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CEO스코어가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그룹의 공정자산 순위.

[이뉴스투데이 경제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 시행을 앞두고 재벌그룹 핵심 계열사 20곳이 합병이나 총수일가 지분율 감소 등을 통해 규제에서 교묘하게 빠져나갈 전망이다.

20일 재벌닷컴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122개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지난해 10월 이후 '경영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자산 5조원 이상 43개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 중 총수가족 지분과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2월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사 결과 입법예고 이후 경영사항에 변화가 생긴 곳은 ▲총수일가 지분감소 12개사 ▲계열사간 합병 11개사 ▲영업양도 또는 인수 3개사 ▲계열사 지분매각 1개사 ▲모그룹 대상제외 1개사 등이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삼성SNS를 삼성SDS에 합병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45.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삼성SNS는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내부거래 규모가 전체 매출액의 55.62%에 달해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회사로 지목됐다. 하지만 합병 이후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은 11.25%로 낮아졌다.

이건희 회장 일가족이 46.04% 지분을 보유한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12월 내부거래가 거의 없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를 인수했다. 대신 내부거래가 많은 식자재사업을 떼어내 삼성웰푸드로 넘기면서 내부거래 비율을 대폭 낮추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현대엠코를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하면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현대엠코는 합병되기 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35.06%의 지분을 보유했으며, 2012년 기준으로 현대엠코의 내부거래 규모는 전체 매출액의 61.19%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되면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했던 현대엠코 지분율은 각각 4.685, 11.72%로 크게 줄어 규제 대상 지분한도인 총수 일가족 지분 20%(비상장)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밖에도 GS, 동국제강, STX, 동부, 세아, 한라, OCI, 동부, 동양 등이 계열사간 합병과 총수일가 지분율 축소 등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문제는 재벌그룹이 이같은 방법으로 규제 대상에서 빠져 나가도 대부분 내부거래 규모 자체가 줄거나 총수 일가의 지분가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어서 또다른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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