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민 기자] 요즘 중고차 딜러들의 공통된 얘기는 “SK엔카나 보배드림 등 중고차쇼핑몰 상위 1~2위 업체에 광고를 해도 소비자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중고차 딜러 10명 중 8~9명은 ‘울며 겨자 먹기식’이더라도 인지도가 높은 사이트 등에 고액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 왔다. 장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로 한달에 한 대도 팔지 못하는 딜러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 알선딜러는 “소비자들이 다들 어디서 차량을 구매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무래도 대부분 소비자들은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들에 현혹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원인은 ‘허위·미끼 매물’을 전문으로 하는 불법 사이트들의 ‘선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고차 구입에서 구매자를 가장 괴롭히는 부분이 바로 허위매물이다. 아무리 법으로 규제를 해도 근절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 따라서 스스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매매상 방문에 앞서 인터넷을 먼저 보게 된다. 허위 매물을 올리지 않은 사이트는 있을까? 정답은 “한 군데도 없다”이다.

 

그나마 허위매물 관리를 하는 곳은 SK엔카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중고차 딜러에게 광고비를 받고 매물을 올리기 때문에 원천봉쇄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보배드림도 자사 직원이 직접 자동차의 사진을 찍는 사이버매장은 비교적 정확한 반면, 딜러들이 직접 올리는 곳은 다른 여느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허위매물이 판 치고 있다.

 

일례로, 보배드림에 올라 와 있는 2050만원의 차량은 같은 차량이라도 SK엔카에는 2450만원에 광고돼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율현동 매매단지와 가양 매매단지 등이 허위매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선 경기도 부천이나 인천 등의 매매단지에서 그 바통을 이어받은 듯하다.

 

국토교통부나 지자체의 단속 규정은 점점 강화되는데, 허위매물은 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차를 못파는 딜러들이 많기 때문이다. 매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도 하루 종일, 혹은 심지어 며칠이 지나도록 고객에게 전화 한통 걸려 오지 않는 딜러들도 꽤 많다.

 

이럴 때 많은 딜러들은 허위매물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가격이 현저하게 낮은 허위매물을 올리게 되면, 하루에 수십 건씩 연락이 오고 많은 사람이 딜러를 만나지 못해 안달이 날 정도가 된다.

 

현실적으로 딜러들의 입장에선 소비자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방법 중 허위매물 이상 좋은 방법은 없는 셈이다. 방문객들 중에는 허위매물이라고 싸움을 하고 돌아서는 경우도 있지만, 아까운 시간을 들여 찾아 왔기 때문에 “안내나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차를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방문객들이 허위매물이라고 판단되면 안내를 받지 않고 돌아서면 되는데 ‘꿩 대신 닭’이라도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 다른 차라도 보려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허위매물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허위매물을 보고 고객이 방문을 했을 때, 고객에게 안내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다른 딜러가 나와 전화로 욕을 하면서 “미안하게 됐다”면서 “다른 차라도 보시겠냐?”, 혹은 실제 차를 보여주면서 “처음에 확인을 못했는데 큰 사고차라 안되겠는데, 다른 차라도 보시겠냐?”, 또 “계약금까지 입금하려다가 그 사이에 차가 팔렸는데 다른 차라도 보시겠냐?” 등등 고객에게 다른 매물을 보여주려는 방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심지어 딜러들이 ‘한조’를 이뤄 고객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리고 맞는 쇼’까지 연출한다고 한다. 뺨을 맞은 딜러가 “다른 차라도 보시겠냐”고 하면 분위기상 돌아서기 어렵게 만든다 게 이 쇼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차를 보러 갔는데 해당 차가 없을 때는 미련을 버리고 돌아서야 허위매물이 근절될 수 있다. 나아가 고객들 스스로 인터넷 광고를 보며 허위매물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상으로 저렴한 차만 검색하다 보면 반드시 허위매물의 낚이게 돼 있다는 점이다.

 

먼저 원하는 차종·옵션·연식을 SK엔카 등에서 찾아 평균가격보다 낮은 차는 주행거리가 많거나, 설명을 보면 무사고란 단어가 없을 것이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도 사고유무를 표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SK엔카의 중고차 시세를 보며 해당 차의 평균가격을 알아 두면 용이하다.

 

SK엔카 광고를 본 후에는 보배드림 등 다른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우 저렴한 무사고차가 정말 있다면 상식적으로 광고 효과가 빠른 SK엔카와 같은 데에 올리지, 굳이 알려져 있지 않은 사이트에 왜 광고를 하는지는 답은 뻔하다.

 

따지고 보면, 딜러가 파는 차도 결국 일반 고객들로부터 사온 것이다. 일례로, 3000만원의 새차를 1년 정도 지나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경우 대략 2500만원 정도에 팔린다. 딜러에게 그 차를 2000만원에 파는 고객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도저히 나오기 어려운 가격이란 것을 알게 된다.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중고차 딜러들은 SK엔카 외에는 다른 사이트들은 잘 보지 않는 습성이 있다. 외제차 검색이 필요하면 보배드림을 보는 정도다. 따라서 이름도 없는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낮은 가격에 ‘희망’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국산차도 허위가 많지만, 수입차 역시 매우 심각하다. 수입차 허위광고 딜러의 경우 전화 연결만 되면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 조금 나이가 있는 지방의 소비자들 상당수는 허위미끼에 많이 당하고 있다.

 

현재로선 전국적으로 허위매물을 확인 해 주는 곳은 없다. 그나마 수도권에서는 ‘양심’을 걸고 차를 팔겠다는 딜러들의 모임인 중고차드림팀(www.moonmotor.net) 정도가 있다. 허위매물인지 궁금하다면 중고차드림팀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차종의 차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고 없다면, 거의 허위매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경기·인천지역은 각 단지의 드림팀 딜러들이 차의 존재 유무를 알려 준다. 만약 사고유무, 가격 등의 자료를 요청하면 안내 받을 수도 있다. 고객이 원하면 차를 같이 보러 갈 수도 있고, 자동차의 성능까지도 점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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