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칼럼- 백전백승 필드맨 (1)] 부러운가? 부러우면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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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백전백승 필드맨 (1)] 부러운가? 부러우면 지는 거다
  • 이뉴스투데이
  • 승인 2014.06.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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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는 이번주부터 골프칼럼을 신설, 게재합니다. KPGA 프로 및 KPGA 중앙경기위원을 역임한 최영수 (주)야디지코리아 회장이 집필을 맡아 매주 수요일 골프 애호가를 찾아 갑니다. 최 회장은 그동안 골프칼럼을 오래 쓰면서 다양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심층 분석과 재치 있는 포인트 레슨으로 호평을 얻은 바 있습니다. [골프칼럼- 백전백승 필드맨]에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랍니다. <편집자주>

골프라는 스포츠는 참 역설적이다. 공을 멀리 보내려면 세게 치면 안 된다. 살살 달래듯 부드럽게 스윙을 해야 한다. 공을 목표한 방향으로 보내려면 목표 방향으로 가는 공을 미리 보면 안된다.

또 있다. 공을 높이 띄우려면 넉 다운 샷으로 땅에 내리 찍어 쳐야 한다. 역설의 절정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필드, 풍광이 좋은 코스일수록 페어웨이가 좁고 숲은 우거져 티샷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다. 장미에 어찌 가시가 없기를 바랄 건가.

역설은 공이나 코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종종 잊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욕심을 내면 낼수록, 상대방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면 할수록 자신의 스코어 카드는 엉망이 된다.

얼마전 80대 중반 스코어를 치는 지인 중년 부인이 동네 아줌마들과 내기골프를 하게 된 모양이다. 동반 라운드를 기꺼이 하며 이 중년 부인의 심리 상태를 자연히 알게 됐다.

듣자하니 동네 아줌마들은 알아주는 싸움닭들이었다. 서울에서 수도권 도시로 이사 와 자영업을 하며 골프 연습장에서 짜장면 시켜먹는 그런 타입들이다. 텃세가 이만저만 아닌데다 싱글 스코어까지 심심찮게 하니 콧대까지 세 거만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게 이 중년 부인의 설명이었다.

싸움닭에게 먹잇감이 된 이 불쌍한 중년 부인은 연습 라운드 내내 한숨이다. 미스 샷이 이어지고 퍼팅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내기골프에서 무조건 질 것 같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더욱이 이 싸움닭 아줌마들은 자기보다 구력도 훨씬 짧다고 하면서 한숨이 그치지 않는 걸 보니 필자는 웃음도 나오고 괜히 걱정이 앞섰다.

필자가 한마디 안할 수 없었다. "이번 내기골프는 무조건 졌습니다. 다른 동네로 이사 가지 않는 한 계속해서 그 아줌마들에게 끌려 다니면서 번번이 당할 겁니다". 중년 부인의 낯이 어두워지면서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다. 눈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조르고 있었다.

내기골프는 이미 지고 들어갔다. 이기려는 욕심만 있지, 이미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었다, 라고 말해 주었다.

▲ <사진= 이뉴스투데이 DB>
그렇다. 상대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골프는 자칫 견제에 신경쓰다 보니 자신만의 골프를 잊기 쉽다. 자신의 골프에 집중하지 못하니 어느새 스스로 무너지고 만다.

이런 경험 흔히 있을 것이다. 동반자 중 한명이 평소보다 아주 잘 치면 다른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빈곤감(?)을 느끼고 집단적으로 무너진다. 결국 잘 치는 동반자를 더 잘 치게 만드는 꼴이 된다.

이를 집단적 패배감이라 한다. 어떻게 극복할까. 이런 방법이 약간은 소용이 된다. 상대방의 상승 무드를 깨는 것이다. 비열한 방법은 아니니 한번쯤 써먹어 볼 만하다. 일단 잘 치는 동료의 스코어를 무시하라. 혹시 내기를 한다면 가끔 '결제'를 늦춰라. "얼마 줘야 하지?" "티샷 끝나고 줄게" 또는 "다음 홀에서 따서 줄게" 등등 심리전을 펴는 것이다. 상책은 아니지만 상대 기를 꺾는다는 점에선 어느정도 유용함이 검증(?)된 방법이다.  

물론 최고 상책은 결국 본인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집중하는 것이 나머지 홀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없는 자신감을 갑자기 어디서 어떻게 불러오나.
바로 상대방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철저히 인정하라. 단, 하루짜리 실력이라고 인정하라. 자존심때문에 인정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에 대한 부러움이 어느새 질투심으로 변하고 급기야 자신은 뒤땅치고 오비내고 혼자 붉으락푸르락 하면서 한숨만 푹푹 쉬다가 무너지고 만다 .하루를 망치게 된다.

그러므로 골프를 잘하는 비결이라면 딴 것 없다. 첫째 계명이자 마지막 계명은 단 한 개의 미스샷도 없기를 바라는 '걱정 없는' 골프는 생각하지도 말라. 상대를 확실히 인정하는 '걱정을 안 하는' 골프부터 해야 한다.

 
[글= 최영수 ㈜야디지코리아 회장 / 정리= 이뉴스투데이 엄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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