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엔진 부품인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이 노조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이 회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온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
 
22일 자동차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조가 지난 18일 파업을 시작하고 사측이 아산과 영동공장에 직장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기아차 소하리공장의 카니발 생산라인은 이틀만인 지난 20일 야간근무조가 작업을 중단했고 현대차 울산공장의 SUV 라인은 22일 특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현장에 관리직을 투입해 생산 재개를 시도했으나 조합원과 노동단체 관계자가 폐쇄된 공장을 뚫고 회사를 점거한 채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올해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두고 노사가 대립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기업이 완성차 업체들에 납품하는 부품은 피스톤링을 비롯해 캠 샤프트, 실린더라이너 등 엔진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완성차 업체 중 현대기아차는 피스톤링의 70%, 한국지엠(GM)은 50%, 르노삼성은 일부 모델의 캠샤프트 전량을 공급받고 있다.
 
문제는 다음주 초까지 유성기업 노조가 파업을 계속할 경우 모닝, 베르나, 아반떼 일부 등 소형자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모든 승용차와 상용차 라인이 24일이나 25일부터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GM)의 경우 피스톤링 재고가 24~25일 바닥나지만 일부 물량으로 막을 경우 일주일 가량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도 SM5 2.0 모델에 들어가는 캠 샤프트 재고가 4일분 밖에 남지 않아 다음주 중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대체 공급이 가능한 여력이 없기 때문에 유성기업의 사태가 정상화 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부 부품 공급이 무너지면 완성차 생산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나 글로벌 톱3를 지향하는 현대기아차가 피스톤링 부품 하나의 공급 중단 때문에 이틀 만에 라인이 멈춰선다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도 적지 않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적정 재고를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공급 대체선도 없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파업과 직장폐쇄 조치로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유성기업은 1959년에 창업한 엔진 부품 전문기업이다.
 
피스톤링, 실린더라이너, 캠 샤프트, 에어 컴프레셔 등을 생산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미국과 유럽, 동남아, 중동, 남미 등 40여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29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118억 6000여만원의 당기순익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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