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안한 산업수도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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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안한 산업수도 울산
'산업수도' 위상을 가진 울산…잇따른 안전사고로 '안전수도'와는 멀어지고 있어
  • 서보현 기자
  • 승인 2014.06.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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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뉴스투데이 울산취재본부 서보현 기자.
[이뉴스투데이 울산취재본부 서보현 기자]  31건, 그리고 7명.
 
이 수치는 올 한해 울산에서 발생한 사업장 화재·폭발사고와 안전사고 건수 및 사망자 숫자다. 한 달 평균 5.1건이 발생한 셈이다. 이들 사고로 인한 재산 피해는 10억 여원(울산시소방본부 추산)에 달한다.
 
울산국가공단에는 '산업수도'라고 불리는 울산의 위상에 걸맞게 화학물질 및 대형 유류·가스 저장시설, 생산시설 등이 밀집해있다. 울산국가공단의 연간 위험물질 취급량은 전국 전체 취급량의 29.1%(1억 602만톤)를 차지한다. 그런 만큼 작은 사고가 자칫 커다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도 하다.
 
▲ 올해 울산에서 발생한 화재·폭발·안전사고 일지.
문제는 잇따른 사고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재발 방지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울산 공단 내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전체적으로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울산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화학단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월 출범한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신청사 마련과 인원 확충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울산화학재난합동방지센터는 현재 청사에 별도로 배치된 상주 인력이 없고, 200억원대의 제독차, 화학차 등의 시설을 적치할 공간도 미비한 상황이다.
 
센터의 운영 자체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또 유해화학물질 관리는 환경부, 산업 안전은 고용노동부, 고압가스 관리는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이원화된 관리 체계 역시 적확한 사고 대응을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중앙정부 차원의 허술한 대응체계 외에도 작업장 관리자 및 울산시 담당자의 소극적인 대응도 사건·사고의 '판'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5월 폭발사고가 발생한 한 업체에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홍보팀 관계자는 "모두 외근중이다"라는 말만 반복, 결국 회사의 정확한 입장은 듣지 못했다.
 
통화를 시도한 날짜가 사고가 발생한 바로 다음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허술하고 미흡한 초동 대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지점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 사고가) 기사화되는 것이냐"며 되묻기도 했다.
 
이쯤 되면 울산공단 입주 기업은 사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재발 대책은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숨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인식을 시민들에게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라면 비슷한 사고, 더 나아가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불씨는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상황이다.
 
울산공단 내에 입주한 한 업체의 관계자는 공장 시설 노후화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화학업계의 특성상 24시간 공정이 돌아가야 하는데, 이를 멈추고 안전 진단을 받기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업체의 애로사항도 보듬고,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는 '안전수도' 울산을 우리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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