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수진 디자이너 "내 꿈은 패션디자이너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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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수진 디자이너 "내 꿈은 패션디자이너가 아닙니다"
패션은 삶의 도구일 뿐, 옷에 담긴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
  • 김은경
  • 승인 2013.10.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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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해외 브랜드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발휘하며 소리없이 증가하고 있는 신진디자이너 브랜드. 국내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작은 쇼룸으로 전개하기 때문에 대중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전에 비해 편집숍이 크게 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빠르게 출시되는 해외 SPA 브랜드 틈에서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에서 국내 디자이너를 인정해주는 인식이 생긴다면 한국패션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터.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신선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숨은 보석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김수진 '소울팟스튜디오(SOULPOT STUDIO)' 디자이너

 

[이뉴스투데이 김은경 기자] "내 꿈은 패션디자이너가 아닙니다"라는 김수진 디자이너(29)의 말에 놀라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스물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자기 브랜드를 론칭하고, 서울패션위크에 최연소로 데뷔한 그녀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대답이었다. 그렇다면 그동안 그녀가 패션에 매진한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패션디자이너란 타이틀도 스타디자이너나 천재디자이너란 찬사도 필요 없다는 그녀. 화려한 겉모습 보다는 그 속에 담긴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는 소울팟의 김수진 디자이너를 만났다.
 
 
 

Q: 디자이너라는 꿈은 언제부터였는가?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 꿈은 패션디자이너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나한테는 타이틀보다 내가하는 행위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는 동안 내가 속해 있는 이곳에서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먼저다. 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그 길을 가기 위한 도구다. 미디어 아트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나는 학부생 시절 캠페인성 메시지를 담은 그래픽 티셔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디자인도 하나의 미디어이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제품이라도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패션디자이너가 되야지'라는 생각 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하고자 옷을 공부했다. 미디어 아트를 전공한 내가 패션에 눈을 돌린 것은 패션이 전시미술보다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브랜드명 '소울팟 스튜디오(SOULPOT STUDIO)'의 의미는?
 
소울팟은 '혼을 담은 그릇'이라는 뜻으로, 옷이라는 그릇에 각성의 힘을 담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소울팟은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로서 삶의 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 브랜드가 하는 이야기, 브랜드가 만들어가는 또 다른 문화가 사람들에게 전파되길 바란다. 사람들이 소울팟이라는 브랜드를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소울팟의 제품이 그 도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Q: 디자인 철학이 궁금하다.
 
나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걸어 갈 수 있었다. 명분과 신념이 없었다면 굳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여러 사건과 사고들을 통해 견고해졌고, 스스로의 규칙과 약속들이 쌓이게 됐다. 그 약속들은 나는 좋은 옷을 만들거라는 약속, 내 지갑보다 당신의 만족이 우선이라는 약속, 브랜드를 앞으로도 건강하게 만들어갈거라는 약속, 당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약속 등이다.
 
물론,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에도 수백가지의 유혹들이 도사린다. '내가 제품을 조금만 바꾸면 매출이 더 좋아질 수 있는데..'하는 생각도 가끔한다.  하지만 나는 멀게 봤던 것 같다. 지금 내 눈 앞에 것을 취하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지금 내 선택이 초래할 소울팟의 10~20년 후를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소울팟을 지지해줬던 사람들의 역할이 컸다.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소울팟이 갖고 있는 비전과 생각을 관심있게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분 좋은 책임감을 갖고 일 하는 중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소울팟은 여러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노 세일 브랜드를 지키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인데, 이들의 옷장 속에 있는 가치에 내가 유통기한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미안하다.
 
 
▲ 이태원동에 위치한 김수진 디자이너 작업실


Q: 소울팟이 내세우는 브랜드 원칙 중 '불필요한 관심은 끌지 않는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여기서 '불필요한 관심'이란?
 
착용자와 하나가 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스타일 보다는 '사람'이 돋보이는 디자인, 화려한 겉모습 보다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그 결과 이런 원칙들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 '불필요한 관심'이란 어떤 제품이든 태어나게 된 목적이 있을텐데 그 이상의 기능을 위해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판매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Q: 디자인 할 때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사람이 힘든거지 일이 힘든건 없다. 패션하면 디자이너만 떠오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돼 있다. 패션은 공동의 작업이다. 그렇기때문에 작업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소울팟의 정신을 공감하고 있어야 한다. 그게 안 될 경우 그런 부분들을 이해시키고 조율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디자이너로써 이 부분이 가장 힘들다. 그렇다고 그분들을 절대 컨트롤 할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패션은 공동의 작업이고, 디자이너 혼자만의 공도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Q: 결과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부담스럽지 않은가?
 
브랜드를 운영해야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한다. 누군가의 밥줄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은 매출을 신경쓰게 만든다. 하지만 매출 때문에 옷이 달라지진 않는다. 내가 신경쓰는 부분은 소울팟의 메시지를 담은 옷들을 어떻게 매출로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옷을 매출로 직결되게 만들어 놓고 여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스토리를 넣지는 않는다.
 
 
Q: 지금까지 선보였던 컬렉션은 '바람·비원·여백'그리고 올해 S/S '창'이라는 테마까지 한국적인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언제부턴가 소울팟하면 키워드 자체가 '한국적인 것'이 돼 버렸다. 소울팟의 브랜드 콘셉트 중에는 '한국적인 것'이라는 게 없다. 소울팟의 정체성은 사실 한국 유산 자체가 아니라, 어떤 미적관점으로 정의해 어떤 미를 추구하냐는 것이다.
 
우리 브랜드의 특징은 '우아미', '정화미', '자연주의적 세계관'이다. 특히 우리는 한국이 갖고 있는 유산들에 '정화미'라 이름 붙였다. '정화미'는 해소나 안정과 같은 마음의 정화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말로, 자체적으로 파생시킨 용어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치유해주고 싶고, 위로해주고 싶고, 다른데로 눈을 돌려도 지금 이 삶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소울팟의 베이스 자체는 한국 전통유산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고, 철학 자체도 동양 철학에 근거해 있기 때문에 '한국적인 것'과 떼려야 뗄 수 없겠지만, 소울팟을 '한국적인 것'으로 한정 짓고 싶지 않다. 우리는 더 큰 세계를 추구한다. '한국적인 것'을 넘어 오리엔탈과 젠 사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런데 '소울팟은 한국적인 것이다'라는 선입견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이렇게 내 생각을 알릴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국적인 것'으로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리고 있다. 
 

▲ 소울팟 스튜디오 2013 F/W 의상
 

Q: 개인적으로 소울팟을 봤을 때 색감은 단조로운데 디테일들은 과감하고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컬러와 패턴을 앞세우지 않는 이유는 온전히 사람의 얼굴을 보이게 하고 싶은 이유에서다. 대신 정말 단조로울 수 있는 것들은 텍스처를 다양하게 썼다. 어떻게 보면 내 취향이 읽힐 수 있는 부분이기도하다. 그리고 컬렉션마다 그 콘셉트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면 디테일 또한 쉽게 사용하지 않았다. 그게 옷에도 드러나겠지만 우리가 거래처에 보내는 메일 형식, 포장 방식 등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완벽하게 소울팟 브랜딩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제품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 구성원들의 행동과 문화까지 일체시키려고 한다.

 
Q: 온스타일 <솔드아웃>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꼭 엘리트가 아니어도 패션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으면 줗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 속에 담겨진 의미는?

내가 그 말을 했던 의도는 굳이 패션디자이너만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 각자의 상황이라는 게 있는데 꿈이 있다면 무조건 도전하라는 말 자체가 상당히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혹은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해 이런 과정을 거쳐야지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걸 말해주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본의아니게 천재 타이틀이 많이 붙었는데 나는 굉장한 노력파다. 천재도 아닐뿐더러 이 타이틀이 내겐 중요하지도 않고,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Q: 독학으로 패션공부 2년만에 패션위크 데뷔했다. 브랜드를 론칭하고, 자리 잡을 때까지 서러움은 없었나?
 
방송에서 국내파 유학파를 구분 짓고, 차별이 존재하는 것처럼 비췄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물론 첫 시작은 완전하게 속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들었던 생각은 '내가 옷을 잘 만들면 된다'였다. 처음에는 분명 상처 입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부분을 어필하고 싶지 않다. 이같은 모습이 패션계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스펙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내가 옷을 잘 만들면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실력이 있더라도 보여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잃을 수는 있다. 그런 경험들이 몇 차례 있었던 것 같다.
 
 
Q: 한국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산다는 것은?
 
현재 SPA 브랜드 자체를 위험요소인 것처럼 말하고, 그렇게 말하는 게 관습처럼 돼 버렸는데, SPA 브랜드가 존재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문화 중심이나 가치 중심으로 브랜드를 선별할 수 있는 눈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SPA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곧 '디자이너의 위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디자이너에게는 '자본유입'이 안된다는 게 가장 힘든 일이다. 독립디자이너들은 적은 자본으로 브랜드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유통과 제조단계에서 현금 흐름이 원할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럴때 외부 자본 유입이 필요해지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1'을 넣으면 '2'가 나와야 한다는 투자방식을 패션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문제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디자이너들은 명분없이는 이 일을 지켜가기 힘들 것이다. 이제 막 브랜드를 론칭한 디자이너들은 매출로서 보여진다거나 외부의 시선으로 인해 상처 받는 일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나도 초반에 그런 일들을 겪었고, 그때마다 다짐했던 게 '자신만의 신화를 쓰면 된다'였다. 이러한 마음을 먹고 나서는 그렇게 어려웠던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외부의 시선이라는 것을 완벽히 무시할 수 없고,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그것을 소울팟의 생존에 좌지우지하게 두지는 않는다. 그건 내 직무유기다.

 
▲ 김수진 디자이너 올 가을 추천의상    
 

Q: 가장 좋은 옷이란?
 
사실 우리는 입는 옷만 입는다. 그리고 그 옷이 가장 좋은 옷이다. 엄청난 디자인이 들어간다거나 혁신적인 옷이 좋은 옷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옷이 좋은 옷이라고 생각한다.
 
Q: 패션 이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가?
 
집에 빔프로젝터까지 설치했을 정도로 영화 광이다. 나는 사람이 많거나 시끄러운 것은 잘 하지도 못하고, 그런 곳에는 잘 가지도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외부활동이라면 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사격뿐인데 어린 나이에 이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못하고 살았던 것들이 참 많다. 이제는 다양한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Q: 소울팟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이력서를 보지 않는다. 브랜드 질의서라는 게 있는데 일종의 브랜드 분석서 같은거다. 그냥 그것만 채워오면 된다. 자기소개서 100페이지 보다는 한 번 만나는 것이 확실하다. 이 친구가 얼마나 성실한지,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복사해 붙여넣기 하는 친구인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가 대화를 하면 다 알 수 있다. 나는 브랜드에 완전하게 체화될 수 있는 사람들, 같은 곳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 친구들이 입시제도나 획일화된 교육 커리큘럼 안에서 생각과 생각하는 방법이 획일화되다보니 자기가 누군지도 모른다.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고, 자기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갖고 있는 조그만 장점이 있으면 캐치해서 끌어올려주고 싶다. 아무리 4년제 패션학과를 졸업한 친구들이라도 현장에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 잘못된 버릇이 있는 것보다는 백지상태인 친구들이 흡수도 빠르고, 더 잘 따라오기 때문에 어느 대학의 어느 과, 어디서 상을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내가 그런걸 따지면 좀 이상하지 않은가.
 
 
Q: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주변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신의 속도를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자기 속도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기를 안다는 것인데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어떤 목소리를 가진 사람인지, 무엇을 말해야하는 사람인지를 먼저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패션디자이너가 될꺼야" 말고, "내 옷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입혀졌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을 갖고 꿈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 김수진 '소울팟 스튜디오' 디자이너


Q: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평가되길 바라는가?
 
어릴 때 잠시 핫했던 브랜드 말고, 같이 나이들 수 있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 나는 항상 고민인 게 분명히 이정도 퀄리티의 제봉과 이정도 원단을 쓸려면 이정도 가격대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더 가격을 내릴까'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바라는 소울팟의 판타지는 기존의 패션 브랜드들이 갖고 있는 강압적이고, 수직적이고, 돈 있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문화가 아니라 소유하지 않아도 얘기해볼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문화였다. 사람들이 소울팟을 생각보다 멀리있지 않은 브랜드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Q: 디자이너로서 인간 김수진으로서의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

디자이너보다 브랜드가 앞서길 바라고, 스타디자이너가 되는 것보다는 브랜드가 단단해지길 바란다. 10년이 됐든, 20년이 됐든,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의 최고치를 끌어냈다고 생각했을때 소울팟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물러날 수 있다. 내가 되고자 했던 것은 '패션디자이너'라기 보다는 패션을 통해 내 생각과 메시지를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소품이라도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디자이너로서의 나는 앞으로도 어떤 이야기를 할것인가가 중요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내 자신 보다는 소울팟을 먼저 생각했다면, 이제는 나와 브랜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디자이너로서, 인간 김수진으로서 완전히 합치됐을 때 삶의 균형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울팟이 내가 말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면 나는 소울팟이 말하는대로 살고 싶은 사람이다. 내가 소울팟을 통해 삶의 방식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게 내 삶과 불일치 된다면 모든 것들이 거짓이 되는 거니까.
 
  
▲ '소울팟 스튜디오' 2013 S/S 룩북
 
 
■ 브랜드 특징
소울팟은 한국 전통유산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명상적이고, 신비로운 특성으로 알려진 오리엔탈리즘에 '우아미 (Calm elegant), 정화미(purify beauty), 자연주의적 세계관( naturalistic  world view)'으로 이어지는 특유의 서정성과 정교한 절제미가 현대적으로 블랜딩된다. 또한 착용자에게 교화되는 옷(사람에게 녹아드는 옷)을 중심에 두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 '소울팟 스튜디오' 2013 F/W 룩북

 
■ 김수진 디자이너 올 가을 추천의상
 
가을 필수아이템인 니트 소재의 가디건을 추천한다. 일반적인 가디건에서 카라를 없애고 어깨선을 내린 오버사이즈로 체형에 상관없이 편안하게 착용 가능하다. 여기에 소재 배색으로 절제된 포인트를 줘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는 아이템에 유니크함을 더했다. 버건디 컬러와 그레이 컬러의 조합이라면 시도해 볼만한 리얼웨이 룩이다.

 
▲ 김수진 디자이너 올 가을 추천의상

 
■ 김수진 디자이너 프로필
 
미디어 아트 뿐 아니라 영화, 인문학, 디자인론 등의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탐구한 김수진 디자이너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자 사회적 성격이 강한 패션에 메시지를 담기 시작했다. 2007년 스물한 살의 나이에 '소울팟 스튜디오(SOULPOT STUDIO)'를 론칭한 그녀는 차세대 신진디자이너를 선보이는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에서 주목해야할 신진디자이너로 선정됐으며, 최연소로 데뷔했다. 2010년 LG Optimus One 광고 트레일러 의상 디렉팅 및 제작, 2012년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해외쇼룸 지원사업 수혜디자이너 최종 1인에 선정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이태원 작업실에서 10월 22일 진행되는 2014 S/S 컬렉션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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