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민 기자] 현행법은 중고차 거래시 의무적으로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발급하도록 돼 있다. 이 기록부는 자동차의 성능 및 상태를 가감 없이 알려주는 법적 의무 사항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자동차 구매시 “고객님이 보고 계신 자동차 상태가 완벽하다”고 말하는 딜러에겐 일단 경계해야 한다. 중고차는 말 그대로 ‘중고’이기 때문에 자동차의 상태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 성능점검기록부를 보면, 자동차 하체 부위의 누유나 교환 여부만 체크돼 있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다른 기능이나 상태에 대해선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따라서 성능점검기록부만 전적으로 믿기보다는,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하나하나 확인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카히스토리’도 반드시 조회해야 한다. 이를 통해 명의이전이 몇 번 됐는지, 렌터카 이력은 있었는지, 침수된 적은 있었는지, 사고가 났으면 얼마 정도의 수리비가 들었는지 등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자차보험에 가입이 안돼 있는 차량의 경우, 차주가 직접 돈을 주고 수리를 하기 때문에 카히스토리에서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 외의 수십 가지가 넘은 자동차의 기능에 대해선 중고차 딜러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을 안내하는 딜러가 성의 없이 자동차의 상태를 대충 확인, 체크한 후 구입을 권한다면, 안사는 편이 낫다. 차를 구입하고 차 값만큼 수리비가 들어갔다는 황당한 경우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엔진소리만 듣고 “자동차 성능이 좋은 것 같다”며 자동차 구입을 권하는 딜러에겐 눈도 마주치지 말자. 이런 딜러들은 차량을 판매한 후에는 “알아서 고치라”며 수신 거부해 놓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고객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 시장에서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원하는 차종에도 여러 등급이 있는데 옵션의 차이점을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포티지R 2010년 3월~12년 7월까지는 TLX 고급형은 앞 열선시트, 풀 오토 에어컨이 있어야 하고, TLX 최고급형은 스마트키, 뒷좌석 열선 시트 등이 있어야 한다. TLX 프리미엄은 운전석 통풍시트, HID, 하이패스, 슈퍼비전 계기판, 사이드&커튼 에어백 등이 있어야 맞다.

 

차를 볼 때엔 차종과 차급별 옵션을 직접 체크해야 한다. 이런 정보는 SK엔카의 ‘신차가격’ 섹션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의 광고내용을 꼼꼼히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따라서 광고 내용은 따로 카피하거나 캡처해 두는 것이 좋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체크 사항을 딜러가 모두 해 주면 좋은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본인이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차라리 체크 리스트를 안내하는 딜러에게 주고, “내가 보는 앞에서 한 가지씩 모두 점검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좋다.

차를 모르는 소비자들도 이 정도는 직접 체크해야 한다.

 

 

이제 체크리스트에 나와 있는 대로 자동차를 살펴보자.

먼저 차키는 2개가 있는지 확인이고, 리모컨이 작동되는지, 스마트키 시동이 잘 걸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와이퍼 작동 여부, 앞·뒤 유리 내렸다가 올리는데 소리가 안나는지, 사이드미러 접이가 잘 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사이드미러 유리 양쪽의 전후·좌우, 클락션, 뒷 열선 스위치, 에어컨, 열선 시트 등의 작동 여부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전동시트, 메모리시트, 통풍시트의 작동 여부와 함께 에어백이 모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와 함께 썬루프 주변에 얼룩(비샘)이 있는지, 그리고 작동시 소리가 나는지, 오디오나 CD, 핸들 리모컨, 내비게이션 등도 실행시켜 봐야 한다.

 

또 후방카메라나 AV, 시거잭, 뒷좌석 TV, 리모콘, AUX, USB, iPod, 핸즈프리 등이 제대로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죽시트의 상태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 한다.

 

기어 변속시 차체에 충격이 있는지, D에 놓고 핸들 떨림이 있는지, 계기판에 이상한 게 뜨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도어트림(안쪽), 대시보드에 긁힘이나 스티커 자국이 있는지, 글로브 박스 상태도 보고, ABS, TCS, VDC, ECS, TPMS가 자신이 구매하려는 차량의 등급에 포함돼 있는지도 숙지해야 한다.

보닛·휀더·도어의 교환 여부도 살펴야 하며, 타이밍벨트의 교환주기도 체크해야 한다.

 

엔진오일·밋션오일·파워오일·브레이크오일 등 각종 오일의 누유 확인도 필수다. 보닛을 열어 로커암 커버나 실린더헤드 가스켓의 누유 여부도 살펴야 한다. 보닛을 열어 엔진 오일을 찍어보고, 엔진오일 캡을 열어 ‘떡짐 현상’이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미미·웜기어·등속조인트의 상태나 하체 누유 여부 등은 리프트에 올려 확인하고 라이트, 미등, 브레이크등, 후진등이 들어오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타이어도 확인해 봐야 한다. 손가락을 넣어 타이어 깊이를 체크해 마모도를 체크하고, 편마모(한쪽으로 많이 닳음)가 있는지, 휠에 흠집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밖에도 차에 타서 꿉꿉함이 느껴지거나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그리고 방향제 향이 지나치게 강할 때는 침수차를 의심해 봐야 한다. 차 바닥에 녹이 났는지, 오물흔적이 있는지, 안전벨트도 끝까지 당겨보고 트렁크 바닥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이제 가장 중요한 엔진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데, 3~4대의 차량을 같은 날에 본다면 각 차량마다 엔진소리를 기억해, 고객 스스로가 어느 차가 좋은지 판단해야 한다. 안내 딜러에게도 어느 차가 좋은지 테스트로 물어 봐야 한다. 한 대만 보러 갈 경우엔 주변인들의 동급 차의 엔진소리 등을 기억해 비교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운전을 하면서도 차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지, 변속이 부드럽게 되는지, 하체에서 이상한 소리가 올라오는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까운 정비업소를 방문해 리프트에 올려 하체확인도 해 볼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차를 보러 갈 때 반드시 CD를 준비하자. 외관과 성능에만 치중한 나머지 오디오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확인을 못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CD를 준비해 오는 딜러들도 종종 볼 수 있다.

 

CD 준비를 한 딜러와 꼼꼼히 점검을 해 주는 딜러를 만나는 것은 고객이 선택 할 수 있다. 그만큼 수리비가 절약된다.

 

어느 딜러에게 믿고 맡길까 하는 선택권은 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있음을 명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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