새롭게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한마음탁구대회처럼 탁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지역 장애인들의 친선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다름을 인정하는 장애인식개선사업 프로그램과 더불어 장애와 비장애인들의 통합을 위한 소통콘서트, 가족운동회, 미술대회, 심리운동 프로그램 그리고 캠프 등과 같이 서로간의 관계형성으로 진정한 사회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작게는 장애인들의 욕구에 응답하고 크게는 가톨릭사회복지가 의미하는 보통 사람들이 그들과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복지관 이용자들에게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것뿐만 아니라 왜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로운 디딤돌과 지팡이가 되기를 노력한다.

▲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 외관

복지관에서도 쉽지 않은 영역은 지적장애인과 발달장애인들로 특히, 이들에게는 개별적이고 지속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지능과 인지능력, 욕구 파악은 따뜻한 마음으로 정확하고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단지 복지관차원이 아닌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얼마 전 뉴스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제도의 허점에 의한 사고가 크게 기사화된 적이 있었다. 장상원 관장은 활동보조인이라는 제도는 좋은 제도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장애인들을 무능력자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활동보조인 양성에 있어서도 유사경력자는 20시간, 나머지는 40시간으로 진행되는 현실이 보완되어야 하며, 장애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양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장애인들의 사회적인 활동을 도와주는 것은 그만큼 잘 보고, 판단하여 실천해야만 그들을 제대로 도와드린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은 그들을 향한 평등과 존중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군산장애인복지관 이용자들을 생각하는 직원들의 마음과 더불어어 살아가기 위한 작은 몸부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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