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일권 기자]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의 총·학장에게 인재 추천권을 부여하고 연중 수시로 지원자를 발굴하기로 했다. 또한 폐지한 서류전형을 다시 부활시켜 이미 사교육 시장이 형성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이인용 사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열린 채용과 기회균등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제도를 개편하게 됐다"며 "입사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사회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개편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채용제도 개편의 핵심은 '찾아가는 열린 채용제'를 도입해 현장에서 우수 인재를 찾아 수시로 지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찾아가는 열린 채용은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30개 안팎 대학을 연중  3~4차례정도 방문해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총·학장 추천제로 5000명가량 인재를 발굴할 예정이다. 대학별 채용인원 배정은 해당 대학의 삼성 입사 실적 등을 감안해 정해진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찾아가는 열린 채용과 총·학장 추천제로 발굴된 인재에게는 서류전형을 면제한다"며 "물론 추천을 받았더라도 SSAT에서 떨어지면 탈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들 외에 다른 지원자들은 서류전형을 통해 입체적으로 준비된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직, 소프트웨어 인력, 영업마케팅직, 디자인·광고직은 산합협력 과제, 직무관련 경진대회 실적, 인턴십·실무경험 추천 등으로 인재발굴 방식이 다변화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은 인문·이공계 불문하고 맞춤형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양성하는 방향으로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인용 사장은 "어학연수나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 등 '보여주기식의 불필요한 스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면서 "집중되지 않는 스펙은 오히려 불리할 수 있으며 서류전형으로 정성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계열특성을 반영해 이공계는 전공과목 성취도, 인문계는 직무관련 활동·경험 등을 중점 평가한다.

박 팀장은 "학원 사교육으로 서류전형에 대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은 서류전형 도입으로 연간 20만명에 달하는 SSAT 응시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과도한 사회적 비용 완화와 탈락자 대량 양산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SSAT도 지식·암기력 중심에서 논리력 중심으로 개편한다. 오랜 기간 독서와 경험을 통해 개발된 논리적 사고력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낼 것이라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공간지각력 영역을 추가하고 상식 영역에는 인문학 지식과 역사 문항을 늘린다.

한편, 삼성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2월 초부터 수시 지원 시스템을 개설, 연중 채용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매년 4월과 10월 상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의 기본 틀과 전체 채용인원에서 지방대 출신 35%, 저소득층 5%의 비중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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