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광열 기자 =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려온 LG전자 남용 부회장이 17일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중도하차했다.
 
남용 부회장의 사퇴는 글로벌금융위기에 이어 스마트폰 대응전략에 실패하면서 실적부진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날 남용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서 현재의 경영상황을 책임지는 한편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내년 이후를 준비하도록 위해 오늘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며 후임으로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을 10월1일자로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이사회가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의 인사원칙을 반영하는 한편 하루빨리 사업전략을 재정비하고 조직분위기를 쇄신해 현재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길 바란다는 용퇴의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애플과 구글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동안 기존 프리미엄폰에만 의존하며 안주하면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동기 보다 90%나 감소했고 3분기 실적도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남 부회장에 대한 경질설이 흘러나왔지만 조직의 안정을 중시하는 LG그룹의 특성을 고려해 연말인사를 주목하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해 연말인사 때도 경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구본무 그룹회장은 안정을 택해 남 부회장을 유임시켰다.
 
회기 중간에 사령탑을 교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LG전자의 위기감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단 남 부회장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는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령탑이 남 부회장에서 구본준 부회장으로 바뀌면서 LG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종식되고 총수일가가 체제로 바뀌게 됐다.

구본무 그룹회장의 친동생으로, LG전자, LG화학,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LG 주력계열사에서 임원과 CEO를 두루 거쳤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9년간 LG전자에 근무하는 등 약 25년간 전자사업 분야에 몸담아왔다.
 
구 부회장이 현재의 위기에 직면한 경영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애플사가 아이폰 등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해나가는 사이 LG전자는 기존의 프리미엄폰에 안주하며 시장변화를 둔감했다.
 
통신자회사인 LG유플러스를 보유하고도 시너지를 살리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경쟁사의 약진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기만 했던 것.

LG전자의 단말기를 주로 보급하는 통신계열사인 LG유플러스의 모 부사장은 한 사석에서 "스마트폰이 좋은 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질만큼 시장변화를 읽지 못했다. 

LG전자도 최근 올해 연말까지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선점이 중요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만회는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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