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전거탄풍경 “시·공간을 함께 해야 진짜 음악… 공연은 가수의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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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자전거탄풍경 “시·공간을 함께 해야 진짜 음악… 공연은 가수의 생명"
신곡 '소심한 궁금증',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레는 이야기 담아
뚝배기 같은 우리 노래… 팬들에겐 밥과 김치 같은 존재 되고파
  • 양미영 기자
  • 승인 2014.03.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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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탄 풍경의 아지트인 카페로플라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인봉, 김형섭, 송봉주.

[이뉴스투데이 양미영·김은경 기자] 올해로 데뷔 15년을 맞는 자전거 탄 풍경(이하 자탄풍)을 만나러 신사동의 한 카페로 향했다. 커피 맛이 좋아 자탄풍이 자주 간다는 그 곳. 자탄풍의 노래처럼 클래식하고 정감있는 카페에서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가슴 깊숙이 숨겨 두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학창 시절의 추억, 그리고 첫사랑의 설렘 등 과거의 단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밖에는 때 아닌 눈이 내리고 있다. 봄눈을 맞으며, 올 봄 가장 로맨틱하다고 자부하는 세 남자가 들어온다. 3월 꽃샘추위도 단숨에 녹여낼 만한 따뜻하고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 자탄풍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 <클래식> 속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떠올린다.
-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클래식>이 영화화되기 1년 전에 발표된 곡이다. 그때 한창 라디오를 통해 음악이 소개될 때였는데, 어느 날 곽재용 감독님에게 전화가 왔다. 라디오에서 음악을 들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다고,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영화와 그림이 딱 맞는다고. 그래서 영화에 쓰이게 됐고, 노래는 물론 우리도 크게 주목 받기 시작했다. 당시에 운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 최근 발표한 신곡 ‘소심한 궁금증’은 어떤 노래인가?
-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는 단계, 그 지점에서 오는 막연한 궁금증 있지 않은가. ‘이런 것까지 궁금해 할 필요는 없는데…’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궁금해 하는 그런 것들을 모아봤다. 얘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무슨 음악을 좋아할까 등 소소한 것들에 대한 궁금증과 사랑이 시작될 때 갖는 설렘을 노랫말에 담았다.

■ 오랜만에 나오는 사랑 노래다.
- ‘그렇게 너를 사랑해’ 이후에 달달한 노래는 없었다. 한동안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힐링 노래를 주로 해왔는데, 봄도 되고 꽃도 피고 화이트데이를 위한 콘서트도 하게 되면서 사랑 노래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랑 노래를 하게 됐다.

■ 혹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운 곡이 있는가?
- 우리 노래가 좀 오래 걸린다. 요즘은 음원 발표 전부터 화제가 되고, 음원 발표하면 일주일동안 차트 올킬하다가 한 달 후에는 그 노래를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우리 노래는 발표하고 몇 년 지나서야 알려지기 시작해서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기억된다. 끓기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온기는 오래 가는 뚝배기 같은 곡. 그래서 안타까운 곡이 없다. 아직 기회가 많고 언젠가는 대중들에게 알려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타석은 많다고 생각한다.

■ 노랫말이나 곡을 쓸 때 어디서 영감을 받는가?
- 여러 곳에서 받는다. 물론 모든 것들이 직접적인 경험에서 나오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거니까. 책을 읽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때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얻고, 카페에서 옆에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세상 살아가는 게 다 스토리 아닌가. 다들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고, 누구에게나 자기스토리가 가장 소중한 거다.

■ 콘서트 준비가 한창 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 대해 소개한다면?
- 3월 12일부터 16일까지 정동 세실극장에서 ‘자전가 탄 풍경의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연다. 타이틀은 <로맨틱 브라더스>다. 우리가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의 모습을 극화시켰다. ‘문학의 밤’이라는 설정 아래 노래 좀 한다는 고등학생들이 모여 서로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극이 시작된다. 클럽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하는 음악이 아닌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다가 잘리기도 하고. 음악과 재미있는 스토리를 버무려 낸 음악극 형식의 콘서트다.

▲ 3월 12일~16일 정동 세실극장에서 열리는 자전거 탄 풍경의 '로맨틱 브라더스' 포스터

■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가장 로맨틱한 음악’을 추천 받고 있다. 자탄풍이 생각하는 가장 로맨틱한 음악은?(각자)
- ‘나무 자전거’ 시절 아내를 위해 만든 ‘사랑하기 위해서’다.(강인봉) 에이핑크의 ‘노노노’. 왜 가장 로맨틱한지는 이번 콘서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송봉주) 신곡 ‘소심한 궁금증’. 이 노래 부르면 그 사랑이 이뤄진다는 바람으로, 처음 사랑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로맨틱한 노래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김형섭)

■ 이번 공연에서 어쿠스틱한 모던 포크를 선보인다고 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포크와 다른 점은?
- 우리나라에서는 통기타를 치면 포크라고 하는데,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포크는 모던 록에 가깝다. 우리의 음악은 한국적인 포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70년대의 통기타 음악과는 분명 다르다. 통기타를 베이스로 록적인 요소라든지, 또 우리가 좋아하는 재즈적인 요소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 뭉뚱그려 우리 나름대로 이름을 붙인 게 바로 ‘어쿠스틱한 모던 포크’다. 우리가 지향하는 음악이 어쿠스틱적이고 현대적인 것이다. ‘악동뮤지션’이나 ‘버스커버스커’를 포크 그룹이라고 하지 않듯이 장르의 차이는 분명이 있다. 요즘 그들이 참 부럽다. 똑같은 음악을 해도 우리가 하면 올드하다고 하는데, 젊은 친구들이 하면 젊게 받아들여진다. 나이 상관없이 음악으로만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선입견들이 아쉽고 또 그 선입견들이 부럽기도 하다.

■ 예전에는 콘서트 중에 연인에게 공개 프러포즈 시간이 있었는데, 요즘에도 하고 있나?
- 이번 공연에는 안타깝게도 없다. 옛날에는 ‘닭살매치’라고 해서 사연을 미리 받아 공연 중 변조된 목소리로 직접 사연을 읽고 프러포즈를 하는 코너가 있었다. 이번에도 신청해주신 분들이 몇 분 있었는데 이번 공연이 ‘주크박스’ 뮤지컬의 형태다 보니 극의 흐름상 넣지 못했다. 처음 공개 프러포즈를 시작할 때는 신청이고 뭐고 없었다. 그냥 즉석에서 이뤄졌다. 그러다보니 커플들이 서로 합의가 안 돼 해프닝도 많았다. 감동 받아 우는 커플도 있었고 고백을 했는데 아직 상대방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서 분위기가 싸늘해 진적도 있었다. 즉석으로 할 때는 ‘이번 커플은 어떻게 될까’, ‘받아줄까 받아주지 않을까’ 설레고 기대하는 짜릿함 같은 게 있었는데, 사연을 받기 시작하면서 공연에 아슬아슬함은 사라진 것 같다. 이 코너를 통해서 결혼에 골인하신 분들이 100쌍이 넘는다.

■ 자탄풍의 노래가 유리상자, 동물원의 노래와 함께 결혼식 축가로 많이 불려진다.
- 그동안 축가를 많이 불렀다. 결혼식 축가를 부르는 자리가 노래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이다. 전문적으로 노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도 아니고 주위도 매우 어수선하다. 그래도 기쁘게 가서 노래하는 이유는 그분들에게는 평생에 한번 있는 가장 중요한 날이고, 그런 날 우리가 축가를 부른다는 것은 그분들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황이 안 좋더라도 축가는 열심히 부른다. 주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많이 신청하신다.

■ 공연을 무척 많이 하는 그룹 중 하나다. 지금까지 자탄풍은 얼마나 많은 공연을 했나.
-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옛날에는 수첩에 기록을 했는데, 지금은 안한다. 숫자가 많아지니까 세기도 힘들고, 또 세면 뭐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1,000회는 안 된 것 같은데, 죽기 전에 1,000회는 하고 죽지 않을까.

■ 자탄풍에게 공연이란 어떤 의미인가?
- 공연하려고 사는 거다.(웃음) 가수는 공연이 생명이다. 물론 한 100여 년 전부터 노래를 녹음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이 되면서 녹음된 노래를 팔 수 있게 됐는데 나는 사실 그건 어떤 면에서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보는 게 가장 정상적인 일인데 우리는 어떻게 보면 모조품들을 듣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명화 ‘모나리자’를 보는 것과 모나리자를 찍어서 보는 것의 차이 같은 것이다. 물론 찍어서 보는 것도 훌륭하지만 실제 모나리자를 보는 것은 아니지 않나. 녹음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 그게 다라고 생각하면 슬퍼진다. 공연을 하고 같이 호흡하고 그래야 그날, 그 자리, 그 순간에서만 있는 소위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음악이라는 게 시간과 공간이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공연은 온전히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자리다. 우리가 어떤 행사에 초대 됐다면 우리는 그곳에서 흥을 돋우는 양념 역할밖에 할 수 없지만 ‘자탄풍’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공연을 하면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우리의 음악을 듣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우리만을 보러 와주시는 것이니까. 그래서 공연은 굉장히 행복한 거다.

■ 데뷔 15년을 맞이했다.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 우리는 부지런한 팀인 것 같다. 반응 없어도 부지런히 노래하고, 찾아주는 곳은 웬만하면 거절하지 않는다. 왜냐면 가수가 노래하고 싶은데 노래할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든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 셋다 아무도 내 노래를 들어주지 않는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간을 겪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잘 안다. 그 부분에 대한 상처 같은 것들이 있어서 노래 불러달라는 요청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이번에 거절하면 다음에 또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귀찮아도 힘들어도 게을러지지 않게 꾸준히 노래해왔고, 그래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자전거 탄 풍경 멤버 강인봉, 김형섭, 송봉주(사진 왼쪽부터)

■ 여성 팬들이 유독 많다. 이제 엄연한 아저씨 그룹인데, 보이 그룹에 능가하는 팬심(心)을 확보하는 비결은?
- 음. 잘생겨서?(웃음) 남자 세 명이 통기타를 들고 나와 자분자분하고 소담스럽게 음악을 하는 팀들이 별로 없다 보니까 조금은 희소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것들에 대한 갈증 해소 또는 향수를 자극하는 무엇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다보니 팬들이 ‘얘네들은 없어지면 안 돼’ 라는 생각에 우리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아무리 맛있는 뷔페를 가도 밥과 김치는 꼭 있지 않나. 먹는 사람이 별로 없어도 없으면 안 되는 그런 것. 지금은 워낙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 보니까 우리를 찾는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 밥을 먹어야 먹은 것 같고, 산해진미가 있어도 김치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꼭 있다. 어쩌다가 내가 먹고 싶을 때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우리는 그런 그룹이다.

■ 여성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멤버는?
- 송봉주가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멤버들마다 특징이 있는데 심하게 진지한 강인봉과 심하게 개구쟁이 같은 김형섭의 중간에서 조절해주는 팀 내 분위기 메이커다. 또 여성분들이 오면 눈도 잘 마주치고, 넉살도 잘 부리고 편안해 보여서 좋아하는 것 같다.

■ 과거 보다 지금이 훨씬 어려 보인다. 관리 비결이 있나?
- 따로 관리하는 건 없다. 그냥 예전보다 편해진 것 같다. 예전에 왜 그렇게 힘들게 아옹다옹하고 아등바등 살았는지 모르겠다. 마음을 내려놓으니까 음악도 편해지고, 얼굴도 자연스럽게 편해지고 요즘은 그다지 힘든 게 없다. 예전에는 모든 게 힘들고 안 되는 것 투성이었는데, 요즘은 안 될 것도 없고, 힘들 것도 없다. 뭐든지 받아들이고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 자탄풍의 음악은 신기한 힘이 있다. 30~50대는 물론 디지털 시대를 살아온 20대의 감성도 자극한다. 아날로그를 겪지 않은 세대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힘은 무엇인가.
- 우리는 아마추어를 가장한 프로다. 우리가 가진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다가가야 하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기분을 들게 해줄지 안다. 아날로그적이지만 결코 뒤쳐져 있지 않은 느낌. 요즘 아날로그는 오히려 더 세련되고 앤티크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나. 그런 느낌이 우리 팀 안에 녹아있는 것 같다. 우리는 완전한 아날로그도 완전한 디지털도 아닌 두 감성의 교집합 지점에 있다.

■ 요즘 눈에 띄는 후배 가수가 있다면?
- 우리나라는 음악의 나라인 것 같다. 인구 대비 음악 하는 사람도 많고 실력도 장난 아니다. 프로에서 뛰지 않는 친구들조차도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석유로 따지자면 무궁무진한 고갈되지 않는 나라다. 이제는 더 없겠지 했는데, 엄청난 실력의 친구들이 나타나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우리를 닮고 싶었다던 ‘버스커버스커’도 그렇고. 최근에 눈길이 가는 친구는 김목인이다. 이 친구는 옆에서 속삭이듯이 노래하는데 듣는 사람도 편하고 가사도 어려운 내용도 아닌데 공감 갈 만한 이야기를 툭툭 던지고 참 괜찮더라. 젊은 친구가 그렇게 힘 빼기가 쉽지 않은데 음악 참 편안하게 하는구나 싶었다.

■ 자탄풍은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 아들놈이 대학생이 되서 미팅을 나가게 됐을 때 자연스럽게 ‘자전거 탄 풍경’ 음악이 이야기가 되고, 서로 즐거워하다가 마지막에 우리 아들이 ‘자전거 탄 풍경 우리 아빤데’라고 말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팬들에게 우리가 굳이 일등이 아니어도 된다. ‘자탄풍’이 일번이 아니어도 우리 노래를 좋아해준다면 그분은 우리 팬이 맞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노래가 많은데, 우리 노래가 누군가에게 3등이나 5등 혹은 10등이 될 수도 있는 거고 그것만으로도 대단하고 감사하다. 평소에는 엑소(EXO)를 좋아하다가도 기분이 좀 우울하고 그럴 때에는 또 우리 노래가 생각날 수도 있다. 그 순간만큼은 '자탄풍'이 그분에게 일등인거니까. 그렇게 늘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 기사=양미영 기자·김은경 기자  사진=한주용 기자  장소협찬=카페로플라 신사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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